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문병하
  • 2642
  • 2015-04-01 18:07:04
모스크바 광장에서 한 소경 걸인이 앉아 있었다.
한겨울인데도 걸인은 얇은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그는 광장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다가
사람들의 발소리가 나면 처량한 목소리로 구걸을 했다.
“나리, 한 푼 줍쇼,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그의 모습은 가련했지만 모스크바에 그런 걸인은 셀 수 없이 많았다.
때문에 그에게 특별히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줄곧 그를 주의 깊게 지켜보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걸인에게 다가가 말했다.
“나 역시 가난한 형편이라 줄 돈은 없소.
대신 글씨 몇 자를 써서 주겠소.
그걸 몸에 붙이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 거요.”
그는 종이 한 장에 글씨를 써서 거지에게 주고 사라졌다.
며칠 후 그가 친구와 함께 다시 모스크바 광장에 나갔는데
그 걸인이 어떻게 알았는지 불쑥 손을 내밀어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나리, 목소리를 들으니 며칠 전 제게 글씨를 써준 분이 맞군요.
하나님이 도와서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나게 해주셨나 봅니다.
그 종이를 붙였더니 그날부터 깡통에 많은 돈이 쌓였답니다.”
그리고 소경 걸인은 조용히 미소 짓는 그에게 물었다.
“그날 써준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요?”
그는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별거 아닙니다.‘겨울이 왔으니 봄도 멀지 않으리!’라고 썼습니다.”
이 글을 써준 이는 러시아의 시인 알렉산드르 푸슈킨이었다.
그는 노래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 비록 봄은 왔는데도 봄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봄이 오는 것을 꿈꾸는 사람은
지금 비록 추울지라도 이길 수 있습니다.
봄을 잊은 사람은 봄이 와도 봄을 느낄 수 없습니다.
봄은 마음에 먼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감리회도 묵은 땅을 갈고 봄을 찾아야 합니다.
그 동안 쌓아 두었던 냄새나는 두엄은
새 땅에서는 찰진 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하면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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