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주의 一致主義

함창석
  • 1436
  • 2023-04-12 21:30:41
일치주의 一致主義

함창석

나는 하나 뿐 입니까
예나 아니오 둘 여럿입니다

그럼 당신은 하나 이십니까
예 하나가 분명하지요

당신과 나 우리는
결코 하나일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로 되는 것이야
여호와가 흩으시지요

바벨탑 역사처럼
한 사람은 그저 교만입니다

언어의 혼잡 속에서도
그 통역을 두시기도 하지만

일치가 되는 운동이야 말로
큰 죄악이 아닐까요

전제나 독재가 모두 그렇고
일치주의가 그렇습니다

【Main Talk】

일치는 비교가 되는 대상들이 서로 어긋나지 아니하고 같거나 들어맞음이다. 언어 문장에서 단어들이 맺는 문법적 현상의 하나이다. 시제의 일치, 수의 일치 따위가 있다. 주의(主義)는 이데올로기로 굳게 지키는 주장이나 방침이다.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이다.

一자는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ㆍ二(이)ㆍ三(삼)을 弌(일)ㆍ弍(이)ㆍ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첫째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致자는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을 나타내는 이를지(至 이르다, 도달하다)部와 매질하여 빨리 이르도록 한다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의 뜻이 합하여 이르다를 뜻한다. 소전에서는 攵자가 아닌 夊(천천히 걸을 쇠)자가 쓰였었다. 夊자는 ‘발’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소전에서의 致자는 ‘이르다’라는 뜻의 至자에 夊자를 결합해 발걸음이 어느 지점에 도달했음을 뜻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夊자가 攵자로 잘못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알기 어렵게 되었다.(디지털 한자사전 e-한자)

만장일치는 문자적으로는 ‘한 마음(정신)이 되다’, ‘뜻이 일치하다’는 뜻이다. 반대나 거부가 전혀 없이 전적인 인정과 하나 된 결의를 나타낸 말이다. 사도 바울의 제1차 선교여행 뒤에 모인 예루살렘 총회에서, 생명을 내어놓고 전도한 사도 바울과 바나바의 헌신이 그곳에 모인 무리들로부터 전폭적인 인정과 지지를 받게 되었음을 나타낼 때 쓰인 표현이다(행 15:25-26).(가스펠서브, 만장일치, 라이프성경사전, 2006.)

교회 일치 운동 또는 에큐메니즘(영어: Ecumenism)은 개신교회의 일치에서 시작하여, 개신교회와 정교회의 협력으로 이어진 기독교 교회 일치 운동이다. 기독교의 다양한 교파를 초월하여 모든 교회의 보편적 일치 결속을 도모하는 신학적 운동이다. 보수 기독교인들이 비판할 때에 언급하는 종교다원주의와는 엄연히 달라, 여러 교파로 분열된 보편교회, 즉 기독교 내 모든 정통 교회들이 복음서에 명시된 예수의 뜻대로 하나 됨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이슬람교, 유대교 등 타 종교 및, 여호와의 증인, 하나님의 교회, 신천지 등의 이단들은 참여할 수 없으며, 사도신경 등에 명시된 보편적인 정통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교회들의 연합 운동이다. 어원은 그리스어인 오이쿠메네(Οικουμένη)로부터 유래하였다. 이러한 운동의 근거는 신약성서에서 찾을 수 있다. 본래부터 기독교 교회의 목표는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알고 행하는 것이며, 주님의 말씀 안에는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라는 예수님의 기도도 담겨져 있다.[1] 그러나 기독교는 하나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그리스도의 교회들은 '주님의 기도와 명령대로 하나 되도록 성령 안에서 힘써야' 했고 1910년 에딘버러에서의 제1회 세계선교회의를 통해 개신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교회 일치운동을 발족하게 됐다. 기독교 교회 일치운동은 2차대전 이후에 구체화되어,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총회로써 세계교회협의회(WCC)가 결성되어 개신교회들(루터교회, 개혁교회, 감리교회, 장로교회, 회중교회, 침례교회, 성공회, 오순절교회 등)과 동방 정교회, 오리엔트 정교회, 아시리아 동방교회, 구 가톨릭교회 등이 참여하여 전개되었고, 교회일치운동의 결과들이 구체화되어 나타났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갈라진 형제들"에 대한 참회와 일치의 노력에 대한 결의에 따라 1970년대부터 로마 천주교회가 정식회원은 아니나 '참관인(Observer)' 자격으로 참여하였다. 현재는 이외에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그리스도의 교회 등의 일부가 '참관인'으로서 관여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대부분의 개신교회인 장로교 계열 일부,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계열 일부, 루터교, 성공회 등과 정교회가 WCC를 지지하고 협력하는 한국 기독교 교회협의회 회원[2]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개신교의 보수교단인 장로교 계열 예장합동과 예장고신 등, 침례교, 재림교, 오순절 계열 일부 보수 교단들은 신학적 차이로 교회일치운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국교회에서 교회일치운동에 참여하는 기독교 단체로는 세계교회협의회에 참여하는 교단들의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있으며, 회원 교단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대한성공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한국 정교회 등 총 9개 교단(교회)이 가입되어있다. 반면 개신교와 로마 가톨릭교회, 동방 정교회 간의 명확한 분리를 주장하며 에큐메니컬 운동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각 교파의 보수파를 중심으로 상당수 존재한다. 이러한 교회일치운동에 대해 보수적 개혁주의와 세대주의, 신복음주의, 근본주의 영향의 교단들은 반대한다. 보수적 개혁주의인 한국 장로교의 예장합동과 고신 등과 신복음주의와 근본주의 영향의 침례교와 순복음교회의 보수적 교단들은 크게 반대한다. 이들은 교회일치 운동에 이단으로 규정하는 천주교회가 회원은 아니라도 참관인으로도 참여하는 것 자체에 문제의식을 지니고 교회일치운동을 반대한다. 개신교 보수주의인 계통에서, 반대자들의 신학적 주장은 다음과 같다.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말씀이다. 하나님은 성부·성자·성령 삼위가 한 분이시다(삼위일체). 예수님은 동정녀의 몸에서 탄생하셨다. 중생하지 않고는 구원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죽음으로써만 구원이 가능하다. 믿음으로써만 의롭게 된다. 최후에는 영생과 영벌뿐이다. 교회는 구원받은 사람으로 구성되는 영체다. 이상과 같은 기존의 전통적 신앙고백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교회일치운동은 무의미하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각주
1. 요한복음서 17:21
2. 천주교회는 회원교단이 아니므로 협의회에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

