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감리교회 회복 토론회와 지로데의 '대홍수' 그림

임재학
  • 2509
  • 2020-07-22 10:29:31
지로데의 "대홍수의 한 장면" 1806년 441×341

한 남자가 안간힘을 다해 아내의 팔을 잡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번개가 치고 있고.
발 밑에는 시퍼런 홍수가 금방이라도 삼키려는 듯 하고.
아내의 가슴에 목에 두 아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너무나 지친 모습입니다.
남자 역시 자기 혼자가 아닙니다.
늙은 아비는 왼손에 돈주머니를 쥐고 아들의 목덜미를 꽉 잡고 놓지 않고 있습니다.
남자는 다행히 한 손으로 나무를 움켜쥐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운명의 심술인지 이 나무마저 부러져 금방이라도 천길 물속으로 빠지려 합니다.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에 놓인 인간들의 두려움과 공포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오늘 감리교회 회복을 위한 토론회가 무산되고 몸도 지쳤지만 마음이 더 무겁고 아펐습니다.
지로데의 '대홍수' 이 그림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비록 78일이지만 한 때 서울남연회 감독님까지 하셨던 분이 이렇게 밖에 못하시나?
현재 남연회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사건을, 감리교회 본부 16층에서 토론하자는 공식적인 장을 이렇게 완력으로 본부를 난장판을 만들어 놓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취재 나왔던 기독교언론사와 기자들에게 감리교회의 위상을 또한번 떨어뜨리고 망신을 주는 현장을 목도하면서 기가 막히고 안타까워서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됩니다.

감리교회에 교리와 장정(법)이 존재하는가?
영적인 어른을 인정하고 의식한다면 본부에 와서 그것도 문제 많은 교회가 몰려와서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수 있는가?
우리 민낯의 수준을 보고 절대절명의 위기를 본 것 같아 마음이 더 씁쓸하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오늘 코로나 상황이라 감청 청년들이 열체크하고 명단 적느라 맨 앞에 서 있었는데
그 교회 부목사와 교인들이 막무가내로 밀고들어 오면서 젊은 자매들과 청년들이 부상도 당했습니다.
감리교회 선배로 어른으로 그저 부끄럽고 미안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아마 힘으로 실력행사하고 인원동원할 수 있는 것도 나름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토론회 무산시켰다고 만족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큰 패착이 되고 두고두고 부메랑이 될 것입니다.

이 그림은
그나마 붙잡고 있는 나무가지도 부러져 언제 절벽 밑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돈주머니를 못놓고 움켜쥐고 있는 욕심.
이런 인간의 탐욕과 이기적인 모습이 결국에 다함께 파멸과 나락으로 이끈다는 경고입니다.

이 경고는 감리교회와 오늘 본부에 와서 난장판을 만든 교회와 목사님들, 소리지른 군중들 뿐 아니라
나아가 방관자로만 서 있는
우리 모두의 실존적 모습에 주는 위기의 싸이렌입니다.

정말 마지막 기회일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 정화되고 변화될 기회,
회개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감리교회가 영적인 잠에서 깨어나 회복 되어 '구원의 방주'를 짓고 대홍수의 심판을 면하길 기도합니다.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창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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