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럭바위

함창석
  • 1599
  • 2022-12-12 03:50:05
너럭바위

함창석

걸림돌은 길을 걸을 때 걸려 방해가 되는 돌이다.
걸림돌은 치워야 하거나 돌아서 가야 한다.
일을 해 나가는 데에 걸리거나 막히는 장애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거침돌은 거추장스럽게 걸리거나 막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법규가 경제 발전의 거침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길을 가는데 발에 차이는 돌이란 뜻이나
지금은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서 거추장스럽게 걸리는 물건이나 일들을 말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거침돌이 없어야 한다.

디딤돌은 디디고 다닐 수 있게 드문드문 놓은 평평한 돌이다.
여울의 얕은 곳을 따라 디딤돌이 띄엄띄엄 놓여 있었다.
마루 아래 같은 데에 놓아서 디디고 오르내릴 수 있게 한 돌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섬돌은 집채의 앞뒤에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이다.
섬돌 앞에 와 있던 오후의 햇살이 어느 틈에 성큼 마루 중간까지 올라와 있다.

예수님은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러자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떤 사람은 세례 요한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엘리야라고 하며 또 어떤 사람은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중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예수님이 다시 묻자 시몬 베드로가 "주님은 그리스도시며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너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것을 너에게 알리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시는 내 아버지이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 지옥의 권세가 이기지 못할 것이다. 내가 하늘나라의 열쇠를 너에게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그러고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기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주의시키셨다.(마 16:13-20)

마태복음 16장 18절 말씀을 헬라어 원문에는
δέ κἀγὼ σοι λέγω ὅτι σὺ εἶ Πέτρος, καὶ ἐπὶ ταύτῃ τῇ πέτρᾳ οἰκοδομήσω μου τὴν ἐκκλησίαν, καὶ πύλαι ᾅδου οὐκατισχύσουσιν αὐτῆς· 라고 되어 있다.

너는 베드로(Πέτρος)다. 내가 이 반석(πέτρᾳ)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신다. πέτρᾳ(페트라)는 여성형 단수명사로 반석이라는 뜻인데 비해, Πέτρος(페트로스)는 남성 단수 명사로 돌이라는 뜻이다. 쉬운 말로 해석해 보면 ‘너는 돌이다. 내가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라는 의미가 되겠다. 한 마디로 베드로는 반석이 아니다. 베드로는 돌이다.

마태복음 16장 말고 다른 곳은 어떨까? 요한복음 1장 42절을 보자.

ἤγαγεν αὐτὸν πρὸς τὸν Ἰησοῦν. ἐμβλέψας αὐτῷ ὁ Ἰησοῦς εἶπεν· Σὺ εἶ Σίμων ὁ υἱὸς Ἰωάννου, σὺ κληθήσῃ Κηφᾶς(ὃ ἑρμηνεύεται Πέτρος).
그를 데리고 예수께로 오니 예수께서 보시고 가라사대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니 장차 게바라 하리라 하시니라 (게바는 번역하면 베드로라) – 개역한글
And he brought him to Jesus. And when Jesus beheld him, he said, Thou art Simon the son of Jona: thou shalt be called Cephas, which is by interpretation, A stone. – KJV
예수님께서는 안드레가 데려온 시몬을 보시고 ‘네가 요한(요나)의 아들 시몬이구나. 장차 게바라고 하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게바는 번역하면 베드로라’고 적어 놨다. 영어성경에는 베드로 대신 a stone이라고 했다. Πέτρος(페트로스)는 베드로, 게바, a stone으로 번역되고, πέτρᾳ(페트라)는 반석, rock으로 번역되는 것을 볼 수 있다.
stone은 절대로 반석이 아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석재나 원석, 맷돌, 심지어 결석처럼 비교적 작은 돌, 돌멩이에 쓰는 낱말이다. 그에 비해 rock은 암석이나 견고한 토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결정적인 차이는 움직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데 있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시는 것은 무너지지 않는 반석이지, 구르고 움직이는 돌멩이 위가 아니다.

내 육체와 마음은 쇠잔하나 하나님은 내 마음의 반석이시요 영원한 분깃이시라(시 73:26)

내게 주여, 주여 한다고 해서 모두 다 하늘나라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만 들어갈 것이다. 그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주여, 주여,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이 악한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거라" 하고 분명히 말할 것이다. 그러므로 내 말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지혜로운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홍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몰아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은 그 집을 반석 위에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말을 듣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홍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몰아치면 크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마 7:21-27)

그리스도인은 걸림돌이나 거침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은 디딤돌이나 섬돌이 되어야 한다.
너럭바위는 넓고 평평한 큰 돌이니 그리스도인은 너럭바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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