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은 까투리(어버이 주일 예화)

이한배
  • 3055
  • 2015-05-07 18:45:27
꿩 숫놈은 장끼라고 하고, 암놈은 까투리라고 한다.
제가 2011년 여름 어느 토요일에 엠마우스 뒤에 있는 길상산을 오르고 있었다. 말씀을 묵상하며 한참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위에서 까투리 한 마리가 약을 먹은 모양으로, 미친 모양으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산에 오르면서 가끔 꿩들을 만나지만 꿩들은 내가 오는 것을 멀리서도 알고 다 도망을 갔다. 그런데 이 까투리는 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마치 약을 먹어서 속에서 불이 나는 모양으로 내게 달려들었다. 어찌나 가까이 덤벼드는지 얼마든지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그렇게 꿩은 내 앞으로 몇 번을 달려들었다. 나는 “저 까투리는 약을 먹어서 주워가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포기하고 계속하여 올라가려고 했다. 그때 발밑에 뭔가가 작은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였다. 자세히 보니 막 부화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꺼병이(꿩의 색끼)가 내 앞을 지나고 있었다. 어떤 것은 작은 나무를 넘어가면서도 중심을 잡지 못하여 비틀거렸다. 나는 어린 자식을 살리려고 약을 먹은 모양으로, 미친 모양으로, 목숨을 내놓고 나에게 달려든 까투리의 모정에도 감동이 되었지만, 꺼병이들의 어린 모습이 우리 교회 자모실의 어린아이들 같아서 그들이 안전하게 지나기를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한 마리도 잡혀먹지 않고 모두가 다 잘 자라기를 기도했다. 나는 한동안 그 꺼병이들이 잡아먹힐까바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우리 어머니가 까투리만 못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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