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고난과 다윗

최세창
  • 432
  • 2025-06-09 20:13:14
https://youtu.be/s7MGehd1RNk

<사무엘상 22:1-5>

1그러므로 다윗이 그 곳을 떠나 아둘람 굴로 도망하매 그 형제와 아비의 온 집이 듣고는 그리로 내려가서 그에게 이르렀고 2환난당한 모든 자와 빚진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 그는 그 장관이 되었는데 그와 함께한 자가 사백 명 가량이었더라 3다윗이 거기서 모압 미스베로 가서 모압 왕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어떻게 하실 것을 내가 알기까지 나의 부모로 나와서 당신들과 함께 있게 하기를 청하나이다 하고 4부모를 인도하여 모압 왕 앞에 나아갔더니 그들이 다윗의 요새에 있을 동안에 모압 왕과 함께 있었더라 5선지자 갓이 다윗에게 이르되 이 요새에 있지 말고 떠나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 다윗이 떠나 헤렛 수풀에 이르니라

1. 시작하는 말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나 죄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있고, 다른 사람의 실수나 잘못이나 죄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있고, 부정부패나 뇌물 수수 등의 구조적인 악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있습니다. 공산주의나 사이비 종교 등의 사상이나 교리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있고, 사회의 악습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있고, 천재지변으로 당하는 고난이 있습니다.

모든 고난이 견디기 어렵지만, 억울하게 당하는 고난만큼 견디기 어려운 고난은 흔치 않습니다. 다른 고난들은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당하는데, 억울한 고난은 칭찬이나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다가 뜻밖에 당하는 고난이기 때문에 더욱 견디기 어렵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었던 다윗은, 정말 견디기 힘든 억울한 고난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2. 억울한 고난을 당한 다윗의 태도

다윗이 왕이 되기 전에, 사울 왕에게 당한 억울한 고난은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마땅히 당할 고난을 당하는 것이려니 하고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나만 당하는 고난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당하는 고난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다윗은 사울 왕의 시기와 살의 때문에, 정처 없이 도망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다윗의 고난의 원인은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또한 억울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나라의 흥망이 걸린 블레셋과의 큰 전쟁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블레셋의 거인 장군인 골리앗 때문에 전의를 상실하였고, 두려워 떨고 있었습니다. 그 골리앗은 사십 일 동안 아침과 저녁에 나와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면서 맞서 싸울 상대를 찾았지만,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감히 나서는 자가 없었습니다.

그 국가적 위기의 때에, 군인들인 세 형들에게 먹을 양식을 전하러 간 목동 다윗이, 사울 왕의 허락을 받고 나가 싸워 골리앗을 쳐죽였습니다. 골리앗이 죽는 것을 본 블레셋 군대는 도망쳤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이스라엘군이 총공격을 해서 대승을 거뒀습니다. 절망적인 시기에 가장 큰 구국의 공을 세운 다윗은, 그 후에도 전쟁에 나갈 때마다 승리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사울 왕의 총애를 받아 군대의 장이 되었고, 왕자인 요나단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 아닌 문제는 백성들이 사울 왕보다도 다윗을 더 좋아하며 따른 것이고, 또 이 현상을 사울 왕이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사울 왕은 시기심에 사로잡혔고, 그로 인해 악신에게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사울 왕은 다윗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고, 직접 군사들을 이끌고 다윗을 추적했습니다. 사울 왕이 돌보아야 할 민생은 뒷전에 밀어 놓고, 다윗을 얼마나 끈질기게 추적했던지 국내에서는 숨을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다윗은 하는 수 없이 적국인 블레셋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망명했습니다. 그러나 골리앗을 죽인 사실이 탄로나는 바람에 꼼짝없이 죽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그 죽음의 위기를 미친 사람 행세를 해서 모면하고는, 아둘람 굴로 도망쳤습니다. 아둘람은 가나안이나 블레셋이 자국 땅이라고 주장하지 않던, 버려진 땅이었습니다. 다윗은 바로 이 땅의 한 굴속에 숨어서 지내야 했습니다.

다윗이 누굽니까? 나라의 최고 통치자인 사울 왕이 평생을 업고 다녀도 시원치 않은 공을 세운 인물이 아닙니까? 그런데 큰 공과 많은 공을 세운 것 때문에 정처 없는 도망자 신세가 되어 굶기도 하고, 적국에 가서 미친 사람 행세도 하고, 버려진 땅인 아둘람의 굴에 숨어서 지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억울한 고난을 당한 다윗의 태도는, 여느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첫째, 다윗은 견디기 힘든 억울한 고난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다윗은, 억울하기 짝이 없는 고난에 대해서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고난을 거부한다고 거부되는 것도 아니고, 불평하고 원망한다고 고난이 경감되거나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심령을 상하게 되고, 남은 힘만 소진되고, 아까운 세월만 허비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억울한 고난을 당하게 한 원인인 사울 왕을 제거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도망하는 중에 사울 왕을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운 왕을 죽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죽이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사울 왕의 처리를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로마서 12:19을 보면,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시든지, 회개케 하시든지 병으로 치시든지 망하게 하시든지 간에, 하나님께 맡기라는 것입니다.

