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론의 문제 2:...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엡 1:4)

관리자
  • 2658
  • 2015-01-21 19:25:39
바울은 복의 내용에 대해【4】[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라고 설명하고 있다.
[창세 전에](πρὸ καταβολής κόσμου)는 ‘세상의 기초가 놓이기 전에’라는 뜻이다(요 17:24, 벧전 1:20, 마 13:35, 눅 11:50, 히 4:3, 계 13:8).
[택하사](엑셀렉사토, ἐξελέξατο)는 “부정 과거 중성으로서 스스로 택하셨고, 한 번 택하심으로 영원히 택하셨다는 뜻이다. 이 낱말과 상관되는 히브리어 바아할(bãhar)은 아브라함의 자손을 하나님의 선민으로 택하신 것을 지시하였다(신 4:37, 7:6, 7, 사 41:8, 시 33:12, 47:4 등). 이 낱말은 신약에서 제자를 택하심(요 6:70, 13:18), 유다의 후계자를 택함(행 1:24) 등에 나타난 것처럼 (1) 많은 것 중에서 택하여 내는 것, (2) 그러므로 자연히 택함을 받지 못하고 남겨 둔 것이 있음이 암시되어 있다”(이상근).
결국 바울의 말은 하나님께서 세상 기초를 놓으시기 전에 벌써 인류 구원을 계획하셨다는 것이다. 그 구원 계획은 인간의 죄나 공로와는 상관없이 전지하신 영원한 하나님의 사랑의 본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을 [택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그리스도의 대속 죽음을 통해 결정적으로 성취되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원 효력이란 십자가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신 분이 바로 영원부터 구원 사업을 수행하신 선재의 그리스도라는 점에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선재하신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은 그분의 십자가의 구원 사건과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육신 이후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영원한 구원의 효력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네 가지의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1) [창세 전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셨다는 것은, 구원에 있어서 인간의 공로나 선행이 아무런 조건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인간이 아직 출생하지도 않고,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지 않은 때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택하심을 받았다고 하였다(9:11). 예수께서도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과실을 맺게 하고 또 너희 과실이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니라”(요 15:16)라고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면, 선택의 주도권은 인간 또는 인간의 어떤 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구원의 선택을 가리켜 ‘하나님의 자유로운 은총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2) [창세 전에] 하나님께서 인간을 선택하셨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 대한 즉흥적인 감정의 발로가 아니라, 영원하신 사랑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베어(F. W. Beare)는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신의 목적의 성취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헨리(M. Henry)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문 앞에 선 거지에게 적선할 때, 그것은 갑작스러운 결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를 위하여 물려주는 것은 깊은 생각의 결과이며, 그렇기 때문에 엄숙하게 그의 유언장을 기록하는 것이다.
(3) [창세 전에] 하나님의 선택 또는 선정은 독단적으로 개인의 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사람은 구원받도록 예정되고, 어떤 사람은 멸망당하도록 미리 작정된 것이 아니다(W. H. Taylor).
칼빈(J. Calvin)은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은 축복으로, 어떤 사람은 멸망으로 예정하신 하나님에 의한 영원한 선택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하나님의 영원한 선택이 많은 사람에게 의문을 일으키게 되겠지만 그들의 호기심이 만족될 수는 없다고 하였다.① 또한, 그는 “신의 영원하신 의지의 결정은 우리에게는 ‘강력하고 한없이 심오한 심연’이다. 거기에는 우리가 탐구할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이러한 탐구를 시작한다면 우리의 모든 오성은 허무화하고 말 것이다.”②라고 하여, 하나님의 이중 예정(선택)을 인간의 지성 밖의 문제로 규정지었다.
그는 또 이 구절(1:4)을 “창세 전에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된다면 우리의 공적과 그 외의 모든 것과는 무관한 하나님의 자유로운 은총에 의한 선택이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창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주석(해)서에서 인용할 경우 저자의 이름만 밝혔고, 같은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네 명 이하일 경우에는 본문의 괄호 속에 이름만 밝혔음.
1) J. T. McNeill, ed.,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Vol. 2, translated and indexed by L. Battles(Philadelphia: The Westminster Press, 1973, 6th. Rep.), pp. 920-921.
