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떡2어 이야기

최준식
  • 1794
  • 2012-09-05 22:31:31
샬롬~ 무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항상 감게는 뜨겁네요.

가끔은 열도 식혀야하겠지요.

저는 중부연회 시흥남지방 불기둥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준식입니다.

개척한지 14년 되는, 아직도 목회가 뭔지 헤매는 젊은 목사입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가끔 저희 공동체가 사는 이야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소박하지만 재미나게 살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감도 받고 싶고 고민에 대해여 선배님들 통해 답도 듣고 싶고 기도도 받고 싶어서 입니다.
목회 현장에서 나오는  경험들을 나눌만한 공간이 별로 없고 해서
감리교 게시판에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 해서요....



첫번째 글은 남의 글로 시작하려 합니다.


아래 글은 지난 7월28일자 당당뉴스에 실린 저희교회 사역에 대한 기사입니다.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97#



#\\'오떡이어\\' 분식집

시흥시 정왕동, 조개구이로 유명한 작은 섬 오이도의 뒷골목에 자리잡은 오떡이어 분식집을 다녀왔다. 사람들이 붐비는 번화가에서 안쪽으로 한참이나 들어와 있고, 비록 3평 남짓의 좁은 공간이지만 날마다 손님들로 북적대는 이 작은 분식집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가게 이름은 오떡이어지만 이 가게는 결코 떡만 팔지 않는다. 메뉴가 여느 분식집 못지않게 다양하다.

모든 재료를 능력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 좋은 것으로 준비하는 집. 그래도 거의 모든 메뉴를 천 원짜리 달랑 한 장이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특이한 곳, ‘에이 가격이 싸면 맛은 좀 별로겠지...’ 섣불리 예단하면 큰 오산이다. 이래 뵈도 떡볶이 만드는 법을 고수에게 찾아가서 맛을 직접 전수받아 온 프로패셔널한 가게다.



    




이 분식집의 주인장은 불기둥교회를 섬기고 있는 최준식 목사(42)다. 그에게 있어 가게에 들어서는 손님은 단순한 손님이 아니다. 마치 톨스토이의 소설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의 ‘이브데이치’처럼 가게를 방문하는 모든 손님이 그에게는 예수님의 현현이다.

이 ‘오떡이어’의 VIP 고객은 주로 시흥시 정왕동의 아이들이다. 3개월 전 교회의 본질은 ‘코이노니아’이며, 신앙의 정수는 섬김과 나눔이라고 굳게 믿는 최준식, 정영미 목사 부부가 지역을 섬기고자 시작한 이 집은 요즘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어른 손님들도 늘어나고 있다.

맞벌이로 힘겹게 살아가는 부모들이 많아 스스로 자신을 돌봐야만 하는 마을의 아이들을 위해, 오병이어의 기적을 꿈꾸며 사랑을 전하는 ‘오떡이어’ 분식집에는 과연 어떤 꿈들이 담겨 있을까?



    



# 교회의 본질을 고민하다

기자가 그 집을 찾아 간 것은 지난 금요일(13일) 오후. 도착한 분식집은 불기둥 교회 바로 뒷편 옥터 초등학교 후문을 마주보고 있었다. 마침 그 날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말씀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세 분의 선생님이 돗자리를 펼치고 앉아있다. 교문을 나선 아이들이 익숙한 듯 각자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어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일일이 눈을 맞춰주며 처음 온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다. 곧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에 입고 있는 옷이 땀에 젖은 줄도 모르고 열심히도 가르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알고보니 분식집 메뉴만 \\'프로\\'한게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세분 모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전문가들이다.

5분정도의 말씀이 끝나면 아이들에게 스티커를 한 장씩 붙여준다. 보통의 커피숖들이 마케팅차원에서 하는 것처럼 10장의 스티커를 붙이게 돼있다. 그 이유가 재밌다. 말씀은 반복해서 10번쯤 들어야 믿음의 싹이 트게 되기 때문이라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란다. 모든 교회학교 교사들은 참고하시길...



    
    
  





성경공부가 끝나면 선생님이 붙여준 스티커를 가지고 아이들은 분식집으로 들어가서 떡볶이든 닭 강정이든 붙여진 스티커만큼의 메뉴를 먹을 수 있다. 먹을 걸 받아 든 아이들은 마냥 신나서 떠들어 대고, 다 먹었는데도 집에 가지 않고 분식점 주위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다. 매주 금요일이면 분식점을 기준으로 그 주변이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가 된다. 아이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충만하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3개월 전부터 ‘오떡이어’를 시작한 최준식 목사 부부. 이 밑지는 장사를 선뜻 시작한 것은 자신이 가진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였다. “하나님이 주신 물질과 건강을 누리는 것이 복이 아니라 그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 축복입니다.”라고 최목사 부부는 말한다.

최준식 목사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그는 교회를 개척해 10년 동안 지내오면서 스스로 가지고 있던 ‘교회론’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여느 교회들과 똑같이 빨리 교인들을 많이 전도해서 보란 듯이 교회를 건축하고 싶었단다. 그런데 두 번 정도 좌절하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목회를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나의 필요가 아니라 교인들과 지역의 필요를 섬기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최목사 부부가 가지고 있는 선교지 교회론이다.







지금 ‘오떡이어’에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진급도 미뤄둔 채, 함께 사람중심의 비전에 의기투합한 3분의 전도사님들, 오랜 불교신자였다가 최목사 부부를 통하여 새롭게 기독교 신앙에 눈을 뜨게 된 김차영씨 그리고 사업실패 후 오랜 방황을 거쳐 지금은 불기둥 교회를 통하여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재기에도 성공해서 바쁜 사업 틈틈이 와서 일손을 거드는 성봉제 성도 이렇게 7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이력 탓인지 유독 교육에 관심이 많은 정영미 사모는 부모없이 할아버지와 외롭게 살고 있는 승헌이를 양 아들로 삼아서 열심히 돌봐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부부는 앞으로 모든 아이들의 영적 부모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신앙적 교훈을 가르치는 높은 곳이 아니라 닫힌 교회 문을 박차고 나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공동체를 소망하는 최목사 부부. 그들의 바람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이 작은 분식집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목회의 열매가 영그러가고 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하와이의 몰로카이에서 문둥병 환자들을 돌보다 자신도 문둥병이 옮아 돌아가신 데미안 신부를 떠올렸다. 그는 문둥병에 걸렸음을 알게 된 후 첫 번째 주일 미사 설교 첫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문둥병자들은...”

아무래도 목회는 ‘하는’ 게 아니라 ‘사는’건가 보다.




2012.7.28일자 당당뉴스 최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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