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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그렇더군!
최범순
- 3670
- 2016-01-25 23:25:13
굶주릴 때는 몰인정한 사람이 그리도 밉더니,
내 배 부르니 사람 불쌍한 거 모르겠더라고!
외로울 때 몰라주는 이 그렇게 밉더니,
내가 즐거우니 누구 외로운 거 모르겠더라고!
나 어려울 때 저만 아는 사람들 몹시도 저주했는데,
지금 아쉬울 거 없으니,
누가 탄식하고 있는지 통 모르겠는 거야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모양이야
모두가 제 맘 같기를 바라면서,
정작 자기는 자기 맘을 몰라
조석으로 변하고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입장,
그래서 자기도 저주와 원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
그런 건 일단 뭉개고 가는 거,
그게 사람인 모양이야
그게 그 잘 난 사람의 깊이인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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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초년병 시절의 후배는 나에게,
민망할 정도로 겸손하고 착하고 애절했다
선배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못 산다고,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을 했었다
그런데 몹쓸 놈의 세월이 그를 망쳤다
이제는 제법 큰 교회의 담임자가 되더니,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었고,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입장이다
그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은 아닌지,
마틴 부버의 말처럼,
"너의 모습이 곧 나의 자화상이라"는 관점으로 볼 때,
난 또 얼마나 꼴불견으로 망가져 있을지를 생각한다
이렇게 나를 돌아보게 해 준 후배가 고맙다
하지만 그래도 안쓰럽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