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에게 기도를 부탁한 바로

최세창
  • 1434
  • 2023-01-09 02:56:19
https://youtu.be/zdYlntvbPAA

<출애굽기 8:25-32>

25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 26모세가 가로되 그리함은 불가하니이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는 것은 애굽 사람의 미워하는 바이온즉 우리가 만일 애굽 사람의 목전에서 희생을 드리면 그들이 그것을 미워하여 우리를 돌로 치지 아니하리이까 27우리가 사흘 길쯤 광야로 들어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되 우리에게 명하시는 대로 하려 하나이다 28바로가 가로되 내가 너희를 보내리니 너희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 광야에서 희생을 드릴 것이나 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 그런즉 너희는 나를 위하여 기도하라 29모세가 가로되 내가 왕을 떠나가서 여호와께 기도하리니 내일이면 파리 떼가 바로와 바로의 신하와 바로의 백성을 떠나려니와 바로는 이 백성을 보내어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는 일에 다시 거짓을 행치 마소서 하고 30모세가 바로를 떠나 나와서 여호와께 기도하니 31여호와께서 모세의 말대로 하사 파리를 바로와 그 신하와 그 백성에게 몰수히 떠나게 하시니라 32그러나 바로가 이 때에도 마음을 완강케 하여 백성을 보내지 아니하였더라

1. 시작하는 말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애굽의 통치자인 바로는 우상 숭배와 자기 신격화에 물든 것을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을 비롯한 온 애굽에 재앙들을 초래하게 됐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께서, 80세 된 모세를 바로와 맞서게 하셨고, 모세의 대변인으로 모세의 형인 83세 된 아론을 정해 주셨습니다.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너희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라고 말한 것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재앙들을 당하고 마지못해 한 허락입니다. 하나님께서 말로는 안 통하는, 애굽의 통치자인 바로에게 미리 예고한 후에, 이적을 행해 보이라고 모세에게 지시하셨던 것입니다.

2. 모세의 요구와 바로의 허락에 담긴 간계

첫째, 바로 앞에 던져져서 뱀이 된 모세의 지팡이가, 애굽의 술객들에 의해 뱀들로 변한 그들의 지팡이를 삼켰습니다.

둘째, 모세의 지팡이로 애굽의 하수와 운하와 연못과 호수를 치고 펴자 그 모든 물이 피로 변하여 물고기가 죽고, 악취가 났고, 모든 그릇의 물까지 피로 변했습니다. 애굽의 술객들도 술법으로 그와 같이 행했지만, 재앙에 재앙을 더했을 뿐입니다.

셋째, 개구리가 바로와 바로의 궁과 침실과 침상을 비롯해서 온 애굽 땅에 덮였습니다. 애굽의 술객들도 술법으로 개구리들을 땅에 올라오게 했지만, 역시 재앙 위에 재앙을 더한 것입니다.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여호와 하나님께 구하여 개구리를 떠나게 하면 이스라엘 백성을 보내어 희생을 드리게 하겠다고 하고는, 개구리 떼를 죽여 해결해 주니까 말을 바꿨습니다.

넷째, 아론이 모세의 지팡이로 땅의 티끌을 치자 다 이가 되어 사람과 생축에게 득실거리며 피를 빨았습니다. 애굽의 술객들이 술법으로 그와 같이 행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실패한 애굽의 술객들은 통치자인 바로에게,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라고 직언했습니다. 그러나 통치자인 바로는 듣지 않았습니다.

바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고센 땅을 제외한 모든 애굽 땅에 파리 떼의 재앙이 임하자 모세와 아론을 부르고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라고 마지못해 허락했습니다. 바로의 허락은 간파하기 어려운 사악한 간계가 내포된 것입니다. 허락을 받은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이 애굽 사람들의 눈앞에서 하나님께 황소나 숫양을 죽여 바치는 희생 제사를 드리면, 황소와 숫양을 신으로 숭배하는 애굽 사람들이 미워하여 돌로 쳐죽일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모세는, 바로의 간계를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사흘 길쯤 광야로 들어가서,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되 하나님 여호와의 명대로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바로는 그런 모세가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괘씸했지만, 그 동안 겪은 징그럽고 끔찍한 재앙과 겪고 있는 끔찍하고 욕지기나는 파리 떼의 재앙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애굽의 물이란 물이 다 피로 변했었고, 얼마 전에는 애굽 왕궁을 비롯한 온 땅에 올라와 귀가 아프게 울어대는 개구리 떼의 재앙이 있었고, 그 후에는 소리 없는 이 떼가 옷 속은 물론, 바로의 침실과 식탁과 밥그릇과 반찬 그릇 등에까지 득실거리지 않았습니까? 침실에서 벌거벗고 이를 잡는데, 왕과 왕비의 체통이 어디 있습니까? 죽을 지경일 때마다 이스라엘을 보내겠다고 거짓말을 했고,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하나님께 기도한 모세의 덕으로 겨우 재앙이 끝나곤 했는데, 현재는 파리 떼가 뒷간은 물론, 바로의 수라상까지 날아다니면서 개구리 떼나 이 떼보다 더 극성을 떠는 겁니다. 부국강병인 애굽을, 정말 보잘것없는 육‧해‧공군의 공격으로 꼼짝 못하게 하시는 걸 보면, 하나님도 꽤나 웃기시는 분 같습니다.

속수무책인 바로는 하릴없이 모세에게 광야에서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되 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고 조건부 허락을 했습니다.

