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중에도 희망하는 이유/김영봉

장병선
  • 1311
  • 2020-08-22 21:42:23
절망 중에도 희망하는 이유

이 와중에 교우들과 함께 이사야서를 읽고 있다. 유다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이 구구절절 오늘의 교회를 향한 말씀으로 읽히고, 유다 지도자들을 향한 고발의 말씀은 모두 목회자들에 대한 말씀으로 읽힌다.

이사야서를 읽고 묵상하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증과 신천지 사태 그리고 전광훈 사태가 모두 한국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광훈 사태는 '어느 한 목사의 일탈'이 아니다. 한국 교회 안에는 수 많은 전광훈이 존재한다.

어느 페친의 담벼락에서 아래 전단지를 보았다. 이 전단지는 뱀탕 파는 약장사 수준으로 전락한 교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면 이런 교회를 그냥 두지 않으실 것이다. 이런 정도의 타락은 심판이 아니고는 정화되지 않는다. 역설적이지만 한국 교회는 철저히 망해야만 희망이 있다.

교회가 망해도 희망이 있는 이유는 적어도 세 가지다.

첫째,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시며 일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교회에서 보는 문제들은 하나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다. 우리가 이렇게 깽판을 치는 동안에도 하나님은 당신의 일을 하고 계신다. 우리의 허물이 너무 커서 하나님의 손길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둘째,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전 3:11)은 여전히 살아 있다. 지금은 교회의 실상을 보고 그 마음을 접어 놓고 있겠지만, 그 영적 갈증을 끝내 외면하고 살 수 없다. 교회가 제 모습을 찾으면 영적인 생명을 찾는 사람들이 돌아오게 되어 있다.

셋째, "남은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사태 중에도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믿음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상황을 지켜 보며 "내 탓이오, 다 내 탓이오!"하면서 아픈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거룩한 백성답게 살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심판이 지나간 다음에 하나님은 그들을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실 것이다.

이런 믿음이 있기에 교회가 망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아니, 망하는 것이 오히려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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