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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믿습니다.
박삼열
- 1792
- 2020-08-21 23:41:57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대인의 유월절엔 꼭 등장하는 노래 한 곡이 있다면 그것은 '아니마민'입니다. '아니마민'이란 히브리어로 "나는 믿는다"라는 뜻입니다. 이 노래가 작곡된 곳은 놀랍게도 공포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였고, 이 곡을 작사하고 작곡한 사람들 역시 수용소에 감금된 불행한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이 곡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우리는 구세주가 오시리라는 걸 믿고 있다. 그러나 구세주는 조금 늦게 오신다." 유대인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가스실에서 사라졌으나 ‘아니마민’ 노래는 지금도 유대인의 후손들에 의해 유월절 식탁 위에서 끊임없이 불려지고 있습니다.
‘아니마민’ 노래에서 파생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젊고 유능한 한 유대인 외과의사가 아우슈비츠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는 이 노래를 부르며 가스실과 실험실을 향해 죽음의 행진을 하는 동족들의 행렬을 보면서 자신도 이 노래를 부르며 머지않아 가스실로 끌려가게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흙 속에 파묻힌 깨진 유리병 조각을 숨겨가지고 돌아와 매일 그 유리병 조각의 날카로운 파편으로 면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 날부터 가사를 이렇게 고쳐 불렀습니다. "난 구세주가 오시리란 걸 믿고 있다. 주님이 늦게 오시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가 성급할 뿐이다." 그는 죽음의 극한 상황 속에서도 아침과 저녁 두 차례 면도를 했습니다. 그가 외모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의 대상에서 몇 번이고 제외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동료들이 가스실에서 연기로 변해 하늘로 올라갈 때마다 자신의 비망록에 이렇게 썼습니다.
"고통 속에서 죽음을 택하는 것은 가장 쉽고 나태한 방법이다. 죽음은 그리 서두를 것이 못된다. 죽음 앞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의지, 이것이야말로 주님이 원하시는 새로운 창조다"
그 외과의사는 결국 나치가 완전히 패망할 때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그가 살아서 아우슈비츠를 떠날 때 그의 소지품은 단 두 가지 ‘비망록’과 ‘유리조각’이었습니다.
그는 살아서 아우슈비츠를 떠나던 날 이렇게 외쳤습니다.
"가스실로 떠난 동족들은 한 번 죽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난 살아남기 위해서 매일 죽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하나님의 도움을 기다렸던 유대인 의사의 말입니다.
“하나님의 도움은 결코 늦는 법이 없다. 다만 우리가 너무 성급할 뿐이다.”라고 그는 말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말하고 싶습니다. “‘마라나타’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만일 누구든지 주를 사랑하지 아니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 주여 오시옵소서.” (고전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