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축제 두 복음

임효주
  • 2165
  • 2015-02-24 21:28:06
두 축제 두 복음
요2:1-17



1.

가나에서 친척의 혼인잔치에 주님은 제자들과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참석했다. 마리아는 잔치의 일을 맡고 있다가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께 해결을 부탁했다. 예수께서 정결 예식에 쓰는 물 항아리에 물을 채워 포도주로 만들어서 잔치에 내었다. 이후에 유월절을 앞두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신 예수는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성전의 상인들의 내 쫓았다.



2.

갈릴리 가나는 작고 빈한한 동네이다. 이곳에서 혼인잔치가 열렸다. 혼인잔치는 그들의 삶에서 가장 빛나고 화려한 축제이다. 평소에 보기 힘든 즐거운 볼거리와 풍성한 먹거리로 모두가 행복해 하는 시간들이다. 그런데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포도주가 떨어졌다. 포도주는 일상에서도 삶의 기쁨과 만족감을 주는 존재의 의미가 있지만, 잔치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포도주이다. 그런데 이것이 떨어지면 잔치는 곧 파장이다.

잔치의 준비를 맡은 마리아는 이것을 염려하여 예수께 부탁을 드린다. 예수께서는 기꺼이 그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데, 하필이면 손발을 닦는 정결예식에 쓰는 물통의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다. 더 좋은 포도주에 사람들은 기뻐하며 축제는 더욱 신명나고 무르익었다.

또 하나의 축제가 있다. 유월절이다. 예루살렘의 많은 사람들이 성전에 모여들고 축제에 필요한 많은 것들 특히 수많은 상인들이 성전 뜰에 좌판을 펼친다. 유월절이 아직 남았지만 이미 성전과 예루살렘 온 시가지는 축제분위기로 들떠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채찍을 휘두르시며 상인들과 짐승들을 내 쫓았다. 판을 완전히 뒤집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환호하지 못하고 들뜨지도 그리고 볼거리도 사라졌다. 축제는 끝이 났다.

너무 기묘하고 대조적이다. 왜 가나의 축제는 예수께서 신명을 돋우어 주시다가 예루살렘의 축제는 판을 깨는가? 복음이 그렇다. 같은 복음이지만 한편에서는 복음으로 인하여 신명이 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판이 깨진다. 한편에서는 복음으로 인하여 삶이 힘을 얻고 기쁨과 소망을 가지게 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준엄한 채찍질의 복음이 아프게 다가온다.

그렇다! 복음은 그렇게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내게 이 복음은 포도주인가 채찍인가? 이 미명의 아침에 복음의 실체가 어렴풋하다.....



3.

가나에 오신
주님의 손에는
선물이 들려있네

가난한 축제에
포도주를 가지고
오신 주님

그 발걸음을
유월절 축제날
흥청이는 예루살렘으로
옮기시네

그 손에는
채찍이 들려있네....


이야기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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