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입장 표명이나 감리회 정책과 관계되지 않은 내용 등 "감리회 소식"과 거리가 먼 내용은 바로 삭제됩니다.
고전 10:1-4(설교: 출애굽의 그리스도)의 주석
최세창
- 1201
- 2024-10-07 23:26:24
이 부분은 【1】[형제들아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내가 원치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로 시작되고 있다.
원문의 첫 부분에는 가르(γὰρ)가 있어 앞 구절의 이유를 나타내고 있다.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내가 원치 아니하노니]의 [형제들아]는 1:10의 주석을 보고,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은 3:16의 주석을 보라.
[우리 조상들]은 혈통상으로는 유대인의 조상이다. 그러므로 이를 유대인 신자에게만 보낸 것이라는 견해가 있으나(Meyer),➊ 일반적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조상인 믿음의 조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 초대 교인들은 유대인이건 이방인이건 모두 참 이스라엘 또는 영적 이스라엘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참조: 롬 9:6, 갈 3:7, 6:16, 빌 3:3).
[다 구름 아래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의 [다](판테스,πάντες)는 4절까지 다섯 번이나 나타나 매우 강조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5절의 “다수”와 대조되는 것이다.
[구름 아래 있고]는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후에 가나안을 향해 행진할 때, 하나님께서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보호하며 인도하신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출 13:20-22, 14:19, 24, 40:38. 참조: 민 9:15, 23, 14:14, 신 1:33, 시 78:14 등). “불기둥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다음 구절에서 세례를 비유하는 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며”(A. Robertson and A. Plummer), 또한 “구름 기둥만을 말해도 충분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김용옥).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 in 이상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핫지(C. Hodge)는 “이들이 선택된 백성들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이러한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인도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없다. 신의 임재와 은총의 상징이 낮이나 밤이나 그들의 눈앞에 있었다. 만일 자신들의 구원이 확보된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를 가진 백성이 있었다면, 하나님께서 이렇듯 놀랍게 인도하셨던 바로 이 백성들이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는 하나님의 기적적인 은혜로 홍해를 건넜던 사건을 가리킨다(출 14:21-22). 하나님께서는 추격하던 애굽 군대는 홍해에 수장시키셨으므로, 그 사건은 보다 확실한 구원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단순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사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종교적 의미를 지닌 역사 속에서의 하나님의 사건이었다. 그래서 바울은 【2】또(원문의 첫머리에 카이, καὶ가 있다.)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라고 비유하는 것이다.
이 구절은 모세에게 연합하고 그를 신뢰하여 그의 지도 아래 그와 함께 세례를 받은 것을 의미한다.
중간태인 [세례를 받고](에밥티산토, ἐβαπτίσαντο)는 P46, B, K, P 사본 등을 따른 것이고; א, A, C, D, G, Ψ 사본 등에는 수동태인 에밥티스테산(ἐβαπτίσθησαν)으로 되어 있다➋. 후자가 일반적으로 기독교의 세례에 사용되었으므로 옳은 것 같다(1:13, 15, 12:13 등. 1:13의 주석을 보라).
[구름과 바다에서]에 대해서는 (1) 둘 다 물이므로 물 세례의 표시라는 설,➌ (2) 한 지도자와 운명을 같이하게 된 계기라는 설,➍ (3)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 in K. Aland, et al., ed.
3) J. A. Bengel, “Vincent”(in W. Carter), J. Wesley, A. Robertson and A. Plummer, H. Alford, T. C. Craig, W. Carter, 黑崎幸吉, 이상근.
4) “Heim”(in C. K. Barrett), A. Barnes, C. K. Barrett, F. W. Grosheide, W. H. Mare, D. R. Mitchell, L. Morris, D. S. Metz.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애굽인들에게서 성별시킨 것이라는 설(R. C. H. Lenski, 박윤선), (4) 모세의 율법과 계약 아래 들어간 계기라는 설(M. Henry) 등이 있다.
구름과 바다를 지나갈 때에 물 속에 빠지거나, 물에 적셔지거나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미루어 (1)설은 적합하지 않고, 세례의 의미가 모세나 어떤 인간에게 결합되는 것이 아니므로 (2)설도 적합하지 않으며, 또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것이 나중의 일이므로 (4)설도 적합하지 않다. 구름과 바다가 애굽에게서 이스라엘 백성을 성별한 것으로 보는 (3)설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앞에서 설명한 이유들과 모세를 도구 삼아 행하신 하나님의 세례 곧 성령의 세례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점을 미루어 보아,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와 권능에 대한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 이해가 다음 구절과도 잘 어울린다.
바레트(C. K. Barrett)는 “유대인들도 홍해를 건넌 사건을(개종자의 세례와 유비를 이루는) 일종의 세례로 간주하였다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바울은 여기서 영적 이스라엘인 교인들이 성령의 세례를 받음으로써, 죄와 죽음과 멸망에서 구원받아 그리스도와 연합한 하나님의 자녀로 성별되는 모형을 본다. 즉, 그는 고린도 교인들이 그러한 상태에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바울은 【3】[다 같은 신령한 식물을 먹으며]라고 하였다.
[신령한]은 프뉴마티콘(πνευμτικὸν)으로서 육적이거나 세상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과 관련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말은 성령으로부터 비롯된 ‘영적인 본성을 지닌’, ‘영적인 의미가 있는’, ‘영혼에 속한’ 등을 뜻하고”(C. Hodge), 또 “초자연적인”(Moffatt)➎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5) in C. K. Barrett.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러므로 [다 같은 신령한 식물을 먹으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은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출 16:4-18).
