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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김명섭
- 2298
- 2012-07-20 06:52:31
혹여라도 독자들의 오해가 없길 바란다. 본 글의 제목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라는 문장은 현재 세습에 관해 필자와 논쟁을 벌이고 계시는 오세영목사님을 적시 하는 말이 아니다. 이 바보가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가는 본 글의 행간과 말미에 비로소 나온다. 성급한 독자들이나 오독과 비약에 능통한 이들의 경계를 바라는 바이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는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넓게 쓰인 어구로, 이 덕분에 빌 클린턴은 당시 현직 대통령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누르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1. 교회세습을 반대하는 열 가지 이유
오세영목사님은 세습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열 가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셨다.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기독교의 신분화 2. 교회의 사유화 3. 공정한 기회박탈 4. 세상에 덕이 안됨 5. 이기주의적 발상 6. 자격과 자질의 미달 7. 목회자질부족 8. 기독교타락의 대표적인 사례 9. 분란에 의한 교세감소의 원인 10. 영혼의 실족 등이다. 오목사님의 열 가지 내용을 분석해서 공통분모를 찾아 쟁점화 시켜보니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2. 교회세습의 세 가지 문제점
첫째, 이기적인 탐욕으로 부와 권력의 유지하기 위해서 교회를 사유화한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중세시대 신분제와 같은 신분의 계급 즉, 귀족화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세습담임자의 경우는 영성부재와 목회적 자질 등이 특혜에 의한 선임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다른 목회자들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공정사회의 정의관념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셋째, 물질주의 성공주의에 의한 세속화로 인한 기독교타락의 전형이 되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개체교회의 분란과 기독교 쇄락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나는 다시 위의 세 가지 문장을 다시 한 단어로 집약해 보았다. 한마디로 교회세습의 문제점은 첫째, 교회의 사유화, 둘째, 불공정으로 인한 양극화, 셋째, 교회의 세속화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혹시 그릇되거나 생략된 부분이 있다면 추후에 부연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3. 사유화, 양극화, 세속화
오세영목사님의 교회세습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참으로 지당하고 백번 옳으신 지적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목사님께 이렇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교회의 사유화\\', \\'불공정에 의한 양극화\\', \\'교회의 세속화\\' 등의 문제들이 과연, 교회세습을 감행한 특정한 목사님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입니까? 세습의 부당성에 대한 타당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위의 문제는 한국교회와 대다수의 목회자들에게 해당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까닭이다. (오세영목사님과의 첫번째 댓글에서) \"세습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며, 큰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게 기본적인 입장입니다.\"고 말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큰 문제는 따로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교회세습보다 더 큰 문제가 무엇이냐?
4. 세습의 현상과 본질
교회세습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교회세습이란 교회의 본질을 상실한 한국교회라는 나무에서 맺힌 하나의 열매일 뿐이며, 뿌리와 나무는 따로 있다. 굳이 열매와 나무, 현상과 본질을 구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세습이라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찾기 위함이다. 실제로, 교회세습에 대한 오랜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계속되는 이유가 바로여기에 있다. 뿌리는 오목사님이 잘 지적한 대로 이기심과 탐욕이며, 그 나무는 세습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 곧 \\'시스템(제도)\\'이다. 해서, 세습이라는 현상 자체 보다 그와 같은 열매를 맺게 하는 나무(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나는 확신한다. 이것이 (오세영목사님과의 댓글에서) \"세습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며\"라고 주장했던 이유다.
5. 이기심과 탐욕에 의한 교회의 사유화
그렇다면, 이제 오목사님께서 지적하신 열 가지 세습의 부당성에 대해서 정리했던 세 가지 쟁점에 대해서 각각 하나씩 세밀히 살펴 봐야 할 것이다.
