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실위, 과연 통합의 완성일까? 갈등의 시작일까?

김명섭
  • 2457
  • 2012-07-07 00:08:03
0. 역사적인 총회와 총실위

오늘 열리는 총실위와 지난번 제29차 총회를 가리켜 가히 \\'역사적인 총회\\'라고 평가 했던 주장들은 실로 의미심장(?) 하다. 하지만, 진정으로 제29차 총회와 오늘의 열리는 총실위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를 제대로 하려면, 최소한 지난 반세기 한국감리교회의 분열과 통합의 역사를 반드시 전제 해야 할 것이다.



1. 제1차 \\'복흥파와 재건파의 분열\\'

1945년 해방 이후 감리교회는 일제말기에 친일교권을 장악했던 복흥파와 일제의 탄압으로 강단을 빼앗겼다가 복귀한 이들, 교단의 재건을 주창했던 재건파 간의 갈등이 였다. 하지만, 갈등의 본질은 목회자들의 출신지역(이북과 이남)에 의한 파벌다툼이 였다. 재건파는 1946년 동대문교회에서 연합연회를 구성했고 이에 맞서 복흥파는 그해 9월 특별총회로 독자적으로 감독을 선출했다. 이에 재건파도 1948년 1월에 자체적으로 총회를 열어 감독을 선출함으로 두 명의 감독이 선출되어 대립했다. 이와 같은 감리교회 최초의 분열은 결국 1949년 4월 합동총회에서 김유순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하면서 수습 되었다.



2. 제2차 \\'총리원과 호헌파의 분열’

6.25 전쟁 이후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1951년 11월 부산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전시임시조치법\\'을 통과시키고 유형기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했다. 미감리교회의 지원으로 전후 복구사업에 앞장섰던 유감독은 1954년 대전총회에서 헌법을 개정하여 재선했는데 이것이 분열의 원인이 되었다. 당시 감독의 자격은 6년 연속시무 조항이 있었는데 유감독은 일제말기 친미분자로 파면되어 위의 시무조항을 지키지 못해서 감독자격 조항에 저촉되었다. 이에 반발한 일부 총대들에 의해서 1955년 3월 개헌에 반대하여 호헌을 표방한 이들이 천안에서 \\'감리교호헌전국신도대회\\'를 열어 독자적으로 김응태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명 \\'선교불사건\\'에 대한 문제와 목회자들의 지역주의에 따른 갈등이였다. 유감독의 은퇴로 분열 3년만인 1958년 10월 \\'통일전권위원회\\'를 통해 \\'연합연회\\'를 열어 극적으로 통합하게 되었다.



3. 제3차 \\'총리원과 갱신측의 분열’

1960년 4월19일 이후 소장 목회자들에 의해 교단의 혁신을 주장했지만 오히려 교단 내부의 파벌 간의 알력은 더 심화되었다. 4년 마다 열리는 총회는 교단발전과 선교사업에 대한 토의 보다는 감독선거에 모든 총력을 쏟아서 선교적인 폐해를 거듭했다. 특히 1967년 3월 제10회 총회에서 135회의 투표 끝에 감독을 선출함으로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74년 10월 제12차 총회에서 교단 내의 심각한 파벌운동에 반발하여 교회갱신을 부르짖으며 갱신총회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총리원측과 갱신측의 분열은 4년 후인 1978년 10월 제13회 총회에서 극적으로 통합을 이루게 된다.
이때 교권싸움에 대한 반성으로 중앙집권적인 감독의 전횡과 선거과열을 막고자 평신도대표들에게 목회자와 동수의 총대권 부여되었고, 현재의 다원감독제 등을 채택하게 되었다. 그 이후, 교권의 분할로 외적인 과열은 없는 듯 했지만 연회감독선거를 둘러싼 과열과 혼탁양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70년대~80년대는 지역주의에 근거한 각 파벌이 주도하는 써클정치의 양상으로 전개되던 선거과열은 90년대에 이르러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등장과 출신학교 간의 갈등으로 본격적인 금권타락선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4. 제4차 ‘천안총회측(KD)과 종교총회측(反KD)의 분열’

한국감리교회의 제4차 분열은 1978년 통합총회로 부터 30년이 지난 2008년 4년제 전임감독제로 인한 선거과열과 후보자격문제 등으로 시작되었다. 감리교회는 제28차 안산총회에서 양측으로 대립하며 소위 천안총회측(KD측)과 종교총회측(반KD)으로 양분되어 치열한 법정공방 속에서 4년간 갈등하였다. 2012년 5월 법원이 김기택목사를 임시감독회장으로 선임함으로 선한목자교회에서 제29차 총회로 모여서 표면적인 통합은 이루었으나...

