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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못이야기 시즌2-2
관리자
- 2029
- 2012-07-31 09:00:00
광화문 수초들이 룰루랄라 보내며 지들끼리 쌓아놓은 떡밥을 다 쳐 먹는 동안
먹먹하게 시간만 흘러가다가 흑룡이 해를 덮치던 대망의 2012년 밝아왔다.
흑룡의 해 밝달메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하늘연달이 되면
새로운 우지뱅이인 황금참붕어와 새내기 떡붕어들이 탄생하여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총회를 여는 때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든 열매달에는 각 수초에서 새내기 떡붕어들을 뽑아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야말로 감(監)못은 아사리판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는 비록 당선자 신분이지만 그래도 각 수초를 장악하고 있었기에
각 수초가 돌아갔지만 열매달이 되면 지금의 떡붕어들의 임기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각 수초는 그야말로 무주공산(無主空山) 아니 무주공초(無主空哨)가 될 것이다.
그래서 바야흐로 얼었던 땅이 해동이 되는 물오름달에
광화문수초에서 일단의 물괴기들이 정상화대책회의라는 명목으로 회동을 하였다.
형식은 대행대감을 하는 말쟁이 달랑게 백(㓦)이 초청한 것이지만
실제로 다리를 놓은 것은 바지사장 갯가재 강(犟)이었다.
그 자리에는 수초를 대표하는 자색떡붕어와 송파나루의 뽕떡을 받아쳐 먹던 구구리들,
그리고 상류(上流)를 대표해서 송어와 버들치, 계류(溪流)를 대표해서 쉬리와 참종개,
중류(中流)를 대표해서 피라미와 은어, 하류(下流)를 대표해서 망둑어, 각시붕어
저수지(貯水池)에서 온 버들붕어, 송사리
그 뿐만 아니라 육식어(肉食魚)인 쏘가리와 동사리도 모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에 뛰는 것은
그 동안 법원(法院)에 들락거리며 돈 주고 얻어온 채권(債權)이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들고 나온 미꾸라지 신(呻)이었다.
어찌 되었던 빠가사리 도(叨)를 지지하는 친도(親叨)세력과
빠가사리 도(叨)를 반대하는 반도(反叨)세력,
빠가사리 도(叨)에 대해 비판하는 비도(誹叨)세력,
그리고 감(監)못의 어도(魚道)을 바로 세우자는 호법(護法)세력이 처음으로 모인 것이다.
다만 개비총회를 열자고 입에 게거품을 물던 열목어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상화대책회의 공통의 화두(話頭)는 감(監)못의 자존감 회복이지만
참석한 물괴기들의 꿍꿍이는 각기 다르다.
모임이 시작되자 먼저 기선(機先)을 제압(制壓)코자
미꾸라지 신(呻)이 대행대감 달랑게 백(㓦)를 물고 늘어졌다.
갑각류(甲殼類)는 어류(魚類)가 아니니 소집권(召集權)이 없다는 것이다.
안절부절하던 대행대감 달랑게 백(㓦)은 갯가재 강(犟)의 지원사격을 기대하며 눈을 굴려봤지만
다리를 꼬고 앉은 갯가재 강(犟)이 모른 체 내숭떨자
이내 꼬리를 내리고 옆걸음질로 퇴장했다.
이런 미꾸라지 신(哂)의 되양스러운 짓에 무리 속에서 대두리가 일어났다.
특히 성정이 괄괄한 천당(天堂)밑 동네 분당에 사는 자색 떡붕어 전(諓)이
갯가재 강(犟)을 두둔하며 분기탱천(憤氣撐天)하여 일어났다.
그러나 산전(山戰)수전(水戰)공중전(空中戰)까지 다 겪은 미꾸라지 신(哂)은
대가리를 깝치면서 주둥이에 게거품을 물고 눈알을 흡뜨면서
너희들이 어찌 참떡붕어냐고 가라 떡붕어에 불과한 것들이
설레발친다고 되려 까짜올린다.
이런 미꾸라지 신(呻)의 되양스러운 짓에
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곤댓짓을 하던 떡붕어 셋이
치욕에 얼굴을 파르르 떤다.
이런 야시잖은 짓을 보고 있는 다른 물괴기들은
각기 아웅한 제 생각에 빠져 관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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