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대신 소유지향으로 기우는 교회의 장래는 어둡다.

이재신
  • 2454
  • 2015-05-13 05:52:53
존재 대신 소유지향으로 기우는 교회의 장래는 어둡다.

소유에 집착하는 인간이나 사회를 향하여 책망하기를 그친 교회는 그 사명을 망각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는 사회 심리학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에릭 프롬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분석으로서 성경이나 칼 마르크스의 인간개념을 인용하여 소유에 집착하는 인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소유한다는 뜻은 꼭 물질만을 두고 하는 야그가 아니다. 신앙이든 관념이든 잘못된 습관으로 자기를 마비시키는 일이라면 그것들 또한 같이 일컫는 말이다)
그는 2세기의 기독교야말로 무소유를 실천했던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존재의 권위를 포기하고 권위를 소유하려고 하는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고 비참한 일인가?
(인간은 그 자체로 비교할 수 없는 권위자체이다)
온갖 자유와 은혜를 포기하고서 오직 물질로서 모든 것을 평가하고 평가받으려는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날카롭고도 무서운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인생들인가?
물질 명예 권력을 앞에 두고 싸우는 세상을 향하여 쓴 소리를 아끼지 말아야 할 교회가 오히려 정신차리지 못하고 복음을 목적 아닌 수단 삼아 또 다른 권력을 소유하려 하고 물질을 소유하려 하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닌가?
이제는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로 단단히 고착된 강고한 구조물이 되어버린 교회의 모습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엄청나다.
혼란한 세상에 오히려 부채질을 하는듯한 형국은 뭐라고 해야 할는지 알 수가 없다.
당장의 이득만을 위해 먼 미래의 재앙을 주저없이 선택하는 어리석음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독립과 자유의 실존양식을 포기하고 비판적 이성에 재갈물려 놓은 사람들!
하나님이 부여하신 능동적 삶 대신 노예근성으로 권력과 명예와 물질을 섬기는 우상숭배를 언제나 그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만이 십자가의 군병이며 가장 복음적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신앙은 대단히 보수적인 것 같은데 물질에 관해서는 극방임주의로 흐르는 자들!
언젠가는 그 밑에 깔려 압사 당한다는 사실을 잊고서 내일에는 눈을 질끈 감고 오늘 눈 앞의 것만을 바라보는 현실주의자들!
물질과의 소통이 주님과의 소통인 줄 아는 불신앙의 사람들!
속아주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억지웃음으로 휘파람을 불고 있는 사람들!
소유와 죽음의 공포는 비례한다던가?
에릭 프롬 외에도 자본주의와 교회의 결탁을 비판하는 소리는 늘 끊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리라.

소유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경쟁 사이에서 신음하는 약자들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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