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 너무 공부에 게으르다. 나아가 겸손을 설교하는데 전혀 겸손하지도 않다.

송충섭
  • 1524
  • 2020-08-29 19:39:41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기감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4년, 그리고 대학원 몇년 공부 후에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드디어 목사 안수를 받는다. 그리고 모르긴 몰라도 매년 정회원 연수교육이니 뭐니해서 싫던 좋던 나름의 공부를 하게 만든다. 오늘날은 조금은 바뀌어졌을지는 모르나 보통 이 정도라고 알고 있다. 그런 다음에 목사들 각자에게 트레이닝, 공부 등을 맡긴다. 따라서 내 스스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지만서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그리고 세상의 이런 저런 각양각색의 분야에 속해 있으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과 함께 하려면 적어도 그들과의 대화에서 멍때리지 않으려면 상식 수준 정도의 지식은 구비하는 것이 좋고 내가 모르는 것은 어린 아이한테이건 집사님에게건 따질 것 없이 겸손히 물어서 배우면 된다. 그런 차원에 목사들은 그 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쉬임없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본다.

그런데...
과연 얼마나 많은 목사들이 자신의 분야인 신학 혹은 성경에 대하여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는가? 벌써 오래 전 어떤 모임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이 세상에서 가장 똥고집이 센 부류가 셋이 있다고... 의사, 법조인, 목사.

1) 미국에서 병원 채플린으로 일하려면 한국하고는 전혀 다른 과정을 거쳐야된다. 한국은 아직도 병원에 채플린이 필요하면 같은 교단의 어떤 교회에서 목사나 전도사 뽑아서 대충 파송하는 경우도 많은 걸로 안다. 물론 대형병원에서는 또 다른 과정을 거치는지는 잘 모르지만 미국처럼 완전히 체계가 잡혀있는 것 같지는 않은 걸로 안다. 미국에서는 목사 안수니 뭐니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될 것 이외에 병원에서 사역해야되니 전문 채플린 교육을 밟아야 한다. 그래서 의사들처럼 채플린 인턴, 채플린 레지던트 등이 각 병원에 존재한다. 그런 훈련을 다 이수한 후 정식 채플린이 되어 사역하게 되는데...

2) 어떤 모임 - 몇 년 전 일이다. 교파 초월한 기독인 모임이었는데 대부분 목회자들 그리고 교회 중직들이 주로 모였다. 같은 테이블에 5-6 명이 앉아 각자 자기 소개하고 모임이 진해되던 중간, 점심과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내 옆에 앉아 있던 어떤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병원 채플린이 어떻고 학교 채플린이 어떻고.... 누가 들으면 채플린 양성교육기관에서 나온 분으로 착각할 정도로 채플린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해댔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물어보니 채플린 인턴조차 하지 않은 로컬교회 목사였다. 그 당시 채플린으로 7년 넘게 사역했던 난 그 날 한마디도 안했다.

3) 공부를 하지 않는 것 뿐 아니라 겸손하지도 않다. 모르면 물어 배우는 자세가 있어야 되는데 무슨 목사안수 받으면 만물박사가 되는 양, 사방팔방 주둥이 나불거릴 줄만 알지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도 모르고, 더더욱 모르는 것은 배우려는 자세 조차도 없다. 안수 받은 목사로서 웬지 같이 있기가 불편하기 그지 없는, 그렇다고 딱히 뭐라고 훈수할 수도 없고 (내가 감히 누구라고... 내가 그의 Lord도 아닌 주제에...) 그저 본인 스스로 알아챘으면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물정을 모르는 게 다 보인다.

4) 감게에서 - 쌍방이 그저 자신의 의견 개진하고 더 나은 결론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그런 차원이 아니면 그냥 내 생각, 내 입장 이야기하고 또 나아가 다른 분이 말한 것 겸손히 읽고 듣고 되새기면 된다. 그러고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면 "저 분은 나와는 조금 다르게 저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면 되는데 굳이 내 의견을 침 튀겨가며, 목소리 키워서 말할 필요는 없다. 그래봐야 코로나바이러스만 더 퍼지고 내 목만 쉰다. 또한 내 손가락만 더 아파진다. 그저 그렇게 생각하니 나도 한 번 기회되면 그 분야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겠구나 라며 겸허히 접수하면 될 일을...

5) 성경공부에 한참 열을 내는 집사님이 어느 날 전화를 했드란다. 토요일이라 가뜩이나 설교 준비에 바쁜데 이 집사님은 목사님 사정도 생각함이 없이 (ㅎㅎ) 전화해서는,
"목사님 제가 히스기야 왕 문제를 풀어야되는데요 그래서 급히 전화드렸습니다. 히스기야가 병이 든 게 몇 살 때인가요? 왕이 된지 몇 년 째였나요? 당장 답을 해야되는데 까먹었어요."
"집사님, 제가 토요일이라 조금 바쁜데 성경 히스기야서를 펴서 다시 읽어보세요. 거기에 답이 다 나와있어요. 그래도 답을 못 얻으시면 내일 예배 후에 알려드릴게요."

성경을 풀어 설교한다는 사람이 교인들보다 성경도 안 읽으면서 설교한답시고 강단에 선다면 과연 얼마의 성도들이 그 목사에게 신뢰의 마음을 가지겠는가? 하물며 딴 주제에서랴? 딴 주제? 내가 알지 못하는 주제이면 그저 겸허히 들으면 된다, 괜히 내 주둥이 나불거려봐야 나중에 내 무지만 뽀록난다.

** 우리 모든 목사들이여, 그 누구에게가 아니라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공부 좀 합시다.
그리고
모르면
겸손하게 귀 열고
남의 이야기도 좀 들읍시다,
괜히 히스기야서 운운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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