2) W. Neisel, 칼빈의 신학, 이종성 역(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73). p. 59.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전에] 멸망받도록 예정된 자들에게는 결코 은총의 선택일 수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이란 부당한 횡포를 일삼는 폭군일 따름이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의 죄와 멸망에 대해서 전혀 책임질 이유가 없다. 그들의 죄와 멸망은 그들이 창조되기도 전에 하나님에 의해 일방적으로 예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셨고 형벌을 가하셨다(창 3:6-19).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신다는 것은, 이미 인간에게 죄의 유혹을 이길 능력을 주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창 1:28, 2:15-17).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의 죄와 멸망에 대한 책임을 면할 길이 없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칼빈(J. Calvin)의 예정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나님의 선택의 대상은 전 인류이며 선택되는 것은 믿음에 의한 것이다(참조: 마 22:14). 이 말은 [우리](4절 중반)가 “에베소에 있는 성도들과 그리스도 안의 신실한 자들”(1:1)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 명백해진다. 이 점에 대해 웨슬레(J. Wesley)는 “하나님께서 미리 그리스도를 믿을 것으로 예지하고 있는 유대인과 이방인들이다.”라고 하였다.
(4) [창세 전], 즉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에 의해 된 선택에 대해 헨리(M. Henry)는 “다른 거룩한 은혜를 넘치게 하는 신비한 은혜의 근원이다.”라고 하였고, 헨드릭슨(W. Hendriksen)도 “선택은 모든 축복의 근거로서의 복이다.”라고 하였다.
바울은 선택의 목적에 대해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라고 설명하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사랑 안에서]라는 문구의 위치에 대해 (1) “우리를 택하사”의 앞에 놓여야 한다는 설(Flacius, Bucer, Flatt),③ (2) 5절의 “우리를 예정하사”의 앞에 놓여야 한다는 설,④ (3) 개역 한글 성서처럼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설⑤ 등이 있다. 선택이 하나님의 사랑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을 보아 (3)설을 취하는 것이 무난하다.
[거룩하고]는 하기우스(ἁγίους)로서 “‘다르다’ 또는 ‘분리되었다’는 뜻이다. 성전은 다른 건물과 다르기 때문에 거룩하다. 제사장은 다른 보통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거룩하다. 희생 제물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기 때문에 거룩하다.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다르기 때문에 지극히 거룩하시다. 안식일은 다른 날들과 다르기 때문에 거룩하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다른 인간들과 다르게 하기 위해서 그를 선택하셨다.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구별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으로부터 나오게 하는 구별이 아니라, 세상 안에서의 구별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인간의 법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법에 따라 살고 일하며 행동하는 것이다“(W. Barclay. 참조: W. H. Taylor).
[흠이 없게 하시려고]는 아모무스(ἀμώμους)로서 희생 제사와 관련된 용어이다. 율법에 의하면 제물로 바칠 짐승은 먼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일 어떤 결점이 발견되면, 하나님께 드릴 제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하여 거절당했다. 하나님께 바쳐지는 제물은 전혀 결점이 없어야만 되었다. “이 말은 모든 생명과 모든 인간을 하나님 앞에 드릴 제물로 생각하고 한 말이다”(W. Barclay).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앞에 바쳐질 만한 인격을 갖추며 생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신 목적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님 앞에 이렇다 할 결점 없이 그리스도의 법에 따라 살도록 하시기 위함이다. 이 말은 도덕적 완전무결을 뜻하기⑥보다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믿음에 의거함으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거룩하고 책망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Zahn,⑦ 黑崎幸吉).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3) in 이상근.
4) J. A. Bengel, “일본어 역 성서, Syriac, Chrysostom, Theophylact, Jerome, Koppe, Stier, H. A. W. Meyer, Eadie, Tischendorf”(in 이상근), A. Barry, 이상근, RSV.
5) M. Luther, J. Calvin, H. Alford, “Erasmus, Beza, Grotius, Vulgate, Coptic”(in 이상근), F. Foulkes, AV.
6) J. A. Bengel, H. Alford, T. K. Abott, “Chrysostom”(in 黑崎幸吉).
7) in 黑崎幸吉.

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년 2판 2쇄), pp. 308-312.

필자의 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3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HP 010-6889-3051

이전 민관기 2015-01-19 박영규 목사님
다음 관리자 2015-01-21 용서와 소 도둑이 된 바늘 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