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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는 양심이 없습니다.
관리자
- 4005
- 2015-03-22 07:56:06
날씨는 너무도 좋았다. 그러나 내 마음은 맑지가 않았다.
구름이 잔득 끼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마음이었다.
차라리 비라도 쏟아 졌으면 좋겠다. 소나기라도 세차게 쏟아진다면 마음이 시원할 것만 같았다.
나는 한 10여분 자리에 앉아 그 분이 차를 타고 간 입구쪽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좀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자리에 일어나 사유지 경계선에 섰다. 그리고 한 발짝 그 분의 사유지를 벗어나 있었다.
너무 오래 있지 말라던 그 분의 말씀이 생각이 나서였을까? 아니면 사유지의 경계가 궁금해서였을까?
그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냥 그랬다.
그 분의 사유지를 잠시 한 발짝 벗어나 서있었다.
그 곳도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군가의 사유지였다.
내 소유의 땅은 여기엔 없었다.
내가 서 있어야 할 땅은 그 곳엔 없었던 것이다.
눈을 들어 교회 앞에 짓고 있는 아파트를 보았다.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세대수의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높은 아파트 아랫 쪽으로 교회의 십자가가 보였다.
주님은 교회를 향하여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하셨다.
그리고 목회자들도 자주 인용하는 말씀이기도 하다.
그 분이 사유지라고 말씀하신 그 땅은 주님의 집이며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었다.
그러나 내게는 오래 머물 수 없는 그 분의 사유지에 불과했다.
허탈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와 의자에 앉아 물끄럼이 그 분이 사시는 주택을 바로 보았다.
흰색의 조립식 건물로 깨끗한 외관을 하고 있었다.
주택도 지은 지 얼마 되니 않아 보였다.
조금 있으니 사모님이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신다.
사모님도 나를 모른채 하신다.
내가 그 분을 괴롭히러 온 스토커 같은 사람으로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니 따님처럼 보이는 여자가 주택에서 나와 건조대에 빨래를 널었다.
그 여자도 내가 자신을 바라 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는지 빨래만 열심이 널었다.
빨래를 다 널은 그 분의 딸로 보이는 여자분은 여전이 나를 의식조차 하지 않는 듯했다.
주택의 현관문을 활짝 열어둔 채 안으로 쑥 들어갔다.
내가 만약 무섭고 낯선 사람이라면 어찌할라고 문을 활짝 열어 두고 들어간 것일까?
순천의 정서가 그런 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러나 모르는 남자인 나를 의식 하지 않고 문을 열어 두고 들어 간 것이다.
혹시 그 여자분에게 내가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ㅎㅎ 그것도 궁금하다.
어쨌든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2시간 정도 지났을까? 그 분이 다시 차를 타고 들어 오셨다.
나를 힐끗 쳐다보시더니 이젠 아는 채도 없이 교회에 들어 가셨다. ㅎㅎ
씁쓸한 모른 채와 무시였다.
씁쓸함 때문에 그랬는지 뭔지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디 한번 두고 보자! 목회자의 양심을 거론하며 증거도 댈 수 없는 심증과 추론만으로 나를 유죄 판결하여 정직까지 당한다면
나도 나지만 내 가족들이 어찌 될 것인가? 어디로 갈까? 저 분들은 우리 가족에 대하여 관심이나 있을까?
우리 교회에 대하여 관심이나 있을까?
자신들의 가족과 교회만 안녕하고 배가 부르면 남이야 어찌되던 관계가 없다는 것일까?
정말 그렇다면 그 분과 그 가족들에게 전혀 그렇지 않음을 보여 주어야 할까?'
순간 그 분과의 대화속에서 얘기했던 것과 같이 내 머리속엔 온통 '어디 두고보자!'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내가 힘들면 그 분도 힘들어야 하고 내 아내가 어려우면 그 분의 아내도 어려워야 하고
우리 자녀들이 정직 이후에 이해할 수 없는 혼란으로 괴로워 한다면 그 분의 자녀들도 황당한 혼란을 겪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자신의 한 마디의 판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될까?
율법의 정신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 하였다.
장정으로 내게 고통을 주었다면 율법으로 내가 고통을 주리라.
이런 생각이 내 생각과 마음을 휘감았다.
그래서 그런지 오기가 더 크게 발동하고 있었다.
한 참의 시간이 또 흐른 후 그 분에게 재판이 있었던 그날 확인해 볼 것 2가지를 확인해 봐야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이 들어가신 교회는 문이 잠겨 있었다. ㅎㅎ 내가 따라 올까 걱정 하셨는가?
따님은 나를 보고(?)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현관문을 활짝 열어 두고 들어갔는데... 좀 더 씁쓸해졌다.
그래서 전화를 했다.
그런데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호, 이것봐라. 이젠 전화도 무시하시겠다. 내가 어찌 해주길 바라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는 사이
그 분이 교회의 문을 열고 나왔다.
"왜, 또 그러는데.." 그분은 나를 아주 귀찮아 했다.
"아, 오줌 좀 누려구요. 주택에 가서 볼 일을 볼 수는 없지않겠습니까?"하고선 교회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나왔다.
"목사님, 2가지 궁금한게 있습니다. 그 첫째는 왜 재판할 때 녹음을 하지 않으셨나요? 심사위원들도 녹음은 하였었는데.. 혹 고소인이 그렇게 시키셨던가요?" 그러자 그 분은 선을 그었다.
"그건 서기에게 물어봐~ 나는 오래되어 모르는 일일세. 그게 그렇게 궁금한 것인가?"
"아~ 네 뭐 그냥 궁금했을 뿐 입니다."
속에선 화가 나고 열불이 뻤쳤다. 자신이 내게 녹음을 하지 않아도 되냐고 물어 놓고선 이젠 서기에게 물어보라니...
"목사님, 또 궁금한 것 한 가지는 제게 재판을 판결하실 때, 분명 목사님의 손이 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 그것이 목사님의 양심이라 생각했고 그 손 떨림이 나를 오늘 여기까지 오게 하였습니다. 왜 손을 떠셨던가요?"
나는 분명 지금도 기억을 한다. 그 분이 떨던 그 손을...
"야! 넌 이젠 눈도 나쁘냐? 내가 언제 떨었다고 그러냐? 너 병원 좀 가봐야 하는것 아니야?"
와우, 그 분의 그 한 마디에 나는 꼭지가 돌고 말았다.
그냥 잘 기억하지 못하겠다 하던지.. 아니면 그냥 긴장해서 그랬다거나 다른 것으로 분명 필계를 댈수도 있었을 텐데..
내 눈이 나쁘냔다. ㅎㅎㅎ
그리곤 그 분은 내게 또 목회자의 양심을 얘기하셨다. ㅎㅎ
그 순간 내 머리속으로 이 말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입밖으로 내 던지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알고 있는 진실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잘 들으십시요. 개에게는 양심이 없습니다."
그 분은 내 말을 듣자마자 한 마디도 없이 화가 났는지 교회문을 잠그고 들어갔다.
나는 순천에 가서 밥은 커녕 물 한 컵, 쓰디쓴 커피 한잔 얻어 마시지 못하고 배고픈 배를 이끌고 그 곳을 떠나 집으로 와야만 했다.
"집에 어서 가서 아내가 차려 주는 밥을 먹고 싶었다. 아니 라면이라도.."
점심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오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