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회 감독후보 강승진을 기억하며!

관리자
  • 2969
  • 2014-10-08 20:27:19
서울연회에서 필자는 26년을 목회하였고 여러 번 감독선거를 경험하였다.
금번 31회 총회감독선거만큼 깨끗하고 신사적으로 치러졌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당선되신 분도 잘했지만 강승진이란 후보의 등장과 함께 자연스레 펼쳐지는 선거판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한참 늦게 뛰어든 후보대열이어서 초반 절대 열세였음에도 불구하고 돌풍을 일으키며 접전하여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 할 수 없도록 만들었던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37 여년 이상 숨겨진 그의 삶이 하나씩 자연스럽게 벗어지며 알려지게 된 것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은평시립병원은 예부터 결핵환자 집성촌이 자리 잡은 곳으로 유명했다. 거기에 세워진 실로암교회의 담임자로 1973년 신학교 시절부터 시무하다, 예나 지금이나 큰 교회인 영등포제일교회 담임자로 79년에 부임한다. 그는 실로암교회를 떠나며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게 되었다 한다. 85년에 영등포제일교회를 사임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난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땐 큰 교회의 초빙이 있었지만 당시 실로암교회 담임자를 초빙교회로 보내고 몇 안 되는 실로암교회로 87년에 돌아온 것이다.
맘몬과 영화를 위해 올인 하는 인간의 속성을 볼 때 얼마나 경탄할 일인가!
당시 실로암 담임자는 강승진 목사님을 초빙하고자 하던 교회의 담임이 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을 이 감동적인 결단에 그들도 그 분을 담임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 한다.
또한 감리회에 잘 알려진 여러 가지의 선행과 미덕이 암암리에 알려지며 서울연회뿐 아니라 감리회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판이 이미 당선여부와 상관없이 진행되게 된 것이다.
그가 평생을 두고 지금까지 보여 왔던 행보는 필자가 박경양 목사의 글을 인용했던 것처럼 성공회 유낙준 신부와 같은 걸음이었음을 선거를 통하여 보게 된 것이다.

선거결과를 볼 때 서울연회의 유권자들은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선거에 임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강승진 후보를 찍지 않았다고 가치관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선거란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으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어서 그 누구의 선택이라도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강승진 목사라는 분을 후보로 세운 그룹에서 영향력 있는 분이 같이 본부에서 일한 경험으로 그의 정직, 청빈, 신실한 능력을 높이 산바 있기에 후보로 옹립했다 한다. 역시 큰 인물이 사람을 잘 알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강승진 후보는 사실 감독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 사람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가장 소중한 상을 받은 것이다. 그의 삶을 통해 함축된 향기가 선거를 통해 방출되면서 서울연회는 신선한 감동에 젖었었고 그의 캠프에서는 어느 때 보다도 색다른 흥분으로 선거를 치루기도 하였다.  

가난한자, 소외 된 자들과 함께했던 그의 삶은 선거기간 작은 교회에 더 큰 기대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겠지만 한국사회가 빈부의 격차로 갈등하고 있는 것처럼, 감리회나 모든 교회들이 심각한 빈부의 갈등구조에 몸살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이러한 일에 화합과 치유의 대안이라고 생각했기에 그의 낙선은 무척 아쉽기도 하다.  
바라기는 후보로서 대등한 지지를 받은 그가 계속 그 힘의 여세를 몰아 서울연회부터 작은 교회와 큰 교회의 갈등 내지는 불협화음에서 아름다운 동행이 이루어지도록 힘써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감독이 아니어도 당선된 이를 도와 서울연회의 아름다운 동행이 이제 시작되는 시점이 되도록 할 수 있는 힘이 이미 이번 선거를 통해 그에게 실려 있기 때문이다.

이전 박한희 2014-10-08 아랍선교회 선교세미나
다음 유삼봉 2014-10-08 큰 무리는 예수께서 명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