    * 오늘 열리는 총회실행위원회 이후에 감리교회의 역사는 과연, 어떻게 기록 될 것인가?
**  총실위의 참석자들은 이와 같은 역사적인(?) 순간에 대해서 과연, 인식하고 있을까?



5. 패군지장불어병(敗軍之將不語兵)

한국감리교회사는 2008년 감독회장선거로 비롯된 감리교사태를 감리교회의 제4차 분열로 기록할 것이다. 감리교회의 1차, 2차, 3차의 분열의 원인은 교권다툼이 였으며, 그중 제3차 분열은 몇 가지 제도적인 개혁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전감목은 한국감리교회의 4차 분열과 통합의 과정을 통해서 교권다툼과 몇가지 임기응변에 그치는 제도개혁의 차원을 넘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신앙운동의 차원으로 끌어올려 사태의 본질을 성찰할 것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전감목의 성찰과 노력은 지난 법원의 임시감독회장 선임결정과 역사의식을 상실한 현실주의자(?)들에 의해 부질 없는 한낱 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패군지장불이어병\" - 전쟁에서 패한 장수는 병법을 논하지 않는다(?)



6. 제29차 미완의 총회,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는 감리교사태

지난 4년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 까지 감리교사태는 누가 감독회장이냐, 법적인 정당성 논란, 선거와 총회등의 해법을 다투는 소위 정상화(?)라는 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집중했지만 그 결과는 참람했다. 법원의 판결로 간신히 열린 제29차 총회 이후, 오늘 열리는 총실위에 대해서 저마다의 속셈을 갖고 기대(?) 하고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그 결과는 4년전으로의 회귀...다시 원점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선거의 진행이 결정되든, 전향적인 임시입법의회가 결의되든, 그 어떤 결정을 통해서도 양측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이 없는 까닭이다.  



7. 개혁 없이 정상화 없다.

기존의 총대들에 의해 간접선거방식으로 치뤄지는 돈선거와 연회원들의 투표로 선출되지 않은 총회대표들로 구성된 총회로는 사태해결은 물론이고, 존경은 커녕, 인정 받는 지도자를 세울 수 없다. 또한, 기존의 총대들에 의해서 시행되는 선거와 총회는 반으로 갈라진 여론을 통합할 방법과 권위도 없다. 무엇보다, 기존의 선거제도, 총대제도로는 결코 미래 지향적인 선교적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만일, 오늘 총실위가 통합의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된다면...감리교공동체는 원하든 원치 않든, 전감목이 주장했던 이상적인 주장(?)에 대해서 또다시 성찰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명예직인 <다원감독제>를 행정직인 <연회장제도>로, 비민주적인 <간선제>를 민주적인 <직선제>로,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원로원화 된 <입법총대제도>를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입법총대 직선제>로 전면개정 하는데 지혜를 모으고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 실현 역시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라 전체 감리교구성원의 전체투표를 통해서 평화적이며 합리적이며 민주적인 방식으로 실현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착종된 상황에서 과거 악습의 폐해로 착종된 지금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무너진 감리교회의 권위와 질서를 세우고 다시 희망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은 전체 연회정회원이 참여하는 ‘국민투표에 준하는 전체투표를 통해서 임시개혁입법(일괄타결안)을 결의해서 선거법(연회원 직선제)과 의회법(입법총대 직선제)을 근본적으로 개정하고, 그 개정된 개혁입법에 따라 전체 연회원이 참여하는 ‘감독 및 연회장’ 선거를 실시해서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권위와 인정을 받는 영적인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를 세우고 나아가서 미래 지향적인 선교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갖춘 한국감리교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감리교 목회자 3천여명이 염원하고 서명했던 개혁총회안의 구체적인 방향성이며 정신이요, 한국감리교회가 4차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오늘 총실위는 이러한 주장의 \\'바로미터(barometer)\\'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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