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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독, 감리회는 꿈조차 꿀 수 없는가요?
장병선
- 2257
- 2014-10-07 00:04:47
당당뉴스 박경양 | kmpeace@chol.com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종이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이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이후 가톨릭 신자가 100만 명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이 한국 방문 중에 보여준 감동스런 행동들 때문입니다. 교종 프란치스코는 한국 방문 중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잡아주고 위로하고 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예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황은 사제들에게 “어려운 시기에 사제이기에 앞서 사목자가 되어 달라. 보통의 사목자가 아니라 낮은 곳에서 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지는 사목자가 되어 달라.”고 말했습니다. 또 가는 곳마다 어린 아이를 끌어 않은 채 입을 맞추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라.”며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문화를 경계했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자들과 함께 하는 교종의 이런 모습이 가져다 준 결과입니다.
얼마 전 가까이 지내던 친구인 신부님이 주교가 됐습니다. 대한성공회는 지난 3일 대전교구의 제5대 교구장으로 전국 최초로 ‘대전 나눔의 집’ 지도사제 출신인 유낙준 신부를 주교로 선출했습니다. 유낙준 신부는 전체 대의원 108명 중 95명이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어 선출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품고 성공회 사제가 된 유낙준 신부는 빈민사목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가난한 이들의 탈 빈곤 운동에 앞장서서 ‘성공회대전나눔의집’을 열어 가난한 이웃들이 빈곤에서 탈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중전화부스에 쓰러져 잠들어 있던 청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살기 시작한 후 가출청소년을 위한 쉼터인 ‘대전시청소년쉼터’를 전국 최초로 만드는 등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아 왔습니다.
유낙준 신부가 주교로 선출된 후 성공회 관계자는 “가난한 이웃들과 현장에서 치열한 삶을 함께 해온 유낙준 신부가 대한성공회 대전교구의 5대 교구장으로서 여전히 빈곤의 늪에서 허덕이는 이들에게 희망으로 곁에 서는 성공회의 모습을 그려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감리회는 감독을 선출하는 중입니다. 모두가 감독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 분들이 경선에 나섰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된 것이거나 후보가 돈을 뿌리거나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선거를 끝낸 후 논란이 일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감리회는 감동이 아니라 조롱, 좋은 일이 아니라 좋지 않은 일로 일반에 회자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그렇지 않아도 힘든 감리회 선교는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감리회에서 이런 감동스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요? 또 감리회는 이런 꿈을 꾸는 것은 사치에 불과한 것일까요? 능력이 없고 갈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서 가난하고 힘겨운 곳을 찾아 간 사람, 홀로는 서기조차 어려운 가난한 이웃을 위해서 묵묵히 일한 사람, 감독이나 감독회장은 꿈도 꾸지 않지만 사람들이 내세워서 어쩔 수 없이 정말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나선 사람이 감독이 되고 감독회장이 되는 그런 꿈을 감리회가 꾸어서는 안 되는 사치스런 꿈인가요?
당-마크감리회에는 감독이나 감독회장은 당연히 대형교회 목회자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능력이고, 그것이 목회자를 평가하는 기준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이라면 예수님은 아예 감독이나 감독회장 후보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감독이나 감독회장을 맡을 사람은 큰 교회의 목사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감리회, 낮은 곳에서 힘겨운 이웃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예수의 삶을 살고자 했던 사람일지라도 작은 교회의 목회자라면 넘보아서는 안 되는 자리쯤으로 전락한 감독과 감독회장 자리, 그만큼 감리회가 부패하고 예수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이렇기 때문에 감리회에 대해서 누구도 감동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사람이 감동하지 못하는데 하나님인들 감동하시겠습니까?
하지만 꿈꾸고 싶습니다.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덩치만 큰 미숙아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가난하고 힘겨운 이들과 울고 웃고 또 그들의 친구가 되기를 힘쓰는 그런 사람이 감독이 되고 감독회장이 되는 감리회, 그래서 사람들이 감동할 수 있는 감리회를 꿈꾸고 싶습니다.
이번 감독선거에 나선 이 중에 어디 그런 사람 없나요? 교종 프란치스코, 대한 성공회의 유낙준 주교와 같은 사람, 작은 교회를 담임하고 있지만 예수를 닮으려는 꿈으로 가득한 사람, 그래서 그가 감독이 되면 사람들이 ‘그래 역시 감리교회야!’라고 가탄할 만한 사람이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