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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외
이경남
- 1319
- 2023-04-03 19:30:52
아침 산책길에
농로 위에 비친 내 그림자가
이상하다
늘 날렵한 모습이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비둔해진 모습이다
허긴 183에 78이던
내 신체가 지금은
181에 85
키는 줄고 무게는 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순간 내 마음에 드는 자책
아 사람 사는 것이 추해지니
그림자도 추해지는구나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편안하면
얼마나 게으르면
아니 얼마나 생각도 없이 살면
잔치 날을 앞에 둔 돼지 처럼
피둥 피둥 살이나 붙여 가며 사는가?
게으름
두통을 핑계 삼아
한동안 새벽 운동을 멈췄더니
게으름이 덕지덕지 달라 붙는다
이제는 운동은 커녕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이 든다
오늘은 작심을 하고
새벽 일찍 일어나
두어 시간 강변을 걸었더니
몸도 상쾌
마음도 상쾌
두통도 한결 가벼워진다
이런 일을 겪으며
깨달아지는 것
게으름은 수렁이라는 거
한번 빠지면 나오기 어렵다는 거
게으름에는 이자가 붙는다는 거
그것도 고리채가 붙는다는 거
그래 한번 지고 나면 헤어나오기 어렵다는 거
2023.4.3.월요일 아침 백석도 강변을 걷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