영국 감리회의 연합운동은 19세기 말부터 각 교파들 사이에 일어났다. 그 결과 1907년에 개혁 감리회, 바이블 크리스천 파, 연합자유감리회(1857년 웨슬리 감리회와 웨슬리 개혁파가 합쳐 이뤄진 교회)가 연합감리회를 형성하였고, 1932년에 이 연합감리회와 기존의 웨슬리 감리회, 원시 감리회가 합쳐서 '영국감리회'(Methodist Church in Great Britain)를 형성하였다.(가스펠서브, 영국감리회의 일치 운동, 교회용어사전: 교파 및 역사, 2013.)

요한복음 17장 20-26절에는 "나는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준 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십니다.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셔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아버지께서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이 알게 하소서.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이 내가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게 하소서. 그래서 세상이 생기기 전부터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내게 주신 내 영광을 그들이 보게 하소서.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으며 그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아버지를 그들에게 알게 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아버지를 알게 하여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했다.

일치는 서로 하나가 되어 연합함이다. 한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죄인이었던 인생이 하나님과 하나가 되며, 그리스도와 공동운명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하나 됨을 근거로 하여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은혜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하느님'과 '하나님'은 모두 표준어로 그 의미에 따라 쓸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하나님'은 '하느님'을 개신교에서 이르는 말로, '하느님'은 우주를 창조하고 주재한다고 믿어지는 초자연적인 절대자, 가톨릭에서 신봉하는 유일신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치는 하나다.

제정일치는 신을 대변하는 제사장에 의해 다스려지는 국가 또는 정치체제이다. 즉, 종교와 정치적 권력이 분리되지 않고 한 사람에 의해 집중된 정치체제가 제정일치사회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속적인 권력에 만족하는 정치지배자들과 종교전문가인 제사장들이 나누어지는데, 점차 힘과 권력은 세속적인 정치지배자나 왕에게 귀속되면서 종교도 그 밑에 예속된다. 우리나라는 처음에는 종교가 제정일치의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점차 제정의 분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시기는 별읍이나 종교전문가인 천군이 등장하는 삼한사회부터라 볼 수 있다. 당시에는 세속적인 권력의 대표자인 군장과 직업적인 종교전문가인 천군이 별도로 존재하였다. 그리고 서구의 정치진화론으로 보면 고대국가 출현 이전의 군장 또는 족장사회단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후한서』 동이전 한조에는 “여러 국읍에서는 각각 한 사람이 천신의 제사를 주재하는데 이를 천군이라 부른다. 또 소도를 만들어 그곳에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고 귀신을 섬긴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그리고 『삼국지』 동이전 한조에도 “귀신을 믿기 때문에 국읍에 각각 한 사람씩을 세워서 천신의 제사를 주관하게 하는데 이를 천군이라 부른다.”, “여러 나라에 각각 별읍이 있으니 이를 소도라 한다.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고 귀신을 섬긴다. 그 지역으로 도망 온 사람은 누구든 돌려보내지 아니하므로 도둑질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록들을 통해 볼 때 농경문화를 배경으로 동제에서 발전한 소도신앙은 별읍의 형성과 더불어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직업적인 종교전문가이며 제사장인 천군은 국읍에서 선임된 것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해 이 시기에는 이미 제정일치단계에서 벗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또 천군이 주관하고 있는 별읍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서양의 도피소를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별읍의 소도라는 명칭은 입목·간목 등을 나타내는 소대 또는 솟대 등을 의미하는 데서 연유된다.(제정일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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