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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회장님과 교단의 어른들께 드리는 글
이재후
- 2579
- 2015-03-18 21:43:28
모든 목회현장은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미주특별연회에서 목회하는 것은 이름 그대로 특별한 목회라는 생각입니다. 한국보다는 사회적 기반이 약한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목회적인 긴장은 끊이지 않습니다. 그분들의 사회적 지위, 미국에 온 시기, 체류신분, 교단적 배경, 친인척관계 등 교회 안에 다양한 역학관계를 염두에 두고 목회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여러 번 실수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배우는 것은 목회자가 성도들을 치우치지 않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성도들 중에 목회자의 마음에 드는 성도가 왜 없겠습니까? 반대로 주일에 보게 되면 마음에 부담되는 분들이 왜 없겠습니까? 목회자도 사람인지라 어느 한 쪽으로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낳게 되는 것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저는 감독의 위치는 목회자들의 목회자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목회자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하나님이 들어서 사용하시듯이, 감독님들도 부족함이 있지만 하나님의 일을 맡은 분들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러한 감독 중에서 선출되신 감독회장님께 목회자이면서 성도로서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대해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수의 무리들이라도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감독회장님의 미주특별연회에 대한 행정명령들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여 졌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대다수 뉴욕 측의 목회자들이 느끼는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적인 판단이전에 ‘정서’라고 표현한 것은 이 문제가 말이나 글의 ‘옳다’, ‘틀리다’로 해석한다고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많은 목회자들이 아파하는 것은 감독회장님께 아버지와 같은 목회자의 모습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미주특별연회가 분열될 수밖에 없던 사건들을 아시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생겨난 수많은 상처와 아픔을 가진 저희 목회자들의 마음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는 행정수반이기 이전에 위로해 주며 같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그러한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나온 여러 행정명령들을 보면서 그리고 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해석불가 결정을 보면서 탄식하게 되었습니다. 미주특별연회를 정상화 하도록 하나님께서 감독님을 세우셨습니다. 그러나 목적이 선하면 과정도 선해야 한다는 신앙선배들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지금 그 과정 때문에 감리교단이 미주연회 정상화라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다른 이야기들로 치닫고 있습니다. 특히 장정유권해석위원회의 해석은 비록 법적으로 근거를 말한다 할지라도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결정이라는 것이 아닙니까?
각설하고 미주특별연회에서 목회하는 저희는 바라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비록 성공적인 목회자로 보이지는 않아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행복한 목회자로 목회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환경을 마련해 주십시오. 저희도 장차 연회가 하나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지역이 멀어서 서로 얼굴을 많이 보지 못할 수는 있어도 서로 얼굴을 보면서 너와 내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멀어진 마음으로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감독회장님과 여러 어른들께서는 목회자의 심정으로 미주특별연회의 목회자들의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LA측의 목소리도 들으셨다면 NY측의 목소리도 들어 주십시오. 모든 분열의 과정에서 아파하는 목자들과 평신도지도자들 위로해 주십시오. 그리고 누가 봐도 무리스럽지 않고 지혜롭게 미주특별연회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길 무명소졸과 같은 목회자가 부탁드립니다.
*** 미주연회 홈페이지에 무명소졸의 이름으로 올린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