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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은퇴교수의 변/이정배
장병선
- 1759
- 2020-08-22 18:51:01
눈떠 접하는 소식들이 심적 고통을 주는 까닭입니다.
평생 기독교를 말하고 신학을 가르쳤던 사람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교회행태를 직시하기가 힘겹습니다. 신학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가짜뉴스를
퍼나르는 확증편향자들이 되어있고 배웠던 제자들 중에서 가당치 않은 설을 부끄럼없이 내뱉는 현실이
절망스럽습니다.
두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을 위한다는 이름하에 예수를 십자가에 달았던 당시 군중들과 그들을 추동한 종교지도자들을 떠올려 봅니다.
추동당한 군중들은 자기 행위를 생각없이 행했고
종교인들은 자신들 권력유지를 위한 종교적 이기심
때문에 그리했습니다.
그때 그 모습이 오늘을 설명합니다.
예배를 절대시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성직자들, 문재인 정권이 사회주의 세상을 만든다고
설교하며 선동하는 이들의 의식세계가 그 때 유대
지도자들을 빼닮았습니다. 하늘나라를 선포하는 예수를 지도자들은 위험시 했고 사람들 관심이 그곳으로 향하는 것을 차단시켰던 것이지요. 하느님을 위한다 했으나 정작 사람들을 교회로 부터 멀어지게 하는 이들은 자기 당대만 생각하고 자기 목회만 최고로 여기는 종교적 이기주의자들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예수를 죽이라고 소리쳤던 군중들, 그들은 가엾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알바자리 조차
구할 수없는 청년들, 제 집 꿈을 상실한 젊은이들,
반복되는 거리두기로 생계를 접은 가장들, 그들이
지금 소리치고 있습니다. 혹시 그들 중엔 자기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동조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허나 예수는 그들 모두를 지속적으로 품었고 앞으로도 품을 것입니다. 연민을 갖고 저들이 자기 하는 일을 모른다고 걱정했고 걱정하실 것입니다. 촛불시민의 힘으로 정직하게 새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위정자의 마음도 그럴 것입니다. 온갖 가짜뉴스에 시달리면서도 서민들의 꿈을 지켜주고자
애쓸 것입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로 혐오하는 종교지도자들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습니다. 이/저런 실수는 앞으로도 행할 수 있겠습니다만 지금처럼 그 의도를 부정하는 일은
역사를 왜곡, 폄하, 부정하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정치적 편향에서가 아니라 상식적 시민의 차원에서 토하는 말입니다.
잠시 생각을 고른 후 긴 글을 써 볼 작정입니다.
코로나 사태를 큰 뜻에서 생각지 못하고 고작
주변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면서 예배를 내세워
자기 입지 확보하려는 소아적 기독교를 걱정하면서
말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기독교인이 되었는가?"라고.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참으로 애통합니다. 다른 기독교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모습은 기독교가 아닌 까닭입니다. 백년전 3.1 선언을 주도한 신앙선배들이 이런 종교를 물려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카톡에서 아래 사진을 찾았습니다ᆞ
얼마전 횡성에 왔을 때 음식점 놀이터에 찍은
두 손주의 모습입니다. 이들이 사는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이들이 여전히 기독교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라도
지금과는 단절해야 할 것입니다. 그럴 각오가 있는지
저 자신에게 물으며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2020년 8월 22일 횡성 현장아카데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