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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사설]감리교의 목회자 세습 금지 추진 환영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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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28 09:00:00
그동안 일부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진 목회자 세습이 많은 사회적 비난을 불러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들이 담임목사인 교회에서 아버지 원로목사가 틈만 나면 설교를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형 교회의 목회자 세습은 이 문제를 처음 일으켰던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가 지난 6월 “아들을 무리하게 담임목사로 세운 것은 일생일대 최대의 실수였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김 목사는 1997년 교회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들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준 바 있다. 그것도 무기명 비밀투표가 아니라 기립방식의 공개투표로 진행했다.
목회자 세습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정작 세습을 추진하는 목사는 ‘내가 일군 교회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게 무슨 문제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부에선 아예 세습이라는 말조차 부정하고 있다. 유능한 목회자를 모시는데 현재 목회자 아들이라고 해서 안된다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시각이다. 감리교가 장정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해서 입법회의에서 쉽게 통과하리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목회자 세습 제한 규정이 완화되거나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대형 교회 상당수가 여전히 세습을 추진하고 있거나,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부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관행화하고 있는 목회자 세습에 반대한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말했다. 목회자 세습 관행은 욕심을 버리라는 이 같은 예수 가르침에도 어긋난다. 영원한 구원을 위해 빈손으로 세상을 떠난 예수의 삶을 돌이켜 보면 현재 대형 교회가 벌이고 있는 목회자 세습 추진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교회는 목회자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다. 감리교의 목회자 세습 금지 움직임이 전체 기독교 교회 혁신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