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감독은 과한 욕심을 부린 것인가?

주병환
  • 3152
  • 2012-07-16 21:33:27
김기택감독은,  감리교회의 화해와 화합을 이루어보자, 이루어가자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임시감독회장으로 선임되고부터 지금까지의 행보, 그리고 작금의 현실...
이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은 이미 박경양목사님의(탁월한) 글 속에 잘 제시되어 있습니다.

허나, 박경양목사님의 글은,
정치 현실에 발을 들여놓은 현장가, 혹은 정치활동가의 시각에서의 분석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박목사님의 시각에서 그리 분석한 내용은 그 자체로서는 아주 훌륭합니다.
  
그런데, 나는, 김기택감독에 대해서 목회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싶습니다.
나는, 김기택감독께서  감리교회의 화해와 화합을 이루어보자, 이루어가자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에
대해 좋게 받아들입니다. 좋은 취임일성이라고 봅니다.
목사는... 모름지기 화해와 회복을 늘 지향하고 도모하는 것이 전문인 사람들 아닙니까?
하나님 앞에 서있는 신앙인들의  지평에서도 마땅한 선택 아닙니까?

문제는... 김기택감독께서 그 후 내놓은 소위 로드맵이란 것의 실체가
김기택감독께서 천명한 화해와 회복의 철학 내지는  염원을 짖밟는 방향으로 일을 끌고가는 데
있는 것이지요.

나는, 김기택감독에게 누가 정책적인 자문을 하는 지 알지 못합니다.
(내 개인적으로는 김기택감독을 알지 못합니다. 여지껏 면대면 한 적이 없으니 맗입니다.)

김기택감독으로 하여금 <선총회 + 총회와  선거 동시개봉작전>을 로드맵으로 제시한 참모가 누구인지 나는 모릅니다만, 옛 시대의 봉건주의적 용어로 표현해보면,
김기택감독님은 주군, 그 참모(혹은 참모들)은 책사들이라 할 수 있을 터인데,

지금의 상황은... 주군이 적절한 대의를 공포했는데, 그 대의를 현실화시키는 책사들이
얼핏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군의 대의를 짖밟는 결과를 초래하는 엉터리 책략을
내놓아, 주군의 얼굴에 먹칠한 형국이 지금의 감리교판인 것이지요.

그 책사들에게서는 <아주 음흉한, 궁중의 늙은 내시적인 풍모>가 읽히는군요.
옛날 같았으면, 이따위 책략 내놓은 책사들은, 단칼에 목이 달아나는 참수형에 처해졌을 것입니다.

물론... 이 모든 책임은 김기택감독께서 지셔야하는 것이지요.
참모들이, 주군격인 김감독의 대의를 무너뜨리는 책략을 내놓았다해도,
그걸 간파할 수 있는 눈이 있었어야 했고, 그럼으로서 자기가 자기 발등찍는 일은 방지했었어야 했던 것이지요.

김기택감독은... 천상 목회자인 분입니다.
책략을 구사해서 기여코 권력을 손에 쥐는 정치가는 못됩니다.
나쁘게 말하면,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갈 지도자로서의 감독회장감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늘, 화해와 회복을 도모하며 살아왔던 좋은 목사> 였을 것 같습니다.

그 위에, 서울연회 감독을 하셨기에, 정치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면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리 판단합니다.

서울연회는... 감신출신목사들의 아성 아닙니까?
그러므로 연회감독들도 줄줄이 감신출신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감독경합자라 해봐야 감신직계 선후배들이고, 그러니, 한번 안 되었어도  다음 번엔 세워줄 수밖에 없는,
그런... 정치 무풍지대같은 곳이 서울연회이지요.

그러나, 내가 속해있는 중앙연회만해도, 감신과 협성이 백중세이지요.
연회정치에서부터 힘과 힘이 부딪치고, 캐스팅보트가 작동하고...
중앙연회적 상황이 오늘 우리 감리교판의 총회상황과 그 구조적 유사성이 있지요.

그러므로 임시감독회장을 세운다 했을때,
사실은, 서울연회감독보다는 지금의 총회판과 비슷한 세력분포도를 가진 중앙연회나 (그 비슷한 여타 연회) 감독을 택했더라면, (연회차원에서 이미 충분히 예행연습 해본 것으로 비유될 수 있으니)
보다 현실적인 책략을 내놓았을 가능성이 높지요.

지금, 상황은 점점 더 꼬여갑니다. 책사들이 책략을 잘못내놓은 겁니다.
바로 등잔 밑에 있는 책사들이 주군의 대의를 짓밟으며, 은밀히 기득권연장을 도모하는 형국...
이것이 작금의 감리교정치판의 현실이지요.

1)이걸 못 보고있다면, 김기택감독은 (사람은 좋고,신실한 목사긴해도) 멍청한 인간인 게지요.
2)이미 알고있는 거라면, 소심한 양반인 것이고,
3)로드맵 발표할  처음부터 알고있었다면, 음흉한 양반인 게지요.

나는, 김기택감독이 1번이나 2번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렇다해도 책임은 다 임시감독회장 본인이 지셔야하는 게지요.
세상정치판에서도 부하가 잘못한 경우, 지휘관이 책임지듯이 말입니다.

난, 사실 엊그제 토요일 아침에 <지금이라도 책략을 바꾸라>라고 말한 것입니다.
김기택감독이 취임일성으로 선언한 대의가 옳으니, 그 대의를 오늘의 감리교판에서
구체화시킬 수있는 현실성있는 책략을 지금이라도 취하도록 해야할 것 아닌가는 하소연이기도
했습니다.    

김기택감독께서 기득권유지를 모색하는 <궁중내시같은 노련한 책사들>에게 휘둘린 것인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김기택감독님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내 알지 못하지만,
전자라면 이용당하신 것이고,
후자라면 천하에 뻔뻔스런 위선자인 게 됩니다.

내가 볼 땐, 전자인 것 같습니다만...

이미 주시위는 던져졌습니다. 이 게시판 또한... 장정의 규정을 영원한 절대규범인 것처럼
휘두르는 <법대로주의자>들이 대중을 이루지만,  법대로?
예. 법대로 밀어부치면 반드시 <광화문-서대문 커넥션>이 승리합니다.  

그러면서 화해?  무슨 얼어죽을 화해입니까?  말이나 말지...

<궁중내시들이 꾸민듯한 음흉한 책략>으로 선거판승리를 쟁취한 <광화문-서대문 커넥션>이
<또 이겼다>며 승리의 축배를 드는 순간,
그 순간은... 하나님 앞에서 참담한 비극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마음이 떠나면...
법조문 들이대며 옳으니 그르니 따지고 드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짓거리인지 아십니까?  

(인간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나서, 현실을 보니,
아... 장정의 법규정이라는 것도,  그 옳음을 주장하며  밀어부치는 게 통할 수 있는,
유효기간 내지는  유통기한이 있는 거구나  깊- 이  깊-이 깨닫게됩니다. )

화해도, 회복도 그 유효기간 안에서 도모되어야 선한 결과에 이르게되지,
그 유효기간 지나, 마침내 마음이 돌아서면, 그걸로 끝이지요.  


김기택 임시감독회장님.

나는 김감독님이 음흉한 책략가가 아니라 믿습니다.
안되셨습니다.


          2012.7.16. 월요일    성현교회 주병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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