바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기적적인 은혜로 먹고 마신 것을 단지 굶주림과 목마름을 해결해 준 양식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깊은 영적 의미의 신령한 양식으로 이해한다. 그들이 신령한 양식을 받았다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과 호의의 대상인 자녀가 된 증거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그는 그 사건에서 기독교적 성찬식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요 6:31-35).
그러한 의미에서 바울은 【4】[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저희를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라고 하였다.
[이는 저희를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는 구약성경 자체에는 없지만, 유대교의 영역에서는 흔한 이야기였다.➏ 로벋슨과 플루머(A. Robertson and A. Plummer) 그리고 모리스(L. Morris)는 광야 여행 중인 이스라엘 백성을 따르면서 물을 공급해 준 바위에 관한 유대의 전설에 영향받은 것임을 거의 의심할 수 없다고 하였다. 로벋슨과 플루머(A. Robertson and A. Plummer)는 “그 가장 오랜 형태로 브엘의 우물을 팠다는 전설(민 21:16-)이 이스라엘에 전해졌으며, 뒤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따른 것이 가데스의 반석이었거나, 거기서 솟아 나온 물이었다(민 20:1-)."라고 설명하고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6) The Wisdom of Solomon(A New Translation with Introduction and Commentary by D. Winston) 11:4. “Pseudo-Philo, Biblical Antiquites x. 7”(in C. K. Barrett). Targum Pseudo-Jonathan: 민수기 20:19에 대한 해석. Philo, Legum Allegoriae 2:21: 반석은 하나님의 능력들로부터 첫째요 최고의 것으로 분리되는 하나님의 지혜이며, 그 지혜로부터 하나님을 사랑하는 영혼들에게 마실 것을 주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점에 대해서는 렌스키(R. C. H. Lenski)가 더욱 자세하게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옛 유대 전설은 모세가 [호렙산] 반석을 지팡이로 침으로써 반석에서 기적의 물이 솟아 나왔다고 하는 출애굽기 17:1-7의 기록에다가, 그 반석이 여행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따라 굴러가다가 모세가 죽었을 때에 게네사렛 바다에 사라졌다고 하는 이야기를 연결하였다. 민수기 20:2-13에 기록된 두 번째 기적은 똑같은, 구르는 반석과 관련된다. 이 반석은 여행 중에, 첫 번째 기적에 공이 있는 미리암이 [가데스]에서 죽었을 때에도 잃어버려진 상태였었다. 이 반석은 두 번째 기적이 행해질 때에야 비로소 다시 나타났다. 그러므로 ‘미리암의 샘’으로 일컬어지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또한 민수기 21:16-18에 언급된 [브엘에서] 판 우물은 민수기 20:11에 기록된 바와 같이 물이 솟아나온 반석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래서 탈굼 슈도 요나단(Targum Pseudo-Jonathan)은 민수기 20:19에 대해, “그들에게 선물로 주어진 우물은 그들과 함께 높은 산에 올라가기도 하고, 높은 산에서 그들과 함께 골짜기로 내려오기도 하였으며, 이스라엘의 모든 진영을 에웠고, 각자의 천막 문에서 그들의 원기를 회복시켰다.”라고 하였다.
그와 같은 유대적 배경을 잘 아는 바울이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라고 한 의미가 무엇인지가 문제된다. 이 문제에 대해 문자적인 의미로 취하여 그 반석에서 솟아 나온 물이 그리스도라는 설➐과 상징적인 의미로 취하여 그리스도가 반석이라는 설➑이 있는데 후자가 적합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7) “Erasmus, Grotius, Lightfoot”(in 이상근), J. Calvin.
8) “Chrysostom, Theophylact, Meyer, Hofmann”(in 이상근), H. Alford, R. C. H. Lenski, F. W. Grosheide, L. Morris, 박윤선 이상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바울은 그리스도를 이스라엘 백성이 여행 중에 받았던 모든 복의 근원이셨던 분으로 이해하고 있다.➒ 그래서 그는 그들을 따르며 끊임없이 마실 것을 공급하는 반석이신 그리스도를 생각할 수 있었다. 여기서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바울이 그리스도의 선재를 믿었다는 것이다(8:6). 특히, 여기서는 선재하신 그리스도를 복의 근원이시자 중보자로 믿는다. 또한, 그는 그리스도에 대해 구약성경에서 여호와께 사용된 ‘반석’(신 32:15, 시 18:12 등)이라는 칭호를 사용함으로써,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같은 존재로 이해하고 있다(L. Morris, C. Hodge, R. C. H. Lenski).
요컨대 바울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에서의 경험을 신령한 사건으로 이해하여,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은 교회가 성례전에 참석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바레트(C. K. Barrett)는 “이스라엘은 그들에게 그리스도와 성령의 은혜를 전달해 주었던 가시적인 대행물을, 마치 교회가 그 유비적 성례전을 통해 가시적인 물과 떡과 포도주를 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에게서 공급받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9) C. Hodge, D. S. Metz, L. Morris, F. W. Grosheide, C. K. Barrett.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저자의 이름만 밝혔고, 같은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네 명 이하일 경우에는 본문의 괄호 속에 이름만 밝혔음.
출처: 최세창, 고린도전서(서울: 글벗사, 2001, 2판 1쇄), pp. 276-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