사람은 다 생긴 대로 놀고, 생긴 대로 하는 겁니다. 머리의 회전이 빠른 바로는 애굽이 부국강병인데도 꼼짝 못하고 재앙을 당하기만 하는데, 모세가 하나님께 기도만 하면 재앙이 끝나곤 하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래서 바로는 모세에게, “너희는 나를 위하여 기도하라”라고 부탁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기도할 것이며, 따라서 다음 날에 파리 떼가 떠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 백성을 보내어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는 일에 다시 거짓을 행치 마소서”라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오래 전에, 김OO 목사님이 집회 중 모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 목사님은 서울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 한 연설 도중에 모 대통령이 대선 직전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축복 기도를 해 주었는데,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사연인즉슨 대선이 있기 나흘 전, 그 후보가 개신교도인 국회의장과 전 농림부 장관과 함께 서울 시내의 한 호텔로 김 목사님을 찾아와서, “축복 기도를 받고 싶습니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김 목사님은 그 후보에게, “당신은 개신교 신자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물었고, 그 후보는 “아버지께서 안수 집사이고, 저도 원래 개신교 신자인데 천주교 인사와 민주화 운동을 하다 보니 영세를 받게 돼 프로필을 쓸 때는 ‘무교’라고 쓸 뿐입니다. 축복 기도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김 목사님은 “축복 기도를 해 주면 청와대에 들어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할 것입니까?”라고 물었고, 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해서 귀중한 표를 그에게 던졌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무교라고 밝혔습니다.

오래 전에, 2인 병실에 심방을 가서 옆의 환자에게 방해가 될까 봐 가운데를 커튼으로 가린 채 안수 기도를 하고는, 하나님께서 아내의 몸에 계시하시는 대로 환자의 몸의 같은 부위들에 손가락을 가볍게 눌렀다가 통증이 사라지면 떼곤 하는 치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 침대의 60대 여환자가 가로막은 커튼을 젖히더니 자기도 교인이라고 하면서 같이 기도하면 좋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그 노인 환자는 위에 밍크코트를 걸친 채 앉아서, “남편하고 명성교회에 갔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서서 예배드리느라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교회를 확실히 정한 것은 아니에요 시집은 대를 이어 성당에 다니는데, 아들네는 미국에서 교회에 열심히 다녀요.”라고, 묻지도 않은 말씀도 했습니다.

얼마 후에, 저녁 식사시간에 환자가 밥을 먹는 것을 부럽게 쳐다보시다가는, 침대에 붙은 식탁에 엎드리곤 헸습니다. 간병인에게 전복죽을 사 달라고 해서, 한 숟가락을 떠 넣더니 올라온다고 하면서 포기하셨습니다. 전날 밤에 식중독으로 설사를 하고, 열은 거의 40도에 이르고, 몹시 추워하며 떨면서 병원에 온 환자였습니다. 다른 교회의 교인도 아니고, 제 마음에 안수기도를 해 주고 싶기도 해서 조심스럽게 제안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안수 기도를 받았습니다. 기도 중에 눈물이 나면서 몸이 더워졌다고 했습니다. 역시 하나님이 지시하는 머리와 배 부분에 손가락을 대며 치료한 후에, 등에 손바닥을 대 주었더니, “막 데는 것 같아요.” 하면서 떼려고 해서, 제가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것이니까 좋은 현상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손을 떼자마자 문병하러 온 딸과 함께 “교회가 어딥니까? 연락처 좀 일러주세요.”라고 해서, 제 설교집인 「어떻게 부활되나」에 적어서 드렸습니다. 집으로 오면서 아내에게 “저 분, 다 나았어. 그냥 퇴원해도 돼. 우리 교회에 나오면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병실에 들어서면서 보니 건강해지긴 했는데,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전날과 달랐습니다. 문병하러 온 시누이가 그 환자에게, “언니, 목사님이 심방도 해 주시고 얼마나 좋아요. 교회 나가요.”라고 하는데, 대답을 안 하는 겁니다. 씁쓸했지만, 목사 노릇하느라고 나오기 전에, “기도 받으시겠어요.”라고 했더니, “아니요, 식중독이었고, 뒷머리 아픈 건 약 먹어서 낫고, 갈증이 나는 것은 아는 여의사의 말대로 포카리를 데워 먹었더니 괜찮아요,”라고 했습니다.

모세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바로를 비롯한 그의 모든 신하와 애굽 백성들에게서 파리 떼를 떠나게 하셨습니다. 모세에게 기도를 부탁한 바로는, 온 백성들과 함께 하고많은 신들 중에 유일한 참 신은 여호와 하나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개하고 믿어 구원받을 기회를 또 얻은 것입니다. 그러나 또 바로는 마음을 완강케 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바로는 탐욕과 아집과 오만의 종이 된 권력자답게 구원자 하나님을 만날 절호의 기회들을, 하나님과 모세를 속이는 거짓의 기회들로 바꿔 버렸습니다. 그 거짓은 바로 자신과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재앙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곤 했습니다. 역사를 보면, 권력 지향과 출세 지향을 하는 자들 중에는 아부와 아첨에 능한 거짓말쟁이들이 많습니다.

3. 맺음말

사랑하는 여러분!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라고는 하나, 자신의 버릇을 고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나타낸 말입니다. 그런데 버릇보다 더 고치기 어렵고, 버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건 그릇된 종교를 비롯한 이념이나 사상에 물든 것입니다. 이보다 더 고치기 어렵고 무서운 건, 자기 우상화 내지 자기 신격화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과 많은 사람에게 재앙을 초래합니다.

우리 모두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음으로써 우리는 물론, 가족과 많은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복을 초래하시기 바랍니다.

설교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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