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지의 죄를 고백합니다.

박영길
  • 2012
  • 2020-07-17 23:05:07
무지의 죄를 고백합니다

우리 민법에서는 무지는 선으로 인정해 주고 대부분 보호를 해주고 구제를 받는다. 성서에서도 모든 죄는 자백하고 회개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짐짓 죄는 용서함을 받을 수 없다고 한 구절이 있다. 모르고 짓는 죄나 알고 짓는 죄가 모두 똑같은 더러운 죄이다. 하지만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스스로 인정할 때에 모르고 무지의 죄를 범한 사람은 용서 받기가 쉬우나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그 죄를 짓는 사람은 용서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무지의 죄는 스스로 인정하면 그 자리에서 용서가 대부분 가능하다. 하지만 짐짓 죄는 자신이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회개하는 현장의 그 자리에서 쉽게 용서 받기가 참으로 어렵다. 짐짓 죄를 용서받고 싶은 사람은 긴 시간을 두고서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아니할 때에, 꾸준한 말과 행동으로 완전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때에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용서를 받게 된다. 우리의 삶 가운데서 모르고 짓는 죄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윤리나 도덕적으로, 혹은 상식적으로, 신앙적인 측면에서 알면서 짓는 죄들이 훨씬 많다.
저는 요즘 언론에 흘러나오는 말을 그대로 믿고서 내 마음속으로 두 사람을 짐승 같은 인간, 냉혈동물, 자아의 지식을 올바른 정의라고 굳게 믿고 살아가는 철부지 정치인이라고 마음 속으로 정죄해 버렸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우연히 인터넷을 써핑하다가 그들이 서울시장 주검에 대하여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내용의 자초지종을 접하게 되었다. 장혜영 의원 페이스 북에 “차마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습니다. 고인이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 아무리 크고 의미 있는 것이었다 해도,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류호정 의원은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 오셨는지 다시금 확인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그럼에도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나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픕니다. 유가족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두 의원의 글에는 애도와 유가족에 대한 진심이 솔솔 묻어나는 위로가 담겨 있고, 동시에 거의 확실시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그런데 이글을 언론이 악용하여 보도한 것이다. 보수언론들의 입맛에 맞는 말만 쏙쏙 뽑아서 진실을 감추고 오도시킨 것이다. “조문하지 않을 생각”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고만 싹둑 짤라서 오도로 보도한 것이다. 국민이 진심으로 화를 내고 비난해야할 대상은 성희롱자나 피해자보다는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마치 자신들의 보도가 진실인양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어 오도한 언론을 마땅히 비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나 같이 어리석은 사람들은 언론 보도만 믿고서 가장 건전한 정신을 가지고 정치에 입문한 두 젊은 정치인을 인간답지 못하고 금수와 같은 철없는 인간이라고 막무가내로 비난한 것이다.
이러한 일이 발생한 이후 정의당을 내 마음속에서 지우려고 했는데 다시금 정의당을 좋아해야 할 것이 같다. 두 의원을 만나는 일이 없겠지만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달려가서 잠시나마 정죄한 나의 어리석은 죄를 용서받고 쉽다. 이 두 젊은 국회의원이 여야를 막론하여 서울시장 주검에 대하여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가장 건전한 생각과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어리석어서 이 두 사람을 언론의 말만 믿고서 자신의 정치이념에 치우쳐서 자신이 인간임을 망각하고 짐승 같은 말을 했다고 정죄한 것이다. 이러한 사람을 정죄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고 서울시장은 공적인 삶의 부분에서는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생활면에서 자신의 수치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뻔뻔스럽게 자신의 사적인 모든 비리와 도덕적인 부끄러운 삶을 철저하게 자신의 권력과 법률적인 지식과 인맥을 동원하여 숨기고 덮으면서 자신의 기득권을 끝까지 유지하려고만 하는 우리사회의 모든 계층의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의 잘못이나 비리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고 서울시장 주검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더 굳건히 하려고 하는 우리사회의 모든 기득권세력들을 국민들은 마땅히 비난해야 할 것이다. 생명은 하나님이 나 자신에게 주신 최대의 선물이다. 자살은 성서가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연약한 인간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살은 자신의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단지 모든 잘못을 사자에게 돌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한 사람의 주변 환경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죽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살은 그 사회적인 책임이 더 많은 경우가 종종 있다.

2020년 7월 17일 제헌절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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