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몰래 온 감사

함창석
  • 1024
  • 2024-10-13 04:50:00
몰래몰래 온 감사

함창석

한길가에 어우러진 풀잎들 위로
밤새 몰래 내려 앉은
찬 이슬 작은 방울 속으로
가을이 가득 담겼습니다

새벽 겨우 잠들었던
끝날 것 같지 아니 하던
그 여름 무더위마저도
아무런 소리 없이 떠나갔습니다

아파트 창문을 닫게 하는
선선한 새벽바람이
고대하던 가을을 실어 왔습니다

가을 같은 것들이야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처량하게 들려오던 날
여름 매미소리 여운 가운데에도
귀뚜라미 우는 소리 들립니다

높고도 파란 하늘이 흰구름인데
천고마비를 알려주는
내 고향 초가옛이야기 같은
가을이 실려 왔습니다

장국에 밥 말아먹어도
그리는 사람이 함께 하는
행복한 이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의 전령사로서
귀뚜라미 향연을 벌이는 날
오곡백과가 풍성한 날
올 가을에는 좋은 일들만
주렁주렁 더 열리면 좋겠습니다

창조주 베풀어 주신 가을
추수하는 이들의 감사가 넘치고
이웃과 나누는 풍성한 이 가을
우리의 감사는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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