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 : 교회세습의 실체

주병환
  • 2202
  • 2015-11-09 03:12:28
한국감리교회는 지난날 교회세습금지를 교회법으로 확정한 바 있고,
이번 31회 입법의회에서는 징검다리 교회세습 시도에 대해서도
교회법으로 엄금시켰다.

잘한 일이다.
이미 교회세습을 단행했거나 시도 중이던 교회에서는
심기가 불편할 것이나 어쩔 수 없다.

이제 교회세습은...
도모하는 그 당사자들이 뭐라고 자신들의 행위를 합법화시키려하는 간에,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심각한 지탄>을 면할 수 없다.

당사자들은 말한다.
교인들이 원하고 (어떤 경우는 교인들이 100% 찬성한다고까지 말한다)
교회(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교회안정이고 누구를 위한 교회안정일까?

창업주같은 마인드로, (이건 내가 이만큼 키운 내 교회란 생각으로)
교회법이 정한 은퇴이후에도 그 교회에서 물러나지 않고
<은퇴이전과 (거의)동일하게 교회를 치리하고,
교회를 이끌어가고자하는 작업>에 있어서의 안정성 아니던가?

교회세습을 단행한 교회입장에서 보면,
교회를 크게 키운 담임목사의 리더십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교회도 큰 문제없이 흘러갈 수 있다.
그러므로 해당교회측면에서는 교회세습이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시야를 넓게 해서 보면,
그것은 한 마디로 소탐(小貪)하는 과정일 뿐이다.
소탐은 대실(大失)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실(大失)은...
(1)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며,
(2) 거룩한 주님의 교회를 자기 개인의 이(利)를 계속 취하기 위해
더럽히는 것이며,
(3) 결국은 공교회 전체를 사회적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
그것이다.

교회세습을 단행하는 교회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는
한국개신교회에 대해서, 아니 우리들 목사들에 대하여
하나님 팔아 교회장사해서 대를 이어 잘 먹고 살려고 혈안이 된 족속들이라고
비아낭거리기 시작한 지가 하루이틀이 아니다.

특히 우리 한국감리교회는
규모 있는 교회들에서부터 퍼져나가기 시작한 교회세습 문제와
교권(감독회장직)을 두고 피튀기듯 싸워댄 지난 세월로 인하여
우리 사회의 불신의 골이 깊어져,
서서히 침몰하고 있는 것이 내 눈에는 선명히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입법의원들이 양식 있는 판단을 통해
이제, 교회세습금지법과 징검다리세습금지법까지 만들었으니,
지금부터라도 단호하게 이법들을 지켜 나가야한다.

이 시점에서도 교회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세습을 감행하는 교회가 있다면,
연회감독과 감독회장은
그 교회(들)을 아니, 세습을 도모하는 당사자들을
한국감리교회에서 과감하게 퇴출시키시라.
(그리하여 한국감리교회에서는
세습단행하면 당사자들 교단에서 퇴출당한다더란 이야기를
대한민국사람이면 모르는 이가 없게 하시라.)

그리고 이미 세습을 단행한 교회들도,
현재의 교회와 비슷한 교회와 담임목사직을 교체시키는 작업을 해서라도
그 해당교회들에 따라다니는 세습교회라는 딱지를 떼내야할 것이다.

이래야만
그나마 실추된 한국감리교회의 건강한 위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여기서마저 세도를 부리는 세습주의자들의 눈치를 보며 우유부단하게 주저앉으면,
한국감리교회라는 배는 반드시 침몰하게될 것이다.

추신 :
(나를 포함하여) 목사된 자들이여.
나이 들어가며 기력도 쇠해가는데, (세월 지나) 70줄 가까이 되면,
그만 깨끗하게 물러나십시다.
목사된 우리 자식들이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고 훌륭하다면,
굳이 교회 세습시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든 목회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십시다.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우리 자식들이 진실하고 훌륭한데,
하나님께서 그 앞길 인도하지 않으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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