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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같은 목회현장을 이뤘는가? (오늘 또 팔불출)
이재신
- 2622
- 2015-05-30 04:47:54
얼마 전에 어떤 목회자와 세습문제로 공개석상에서 언성을 높이던 중 참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그러는 당신(나)은 왜 목회를 그 정도 밖에 못하느냐고...
좋은 표현이 그렇지 사실은 그 보다 더한 표현이었다고 기억한다.
늘 나는 입버릇처럼 말 해왔다.
벽돌 몇 장 더 얹었다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고~!
사실 나도 삼십대 중반의 이른 나이에 벽돌 몇 장을 더 얹어 보려고 힘쓴 적이 있다.
남들이 잘 나간다고 부러워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건축에 실패하면서 나는 조금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며 감사한다.
숫자로 말하자면 한 생명은 천하보다 더 귀하다.
탈무드에 보면 하나는 숫자로 세는 게 아니란다.
왜냐면 하나는 전체이기 때문에. (벽돌 갯수나 무게, 교인 숫자에서 해방되지 못한 이들이 많다고 보여짐)
내 목회현장을 생각한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괜한 오버가 아니다.
새벽마다 파킨슨병으로 시달리는 성도님이 오신다.
예배라기보다는 잔소리로, 훈련으로, 때로는 고충을 듣는 상담으로 보낸다.
화 목 금 새벽에 오시는 권사님이 가끔 빠지는 날에는 더 은혜가 넘친다.(일대일이 되니)
수요일에는 정신지체장애 3급의 고등학교를 올 해 졸업한 청년과 파킨슨환자와 청년의 어머니가 참석하는데 엄청난 훈련으로 청년의 말이 바로 잡히고, 판킨슨병자 특유의 떠는 증상이나 악몽 등의 증세가 약 안 먹고도 상당히 호전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내 오랫동안 닦아왔던 호흡과 발성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가 있는지를 실감한다.
주일 오후에는 우리 셋이 전도하는데 그야말로 못 말리는 삼총사다.
주일아침에는 떨어져 사는 인천의 우리 식구들과 한 분의 집사님이 같이 오는데 점심반찬을 만들고 이것저것 준비해서 교회에서 만나면 그 때부터 교회는 천국이 된다.
먼 곳에서 오시는 권사님은 일찍 오셔서 점심준비를 하고, 몸이 불편하거나 연세가 많은 집사님이 일찍 오시는 것 또 젊은 집사들이 툭하념 주일을 빼 먹기 일쑨데 그래도 이전보다 더 잘 참석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만 봐도 나는 특별한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사실 목회하면서 늘 성도들이 충성하는 것을 보면 언제나 미안한 마음을 가져왔다.
과연 목사인 난 평신도라면 저렇게 충성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니 더 기도하는 마음이다.
자리가 나지 않도록, 힘들지 않도록, 어떤 일에도 꼬이지 않도록...
내가 쓸 돈은 없지만 다달이 단 몇 만원이라도 구제를 위해 모으고 있으니 그 또한 자부심이다.
드디어 오늘 우리 아들(스물여섯)이 미래에셋생명에 취직이 되었다.
(4개월 인턴 후 정식 취업이지만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취업이 보장됨)
서류접수만 160대 1에다가 2차 3차에 걸친 면접까지 통과하느라고 얼마나 신경을 썼을까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이다.
그 흔한 어학연수 한 번 못 보내주고 용돈조차 자기가 벌고 장학금까지 받아서 빚도 지지 않고서 4년을 고생했으니 오늘의 값진 결과가 더 뿌듯할 것이다.
두 살 위 누나가 여의도 증권회사 본점에서 스왑(국제 금융업무)을 담당하는 몇 안 되는 여자 직원에다가 아들까지 금융계통으로 나갔으니 미래를 위해 기도할 뿐이다.
(우리 늦둥이 중 3짜리까지 보태면 아주 많이 욕먹을 것 같아서 뺀다)
정말 젊은이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사는데 이렇게 자랑하게 되어 대단히 미안하고 죄송하다.
그러나 나는 증거하고 싶다.
하나님의 복은 당신들이 보는 어느 하나만을 갖고 논할 일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