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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내 판단이 틀렸기를.....,
최범순
- 3929
- 2016-01-22 23:56:19
40세 - 불혹(不惑) : 세상 유혹에 미동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나이
50세 - 지천명(知天命) :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60세 - 이순(耳順) : 귀가 순하여져서 그 어떤 말도 거슬리지 않는 나이
라는 설명이 있다.
그리고 70을 고희(古稀)라고 했다.
이는 '너무 오래 되고 보기 힘든 경우'라는 말이다.
그리고 70을 고희라고 함과 아울러,
종심소욕불유거(從心所欲不踰矩) :라고 했다.
곧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어긋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솔직히 난 이런 거 잘 모른다
그냥 베낀 거다
하지만 이런 이론의 결론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유순해지고 그 품이 넓어진다는 뜻 아닐까?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남 얘기할 게 아니라,
나를 비롯한 우리 친구들이 그렇다
학창시절 목원동산의 한 귀퉁이,
우리가 꿈나무라고 명명한 그 나무 밑 벤취에서 우리는,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몸으로 실현하며 살았다.
사랑과 우정과 양심이 살아있던 공간,
목원대학 신학과 79학번이라는 것이 그 어떤 벼슬보다도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피차 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인정은 메말라가고,
사소한 일로도 강하게 격돌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이현주 목사님의 시 한 편이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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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
겨울 산
잡목들은 앙상한 뼈만 남아,
잎 지고 열매 잃고,
뼈 속에 독만 남아,
애꿎은 등산객의 얼굴만 할퀸다
할퀴다가 힘이 부치면,
뚝뚝,
미련도 없이 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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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게 죄스러워 시인의 허락도 없이,
맘대로 행을 줄여서 한 문장으로 만들었지만,
그러나 잡목을 소재로 썼다고 해서 잡목만의 이야기는 아닐 터,
만일 이것이 나이 들수록 모질고 악해져 가는 인간을 비유로 한 것이라면,
정말 무서운 일이다
내 판단이 틀렸기를,
제발 옛 성현들의 주장이 옳고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나만 그렇고,
다른 모든 이들은 다 나이 들수록 유순하고 넉넉하며,
그 심성이 성스러워져 가는 세상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