다윗은 억울한 고난에 대해 원망하거나 원수를 갚는 대신에, 자신과 같은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임으로써 힘을 길렀습니다. 모국에서 피신해 온 일가친척들을 받아들였고, 환난 당한 사람들과 빚진 자와 원통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찾아온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 400명가량 되는 민병대의 지휘관이 되었습니다.

둘째, 다윗은 억울한 고난을 당하는 중에도 하나님을 더욱더 믿고 의지했습니다. 자신의 실수나 죄악으로 인해 고난을 당하면서도 남을 원망하고, “하나님이 있다면, 왜 이런 고난을 안 막아 주시냐?”라고 하면서 교회를 떠나는 이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다윗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사울 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전능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이 어째서 사울의 부당한 횡포를 막아 주시지 않는가? 그런 하나님이라면 더 이상 믿을 필요가 없잖은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을 계속 믿기가 힘든 억울한 고난 중에서도, 오히려 더욱더 하나님을 믿고 의지했습니다.

다음 피신처인 외국인 모압 미스베로 간 다윗이, 모압 왕에게 뭐라고 했습니까?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어떻게 하실 것을 내가 알기까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당연한 고난을 당하거나, 혹은 억울한 고난을 당할 때, ‘하나님께서 고난 중에 있는 나를 위하여 어떻게 하실 것을 내가 알기까지 기다려야 하겠다’라고 생각하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난을 당하기 때문에, 특히 억울한 고난을 당하기 때문에, 더욱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원한의 감정으로 처리하게 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되는 것입니다. 홧김에 한 언행은 자신을 송두리째 파멸시키기도 하는 것입니다.

셋째, 다윗은 억울한 고난을 당하느라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도 효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모압 왕에게 “나의 부모로 나와서 당신들과 함께 있게 하기를 청하나이다”라고 했습니다. 자기 한 몸 간수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효심을 유지하고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위험을 무릅쓰고 부모를 인도해 와서, 모압 왕 밑에서 편안하게 모시고 살았습니다. 다윗은 ‘내 코가 석잔데…’, 또는 ‘억울하고 원통해 죽겠는데 일이 손에 잡히나?’ 하면서 부정적 감정의 포로가 되어 할 일도 못하는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술에다가 자신을 내맡기거나, 자살하는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다윗의 태도는 억울한 고난은 억울한 고난이고, 일은 일이라는 겁니다. 억울한 고난이 해야 할 일을 포기할 이유는 아니라는 겁니다.

요한복음 19:26에 보면, 우리 주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처절한 고통 중에서도, 제자인 요한에게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부탁하셨습니다. 에베소서 6:2 이하를 보면,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라고 했습니다.

요즈음, 신문과 방송을 보면, 이 나라가 막가는 나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연일 충격적인 거짓과 위선, 불법과 끔찍한 범죄가 자행되거나 들끓는 것도 큰 문제이고, 뻔한 범죄 협의자를 수사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보다 더 크고 심각한 문제는 부모를 내버리거나 쳐죽이고, 자식을 내버리거나 때려죽이는 등의 천륜을 어기는 죄악이 자행되는 것입니다.

넷째, 다윗은 억울한 고난을 당하면서도 하나님의 사자를 인정하고, 그의 지시의 말씀을 순종했습니다. 선지자인 갓이 모압에 피신한 다윗을 찾아와서, “이 요새에 있지 말고 떠나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방 땅인 모압의 요새에 더 이상 머물지 말고, 다윗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 사울 왕과 그 신하들이 들끓는 사지로 들어가라는 말씀입니다. 목숨을 걸고 복종하라는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그대로 복종했습니다. 억울한 고난을 당하는 다윗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목숨을 걸고 하나님의 말씀을 복종한 것입니다. 다윗은 비록 현재는 도망자의 신세로 고난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기름을 부어 장차 왕으로 삼아 주겠다고 하신 약속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억울하고 원통한 모든 고난을 왕이 될 교육과 훈련 과정으로도 여겼습니다.

3. 맺음말

불신자들뿐만 아니라, 하나님이나 하나님의 성육이신 주 예수님을 믿어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도, 살다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는 고난이나, 원통하기 이를 데 없는 고난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잘한 일이나 공을 세운 것 때문에,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도와준 것 때문에 시기와 오해와 모함과 살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 부당한 고난과 억울한 고난을 축복의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교육과 훈련 과정으로 받아들여 더욱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억울한 고난 중이라도 고난의 포로가 되지 말고, 효행을 비롯한 교회 안팎의 임무를 다하고, 목숨을 걸고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설교자의 newrema.com((회원 가입 문의→ (02)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신약_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7권/ 기타 다수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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