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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양심과 목회자의 양심
관리자
- 2460
- 2015-03-23 19:41:30
내가 밤 잠을 자지 못하고 설치는 것 그 자체가 내게 깊은 잠에 들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기도 했다.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몸은 힘들었고 마음도 지쳐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아내도 이런 나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내는 내심 많은 걱정이 있는 듯하지만 내겐 절대로 내색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기가 그리 걱정하고 투정하면 내가 더 힘들어 할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고맙다. 나를 믿어주고 여기까지 왔으니 고맙고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여 이런 어려움을 당한 것이 아니냐고 타박을 해도 뭐라 할말이 없지만 그런 말은 한번도 하지 않고 묵묵히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다. 그래서 또 고맙다.
아내는 내게 아~~주 가끔 이런 말을 한다.
"왜 하나님이 목사님을 이렇게 힘든 길을 가게하시는 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면 나는 그냥 웃는다.
사실 나도 그 이유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잠을 설치며 뒤척이는 나를 아내가 꼭 안아 주었다.
눈물이 날뻔 했다.
아내의 품은 너무도 따뜻했다.
그 때 주님이 또 다시 내게 말을 걸어 오셨다.
"잘 지내고 있지?"
나는 그 말에 투정이 생겼다.
"뭐가 잘 지내요. 다 아시면서..."
"그래. 힘들지? 많이 힘드냐?"
"몰라요.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랜만에 절 또 찾아 오셨나요?"
1년 반이 지나도록 주님은 나를 한번도 찾아 주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또 투정을 부렸다.
"1년이 지나도록 나 혼자 두시고 이젠 뭐 때문에 또 저를 찾아 오셨나요?"
"내가 너를 진짜 혼자 두었다고! 생각하느냐? 넌 목사이면서도 참 어리석게도 말을 하는구나! 네게 말을 걸지 않는다고 널 혼자 두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냐?"
나는 또 움찔했다.
지난 1년여 동안 강단에서 설교한 많은 이야기속에 하나님은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고 떠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제게 말씀은 하시지 않았자나요?"
나는 주님의 말씀에 혼이 나면서도 할 말은 다한다. ㅎㅎ
"그래 그러긴 했지... 그래서 내가 다시 널 찾아 온것이 아니냐?"
"왜 또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그래. 네 생각을 한번 듣고 싶구나!"
"무슨 생각을 말이신가요?"
"넌 이제 어찌 하고 싶은게냐?"
"제가 어찌 하고 싶으냐고요? 글쎄요. 고소한 그 양반은 어찌 할 수 없는 것 같고.. 좀 괘심해 지는 것은 재판위원들입니다. 특별히 목회자의 양심을 거론했던 그 재판위원장말예요."
"그래! 그가 변하긴 했지.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었었는데 말이다. 그도 그 동안 많이 힘들어 했다. 그러니 조금은 이해해주려무나! ㅎㅎ"
"주님, 그 괘심한 재판위원장에게 찾아가 꼬장을 부려볼까요? 재판이란 것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고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 것인지를 알려 주고 싶습니다. 증거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면서 자기가 무슨 영안과 심안이 있다고 증거도 불분명한 재판에 유죄판결을 한답니까?"
"그래! 꼬장이라.... 허긴 너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기도 하더구나! 네 마음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려무나"
"주님, 노여워 하진 마시고 들어주십시요. 이번 연회에 가서 깽판을 부려보고 싶습니다.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직권남용적인 행정을 계속 자행하고 있는데.. 어차피 정직을 시킨다 하니 이 참에 아주 내가 어떤 놈인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주님!"
"허허 그래. 네가 어떤 놈인진 내가 잘알지.. ㅎㅎ 그러고 싶으면 그러려무나. 언젠 너희들 연회가 깽판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더냐? ㅎㅎ 네가 깽판을 부린다고 달라질 것도 없지... 그러니 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해보거라."
주님의 말씀에 나는 왠지 신이 났다.
너무 신이 났던지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않고 다 하는 것 같았다.
"그렇죠? 그리고 주님, 만약 제가 정직이 된다면 이늠들을 다 사회재판에 고소해버리고 싶습니다. 기득권의 자리에서 언론의 자유는 무시해 버리는 그늠들에게 그 때는 제가 목사직도 정직 당했으니 목사가 아닌 입장에서 고소한다면 큰 문제도 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정직도 회복하고 저와 저의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스트래스에 대한 보상도 톡톡히 받아 내고 싶습니다."
"ㅎㅎ 그래, 뭐 그럴수도 있겠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하더구나!"
"그렇지요? 그러면 주님이 지금 제게 허락하시는건가요?"
"그래. 내가 허락을 하마. 네가 하고 싶은데로 하려무나!"
나는 순간 주님의 말씀에 훔칫했다. 그래서 여쭤보았다.
"주님, 그런데 주님은 어찌 내게 그리 말씀을 하시나요?"
