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났다."

문병하
  • 2390
  • 2015-04-09 15:45:12
늘 싸움만 하는 교회가 있었다.
교인들이 싸우다가 나가기도 하고,
교인들끼리 싸우다가 성이 차지 않으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목회자를 내밀어내다시피 하여 보내기도 하였다.
그것 때문에 편을 갈라서 싸웠다.
그로 인해 지역 주민들과 다른 교회로부터 문제 많은 교회로 인정(?)을 받았다.
그 교회에 늑대 같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겉은 멀쩡한데,
서로 노려보고 수군 수군대고 비방하고 헐뜯고 욕하고 무시하는 등
온갖 늑대의 행동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그 교회에 새로운 목사가 부임하였다.
동네 사람들은 "이번에 온 목사는 얼마나 오래 있을까?" 하면서 내기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새 목사에 대해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
이 맘 때 쯤이면 '내 보내자, 못 내보낸다.' 옥신각신해야 정상인데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넌지시 교회에 다니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요즘 교회가 조용하네요?"
그 교회 교인이 대답했다.
"잘 만나서 그래요."
"뭣이 잘 만났다는 거요?"
"새로 오신 목사님과 우리들이 잘 만났거든요?"
사실 새로 오신 목사님의 첫 번째 설교는 정말 기가 막힌 내용이었다.
제목은 '잘 만났습니다.'였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제가 이 자리에서 둘러보니 양들은 보이지 않고 늑대와 이리들만 보입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요즘 교회 안에 양이 어디 있습니까?
늑대들과 이리 떼에게 다 잡아 먹혀서 하나도 없답니다.
그리고 사실을 말씀드리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알고 보면 선한 목자가 아니라 삯군입니다.
교회 안에 양을 보기 어렵듯 요즘 선한 목자가 어디 있습니까?
이렇게 삯꾼과 늑대들이 만났으니 얼마나 잘 만난 것입니까?
저는 이제부터 이곳에서 목회하는 동안 여러분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으면
'늑대니까 저렇게 하지, 늑대치고는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렵니다.
여러분들도 제가 하는 행동이 맘에 안 들면
'삯군이니까 저렇지.'라고 생각하시고 참아 주십시오.
그리고 괜찮게 하거든 '삯군치고는 잘하네.'라고 생각하십시오."
그 이후, 문제가 생기면,
'늑대가 이 정도면 괜찮지. 삯군이 그 정도면 됐지.'라고 인정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 교회에는 다툼이 사라졌다.
몇 년 후, 교회 안에 늑대들이 사라지고 양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여러분들 교회는 어떻습니까?
선한 목자와 착한 양들이 가득하겠지요?
그럼 이 이야기는 유모어로 여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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