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서

이경남
  • 1725
  • 2023-04-30 15:27:22
이경남 목사의 518 그리고 415 이야기 "증언"

책을 내면서

1999년 518 회고록 20년만의 고백을 쓰고 난 후 이것이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하며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20년 간 수십 차례에 걸쳐 국내외 방송이나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토론을 하고 때론 강의도 하며 모아진 자료들을 책으로 남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1990년대 후반부터 518 북한 개입에 대한 주장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이 문제에 대한 저의 의견이 글의 후반부에 실려 있습니다
2021년 518 재단의 요청으로 전두환 광주고법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을 하며 일몰의 시간 518 묘역을 방문한 일이 있는데 그 적막한 묘역에서 느꼈던 슬픔과 평화로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또 가끔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기도 하는데 거기 누워있는 20여명 동료들을 생각하며 동일한 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정을 알지 못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시민들을 폭행하고 학살한 잔학한 군인들이겠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군인 희생자 대부분은 영문도 모른 채 현장으로 출동을 하고 그 소요에 휘말리며 애꿎게 희생을 당한 우리의 아들들이고 형제들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부록으로 415 선거부정에 대한 글을 실을 예정인데 이게 가능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미국 국가안보센터의 정보분석관 그랜트 뉴셤의 보고서는 지난 2020년 우리나라 제 20대 총선에서 벌어진 민주당의 선거 부정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를 잘 밝히고 있는 비중있는 글입니다
518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고통스런 사건이고 이런 518을 팔아 집권 세력이 된 민주당 사람들이 이런 선거 부정을 저지르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렸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이 진실을 밝혀 엄단에 처하며 선거 정의를 바로 세우지 아니하면 한국 사회는 중국같이 소수 권력 엘리트들이 디지털 기술 범죄를 이용하여 국가 권력을 독점하는 전체주의 사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518에 대한 두 편의 시를 통해 저의 마음을 남깁니다

518 국립묘지에서

일몰의 묘지는
인적마저 끊긴 고적한 모습이다
그러나 나는 홀로 이곳을 걷는다
대리석이 깔린 오르막 광장과
거대한 조형물은 위압적인 형상으로
내 육체뿐 아니라 마음까지 무겁게 짓누른다
그러나 파란 잔디밭과 그 위
가지런히 놓인 비석들은 이내
내 마음에 평화와 안식을 주고
나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묘비 하나하나
비문 하나하나를 돌아보고 있다
아 초등학교 4년 전재수 중학교 1년 방광범
나는 지금도 그 장면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1 묘역을 지나
2 묘역으로 향하니
가까운 지인의 비석도 놓여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약2:17)"
아마 이 친구는 이런 믿음으로
이렇게 이른 나이에 하나의 기념비로 남았으리라
발길을 돌려 구 묘역으로 향하니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분노에 찬 시를 쏟으며
우리들의 가슴에 혁명의 불을 지르던 김남주
그리고
자기 한 목숨 바쳐
어두운 역사에 부활의 생명이 되겠다던
한신대생 류동운과
아버지 류연창 목사 부자의 묘비도 있다
이 고요하고 적막한 518 묘역을 걸으며
나는 지금 어떤 음성을 듣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고통과 슬픔은 족하지 않느냐고
이제는 살륙이 아니라
증오가 아니라
통곡이 아니라
생명의 역사를 만들고
화평의 역사를 만들고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저물어 가는 묘역에
산새들의 노래 소리가 참 평화롭다

2021.7.14. 광주고등법원 전두환 항소심 증인으로 갔다가 518 묘지에서


28 묘역

동작동 국립묘지 28 묘역에는
80년 5월 광주에서 전사한
20여명 군인들의 묘비가 있다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은 계엄군
사람들은 경멸의 눈초리를 보내고
유족들도 민망하지만
그러나 진실은 그게 아니다
중사 최갑규
그는 정선 사람
교회 장로의 아들이었던 그 역시
기독교인
누구에게 험한 소리 한번 할 줄 모르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5월 24일 송암동 교전에서
아군의 총격을 받고
복부관통상을 당하며 사망한다
국가는 인헌무공훈장을 수여하며
애꿎은 죽음을 포장하지만
이후 들어선 정부는 이것마저 박탈하고
지금은 전사자도 아닌 순직자로
강등되어 여기에 누워있다
그는 당시 하사였다
상병 권용운
11공수 63대대 8지역대 5중대 화기병
21일 차량 돌진을 피해 도피하다 넘어지고
그 위를 아군 장갑차가 덮치며 처참한 죽음을 맞는다
그는 당시 아무 것도 모르는 신참내기 일병이었다
상병 이관형
7공수 수송부의 운전병
21일 오후 조선대에서 탈출하다
무장 시위대의 총격을 받고
차량이 멈추고
포로가 된 그는 무참하게 난자를 당하며 살해된다
격노한 시위대는 그의 시신을 차량에 달고
시내를 질주 온 몸이 갈려 없어졌다
중사 이영권 상병 김인태 상병 김지호 병장 이상수
병장 권석원 병장 김경용 중사 김용석 상사 정관철
일병 손광식 일병 권성환 일병 최필양 상병 김명철
병장 강용래 병장 이종규 병장 변광열 중사 이병택
......
이들의 죽음 역시 다 같았으리라
518이 항쟁을 넘어 종교가 되어 버린 지금
나는 이제 시민들이 아니라
이런 동료들의 죽음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80년 5월의 광주 시민들을
우리가 기억하듯
이런 부당한 죽음도 기억해야 하리라
1980년 5월 18일 오후 이들에게 떨어진 출동 명령은
“제주도에 침투한 대규모의 게릴라들을 소탕하라”
아 우리의 사랑스런 아들들이
형제들이 남편들이
이렇게 죽었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2022.6.13.월요일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사진은 1980년 5월 24일 송암동에서 광주보병학교 무반동포 매복조에 걸려 피격된 공수부대 수송 차량이다 이 차에 탑승하고 있었던 필자는 중상을 입고 9개월 간의 병상 생활을 하였다


책을 내면서
추천사

목차

1.20년만의 고백(당대비평)
2.블러디 선데이 영화 평론(씨네 21)
3.이경남 목사 동행 취재기(시사저널 고재규 기자)
4.늘 광주에 대해 쓰고 싶었다(오마이뉴스 박수원 기자)
5.광주 영화를 꿈꾼다(한겨레21 김수경 기자)
6.손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cbs)
7.학살의 현장에서 피워올린 진실이라는 꽃 한송이(전남일보 오선우기자)
8.518을 기록하겠다는 마음이 늘 있었다(평택시민신문 안노연 기자)
9..518 국회 토론 발표문(국회 국제회의실)
10.518 이해와 오해(대학 강의록)
11.광주고등법원 전두환 항소심 증언
12.518 북한 개입설과 미기밀해제문서 문제

부록(미정)
415 선거 부정 보고서(그랜트 뉴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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