그 첫째는 \"이기적인 탐욕으로 부와 권력의 유지하기 위해서 교회를 사유화한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로 마치 중세시대 신분제도와 같은 신분의 귀족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한국감리교회는 오래전 \\'파송제\\'와 \\'봉급제\\'라는 공교회의 근간을 포기하고, 개교회주의를 선택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놀라운 부흥과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동시에 교회의 공교회성과 투명성을 상실했다. 이제 한국감리교회는 감독이나 감리사 등의 유명무실한 직제와 각종 부담금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감리교회의 은급제도 역시 이와 같은 공교회성의 기반이였지만, \\'돈넣고 돈먹기\\'식의 신은급법으로 이마져 상실하고 말았다.
6. 개교회주의
하지만, 이와 같이 \\'개교회주의\\'가 정착된 상황에서 교회의 사유화는 소위, 혁명에 준하는 개혁이 아니고서는 결코 누구도 거스릴 수 없는 대세가 되버린 것이 오늘 한국감리교회의 현주소다. 이러한 가운데 기득권을 대물림 하는 귀족층이 생겨났고, 평민에서 귀족이 되는 것은 하늘에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렵게 되었다. 오늘날 한국감리교회의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의 심각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한쪽은 배터져 죽고, 한쪽은 배고파 죽는 비극적인 현실이 되버린 것이다. 한쪽은 너무 부요해서 타락하고 한쪽은 너무 가난해서 치졸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교회세습문제는 어느덧 미자립교회의 문제와 목회자수급불균형 문제에 까지 연결된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세습은 개교회주의가 만들어 낸 하나의 기형적인 열매요. 열매를 맺게 하는 나무와 가지는 바로 이러한 열매가 가능하게 만들고 보장해 주는 시스템이며 그 뿌리는 이기심과 탐욕이다.
7. 불합리한 구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와 같은 현상에 특혜를 누리는 귀족교회와 귀족목회자들이 권력(입법권과 행정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서, 감리교공동체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평민교회와 목회자들은 불합리한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오늘날, 개체교회의 대표들은 연급에 의해서 선거권을 제한 받고 있으며,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입법총대를 연급에 의해서 선출하고 있다. 얼마전 박경양목사님이 구체적으로 지적하신대로 유력한 교회가 선거권과 총대권을 싹쓸이 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에서 개교회주의에 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교회세습을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입법구조를 민주적으로 바꾸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UMC처럼 개체교회별 목회자대표 1인, 평신도대표 1인(장로가 없는 교회 포함)을 총대로 세우는 것이다.
8. 노블레스 오블리제
현재 납부시기의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담금문제는 본질을 한참 벗어나고 있는 논쟁이다. 한국감리교회는 모든 교회에 동일한 비율로 부담금을 징수하고 있다.(간혹 지방별로 차등을 두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겉으로 보면, 평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매우 공정하지 못하다. 10억의 1%와 1억의 1%는 차원이 다르다. 10억 10%은 1억은 1%가 타당하다. 요즘 유행하는 \\'경제민주화의 원리\\'에 따르면, 부담금은 교회의 크기와 규모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체교회지도자들은 이와 같은 불공정함을 표출할 기회도 능력도 없다. 더 기가막힌 현실은 노블레스오블리제를 감당해야 할 유력한 교회들이 부담금 조차도 속여서 낸다는 현실이다. 차후에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부담금의 현실화를 통해 최저생계비와 미자립교회대책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9. 바보야, 문제는 \\'법\\'이 아니라, \\'입법구조\\'야
이를 위해서 반드시, 입법의회와 선거권 확대를 실현해야만 한다. 교회세습문제 뿐만 아니라 감리교회의 모든 현안은 입법구조에 달려 있다. 국민들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선거와 투표 이외에는 없다. 하지만, 감리교회는 다수의 개체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부여해야 할 <감독선거권>과 <입법총대선출권> 을 제도적으로 박탈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문제제기에 대해서 외면하고, 세습이라는 지협적인 문제에만 집착하거나 맹목적인 준법(?)을 설파하는 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통탄스러울 뿐이다.
10. to be continued
교회세습의 불공정성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