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별

백승학
  • 1160
  • 2020-08-11 19:37:35
어떤 이별

백승학

그때 너는 뛰지 않는 어미의 심장에 귀를 댄 채
울고 있었지.
이승의 가난 때문일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겠지만
힘겨운 날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밤이면 너는
죽은 듯이 잠든 내 심장에 귀를 대어보느라
뜬눈으로 새벽을 맞곤 했지.
길이 내려다보이는 삼층집의 창틀에는
발톱의 흔적들이 자꾸만 쌓여가도
한낮의 모진 정적이야 나 또한 깨뜨린 적 많았기에
짙은 울음들만 꽃잎처럼 흩날렸지. 그러다가
어느새 꽃이 지고
먹먹한 바람이 불어오면
온통 무채색이던 삶의 풍경에다가 나는
붉은 꽃잎인 듯 슬픈 울음조차
붙여두고 싶었었지.

모진 이별마저 그리웠겠지. 너도
어느새 별은 지고
서러운 어둠이 밀려오면
깊은 물살 같은 시련마저 파편처럼
부서져 내렸겠지.
온통 무채색이던 그날의 하늘에다
붉은 별빛인 듯 색칠하고 싶었겠지, 너도

출처 https://greenword.postype.com/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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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길에서 데려와 부득이 함께 지낸 고양이가 16개월만에 갑자기 죽어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아내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틈틈이(?)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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