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j지방)의 앨리스(감리사 선거) 1탄

이재신
  • 2966
  • 2015-04-17 07:27:30
이상한 나라(j지방)의 앨리스(감리사 선거) 1탄
부제:(오늘 내 경험으로) 정의란 무엇일까?

연회 중 감리사 선거를 치르고 왔다.
헌데 좀 아니 아주 많이 이상한 경험이었다.
20년을 훌쩍 넘는 목회 경험 중 오늘 같이 싱거운 감리사 선거는 처음이라고 기억한다.
오늘은 연회 개최일이니 만큼 일찍 준비하고서 길을 나섰다.
성만찬을 시작으로 거침없이 회의를 진행한 결과 어느 덧 서너 시쯤 되어 감리사 선거가 임박했다는 말이 단상에서 흘러나왔다.
나는 이상해서 옆의 목사님에게 물었다.
우리 지방은 어떻게 되느냐고?
그런데도 대답은 영 시원치가 않았다.
조금 지난 후에야 사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떠나간 감리사 자리에 현재의 감리사가 일 년여의 임기를 메웠는데 또 다시 경쟁없이 재임한다는 얘기였다.

얼마나 존재감이 없었던지 나는 그 사실을 오늘에야 듣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무슨 선거 운동을 거창하게 했어야 된다는 투정이나 불평이 아니다.
적어도 투표 당일이라도 그 당사자는 투표권자인 사람(들)에게 자기가 피선거권자라는 표식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뇌물이나 무슨 식사를 원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단 유권자로 하여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정책이나 자세로 일할 것인지 하는 정도는 알려야 하는 것이 선거를 치르는 사람들의 의무가 아닐까?
본인만 아니라 지방적으로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어쨌든 그건 그토록 하찮게 보였던 나의 개인적인 인간관계설정의 한계라고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지방과 연회 그리고 전체 교회차원의 생각을 피력하고 싶어진다.

마지못해 상황을 받아들이는 지방 분위기는 이런 것 같다.
이미 감리사를 지낸 지금의 k감리사가 지난 일 년 정도를 채웠던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제 새로 시작하는 정식 임기의 감리사 자리를 또 차지한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본인조차도 식사 자리에서 당선의 변으로,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지방의 화합을 위해서 오늘 같은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문제는 다수의 투표권을 가진 k교회의 장로들과 소속된 목회자들이 오늘 당선된 k감리사를 만장일치로 열광적으로? 옹호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이것은 단순한 학연이나 지연 다툼으로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k감리사를 좋아한다.
화통하고 솔직하고 거침없는 말투에 나름의 매력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 k교회의 젊은 목사도 짧게 만났지만 나름 좋은 느낌을 받았다.
문제는 개인적인 호불호를 넘어 이것은 한국감리교회나 한국교회 전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학연이나 지연의 그럴싸한 라인을 그어놓고 물리적인 숫자나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도의 교회와 그 지도자들이라면 그들이 하는 일에 어떻게 동의할 수 있겠는가?
만에 하나라도 교회의 규모만으로 그런 정도의 들러리로 생각한다거나 홍위병 취급을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리라.
참고로 서울 연회에서는 이번에 황 아무개 목사님이 징검다리 세습문제에 대한 대책 등의 건의안을 상정한 것으로 안다.
일시적으로는 몰라도 길게 보면 역사는 언제나 바른 선택의 승리를 돕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작품이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앨리스 마니아는 없는 분야가 없다. 철학자, 수학자, 논리학자, 물리학자, 심리학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물리학에서는 빅뱅이론, 카오스 이론,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을 설명할 때, 이 작품과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약방의 감초들처럼 인용된다. 그 외에도 진화생물학 등 다른 과학계에서도 폭넓게 인용되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는 질병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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