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넷째주 기도]예수님의 고통을 함께 가져가게 해주십시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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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24 09:00:00
또 하루가 열리고 주일을 맞습니다.
일상을 종종거리다가 당신의 뜻과 사랑을 배우기 위해 모여 앉았습니다. 저희들의 삶에 함께 하심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당면한 현실이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정치니 경제니 문화니 바라볼 때마다 불편하고 우울합니다.

오늘은 고통에 대하여 기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더 고통스러워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피하려는 고통은 결국은 모든 현상을 표피적으로만 바라보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고통이 진정 우리를 키우는 양식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고통의 양식에 더 접근해야겠습니다. 가난한 자가 가난을 이해하고 가난을 돕는 것처럼 ,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고통에 빠진 사람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좀더 아파야겠습니다. 우리가 좀더 배고파야겠습니다. 우리가 좀더 외로워야겠습니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통하여 삶 전체를 또한 우리 영혼의 미세한 혈관까지 감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닥친 모든 위기들, 우리 민족이 당면한 모든 부조리와 부조화를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도록 저희들을 가르쳐주십시오.

누구누구 때문이 아니라 모두 저 때문입니다. 제가 사랑이 부족했고 모든 고통을 피하려고만 했으며, 혼자 배불렀고, 혼자 안일했습니다. 모든 구조적 모순을 제가 만들었습니다. 용기가 없었고, 말만 무성했고, 제 논리만 만들었습니다. 영성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고, 꾀를 부리며 살았습니다.

이제 봉쇄수도원의 수도자처럼 세상을 위해 다시 기도하게 하시고, 수도자처럼 삶을 간소화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어떤 통렬한 비판도 따뜻한 관심 한줄기만 못하다는 것을 압니다.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것들, 편파적이고 왜곡된 가치들, 무성한 관념과 언어들, 변질들, 이 모든 것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내가 고통스러워야 하겠습니다. 내가 더 아프고 눈물을 흘려야겠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배웁니다. 늘 외롭고 늘 지치셔서 혼자 기도하시던 그 삶을 닮아야겠습니다. 그 길은 결코 그럴듯하지 못했고, 배고픔과 외로움과 배신감으로 가득 찬 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무엇을 바라보셨는지, 그 모든 고통너머 무엇을 바라보셨는지 저희들이 공감하고 깨달아 알게 하여주시옵소서. 어떤 고통의 양식도 예수님은 기꺼이 받아들이셨음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고통스럽다 해도 주님이 이미 몸으로 겪어낸 인간의 고통입니다. 십자가까지 말입니다.

우리는 너무 작습니다. 또 외롭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바라보는 그 무엇은 바로 예수님의 삶이었고 사랑이었고 그리고 고통이었습니다. 저희들이 이 고통을 배우는 일에 지치지 말게 도와주십시오. 고통을 올바로 배우게 도와주십시오. 결국은 진리의 길을 가시고 진리의 등불을 밝힌 것처럼, 저희들의 삶이 그리스도의 가치로 빛날 수 있길 기도합니다. 그때그때 늘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늘 돌아보게 하옵소서. 불평하지 말게 하옵소서.

예배를 바치고 나면 우리는 또 세상으로 나갑니다. 나갈 때 예수님의 고통을 함께 가져가게 해 주십시오. 이 귀한 시간을 감사드리며, 이 예배를 주님께 부탁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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