"아니 그래도 아직은 제가 명색이 목사인데... 제가 꼬장을 부린다 하면 말리셔야지요? 깽판을 부린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해도 너는 그리 하면 안된다 하셔야 하고 제가 사회재판으로 고소한다고 하면 너희 감리교회가 사회재판으로 교단의 문제를 끌고가서 이 난리가 아니냐? 호통을 치시며 제가 드린 말씀에 제동을 걸으셔야 하는것 아닌가요? 이거 좀 뭔가 수상합니다. 진짜 주님 맞으신가요?"
"허허허허, 그 놈, 참 의심도 많은 놈이구나! 그리고 네 겐 큰 선입견이 생겼더구나! 어찌 너희 감리교회가 단지 사회법 때문에 그리 됐다고 생각을 한단말이냐?"
"예? 그것이 제 선입견이라구요? 죄송합니다만 어리석어 잘 깨닫지 못하는 제게 가르쳐 주십시요. 사회법이 문제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였단 말이신가요?"
"그래, 이제부터 분명히 네가 알고 있거라. 너흰 사회법 때문이 아니라 너희가 하나님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며 맘몬을 숭상하고 우상 숭배 가운데 빠졌기 때문이다."
내게 의심이 많다는 주님의 말씀에 난 기가 팍 죽고 말았다.
그리고 충분히 이해도 되었다.
우리 감리교회가 하나님을 잃고 우상숭배와 맘몬 숭배에 빠져 있다는 말씀을 말이다.
"얘야, 네가 생각하는 목사란 무엇이냐?"
"목사가 무엇이냐구요? 그건 지난 번 오셨을 때 주님이 제게 말씀해 주셨지 않습니까? 주님께선 제게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목사라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랬지. 그런데 넌 왜 또 그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냐?"
"아니 잊다니요. 제가 잊었다면 지금 이렇게 말씀을 드리지 못했지 않겠습니까? 아닙니다. 전 너무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허, 그놈. 안다고 하는 놈이 또 다시 내게 목사는 이래선 안되는 것이 아니냐고 도리어 나를 가르치려 든다더냐?"
나는 또 주님께 혼이 났다.
그렇다 나는 또 다시 목사란 그 의미를 내 멋대로 해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여쭤보았다.
"그러면 주님, 제가 그 재판위원장 집에 찾아가 꼬장을 부려도 괜찮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래!"
주님은 너무도 단오하셨다.
"제가 연회에 깽판을 쳐도 괜찮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래, 네가 그리 하고 싶으면 하려무나!"
"그러면 주님 제가 정직 이 후엔 저들을 사회법에 고소해도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지. 내가 너에게 허락하였으니 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하거라."
" 아싸 주님, 그런데 정말 해도 되는 걸까요? 제가 만약 그리 한다면 또 문제가 더 커질 것 같은데..."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면 그때는 주님이 제 편이 되어 주실 건가요?"
"그렇지 내가 너를 찾아와 이렇게 허락하는 것은 이미 네 편이 되어 주겠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그렇긴하죠. 그런데 왜 연회 재판에서 제가 유죄가 되었던 가요? 그 때는 주님이 제 편이 아니셨나요?"
"이런 도마와 같은 놈을 보았나! 내가 네 편이 되어 준다고 했지 언제 내가 네게 재판에서 이길 것이라고 한적이 있었더냐?"
하긴 그랬다. 주님이 직접 내게 재판에서 이기게 해준다고 하신 적은 없었다.
그건 언제나 내 혼자만의 생각이었을 뿐이었다.
난 좀 억울하지만 연회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것이 주님의 뜻이며 내 편이 되어주심이라 하신 것이다.
"그러면 주님, 이번엔 어찌 하실 건가요? 제가 꼬장을 부리고 깽판을 치고 사회재판에 고소한다면 승리를 보장해 주실 건가요?"
"허허 그 놈 성경을 가르친다는 놈이 어찌 그런 질문이나 한단 말이냐? 이기고 지는 것은 다 하나님께 맡기고 넌 내가 허락한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야! 너는 내가 너에게 가르쳐준 것을 지키면 되는 것이지..."
"아, 그렇군요. 그 사도행전의 말씀 말이시군요!"
"허허, 그래 그때도 제자들은 내게 너와 같은 똑같은 질문을 했던 적이 있었드랬다.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할 때가 지금이냐고 내게 물었었지.."
"맞아요 주님, 주님은 때와 기한은 아버지께 맡기라 하셨었지요? 네 알겠습니다. 제가 바보같아 죄송합니다."
"ㅎㅎ 이제 알았으면 됐다. 기억해라 네가 네입으로 목사라 하였으니 넌 내일만 하면 되는 거야! 알겠지! 그래 어디 한 번 잘 해보거라. 절대 나를 잊지 말고 내 마을 기억하거라!"
주님은 그렇게 내곁을 다시 떠나 가셨다.
다시 찾아오신 주님의 말씀이 내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그때까지도 나를 꼭 안아주고 있는 아내의 품이 마치 주님께서 나를 안아 주신 것만 같아 너무도 따뜻하고 포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