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촌으로 변해 가는 마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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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27 22:56:48
3X9=27이 맞다는 원님의 판단을 듣고도 도리어 곤장 10를 착한 머슴이 맞았다는 소문이 온 마을에 퍼졌습니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시비의 문제가 발생하면 원님을 절대로 찾아 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옳은 일을 행한 사람이나 의로운 일을 행한 사람은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러나 극구 반드시 그 원님을 찾아가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불의한 것을 의롭다하고 틀린 것을 맞다 우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원님을 찾아오는 이 마을의 시비거리는 예전보다 눈에 띨만큼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마을이 평화롭고 살기 좋아진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시비거리가 너무도 큰 차이로 줄어든 것을 보고 원님은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내개 이렇게 지혜롭게 치리를 잘하니 마을이 참으로 조용해 진 것이구나!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태평성대로다. ㅎㅎㅎ"

그러나 이 마을엔 점점 이유도 없이 죽는 짐승들과 이유도 없이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날마다 싸움이 끊이지 않았으며 원인 불명의 화재도 여기 저기에 일어났으며 담배와 술에 쩌들어가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 졌습니다.

마을의 관아는 아부꾼들만 들락거렸고 뇌물을 바치려는 사람들만이 띠엄띠엄 찾았습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멋진 집이었던 관아는 예전의 흥겨움의 노래는 사라지고
억울한 자들의 울음 소리만 가득해 상가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마을에 살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떠나가고 빈집들이 여기 저기에 늘었으며 폐촌으로 변해 가고 있었습니다.

아름답고 살기 좋았던 이 마을의 이야기는 급기야 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왕은 곧 바로 암행어사를 꾸려 그 고을로 암행을 보내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명하였습니다.

왕으로부터 명을 받은 이 암행어사는 이 폐촌의 원인을 뭐라 판단할 것이며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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