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을 실추시키는 자들...

최범순
  • 2287
  • 2020-07-26 16:54:14
내가 신학교 1학년인가 2학년 때였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아버님을 도와서 퇴비장에서
퇴비에 인분을 퍼붓고 있었다
과수원에는 거름이 끝없이 필요했었다

날씨는 덥고 냄새는 지독한데도
그 거름으로 비옥해질 땅과 열매를 생각하며
아버님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지금만은 못하지만 그때로선 멋진 승용차가
냄새 지독한 퇴비장 옆에 와서 섰다
그리고 머리에 파리가 낙상할 만큼 포마드를 바른 양복쟁이 한 사람이 내리더니
우리 아버님께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아직 감독 선거가 6~7개월이나 남았는데
지방 평신도 총무였던 아버님께 선거운동하려고
삼복더위 냄새나는 퇴비장까지 찾아온 거다

냄새가 나고 역겨울 법도 한데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아버님께 저자세를 보인
그 집념의 신사가 감독이 됐는지 안 됐는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라도 성직을 얻기 위해
비굴함을 무릅쓰고 수단방법 안 가리며
일단 되고 보자는 식의 사고를 가진 이들이
감리교회의 권위를 다 뭉개버렸다는 사실이다
교권을 바로 세워야 할 감독들이
감리교회 권위는 다 말아먹으면서
[신뢰속에 부흥하는 감리교회!] 구호라니 우습다

그리고 얼마 전에 단체장들 연명으로
바른 선거를 위한 성명서 발표한 것도 보면서
말 다르고 행동 다르지 않기를 바란다
솔직히 신뢰가 안 간다
그 동안 단체장들은 불법선거의 수단이고 통로였다
솔직히 사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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