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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연회 사태는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임재학
- 2572
- 2020-09-05 09:05:56
8월28일 서울남연회 심사위의 결정이 났습니다.
거의 동일한 사건인데 목회자가 고발한 건은 불기소 됐고 장로님들이 고발한 건은 기소됐다고 합니다.
무슨 이유인지 서울남연회는 아직까지 심사결정문을 발송하지 않아서 고발인인 저도 결정문을 직접 보지 못했고 언론보도를(8월28일자 당당뉴스 기사, 뉴스앤조이 기사) 통해서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그 사이 고발인이었던 저와 안성민 목사는 맞고소를 당해서 피고발인으로 심사위 심사(9월1일)도 받았습니다.
처음 고발하고 감리교본부에서 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진실을 묻습니다" 기자회견(6월5일)과 사과에서 고발인 대표로 공개적으로 3가지 호소를 하였고 부탁했습니다.
1. 전준구 목사에게
2. 서울남연회 심사위원들에게
3. 감독회장과 감독, 교단 어른들에게
목사가 목사를 고발하는 일은 은혜롭지도 덕스럽지도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 사태는 10년 이상 끌어온 일이고 급기야 MBC PD수첩에 방영되어 일반사회에서도 다 아는 감리교회 망신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코로나 전염증처럼 이미 개교회나 연회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감리교회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와 병폐로 확장되고 커졌습니다.
그럼에도 해결될 기미가 전혀 안보이기에 감리교회와 서울남연회의 공교회성 회복과 자정을 위해서 고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제 교회 내부에서 장로님, 권사님들이 담임목사를 고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면
'그만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고 결자해지 해야 하는게'
상식적이고, 일말의 염치가 있는 목회자라면 예상되는 수순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전개된 과정을 보면 사과문이 나오긴 커녕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입니다.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 사태해결을 막고 있고 심지어 감리교본부에서 하려고 한 공식적인 토론회(7월21일)조차 부목사들과 교인들을 동원해 실력행사와 물리력으로 막았고, 앞에 나서서 고발한 목사들은 전임자의 사주를 받아 돈받고 하는 일이라는 모욕적인 언사와 거짓말 조차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교단 심사위 하는데 변호사까지 대동하고 순진한 교인들 호위무사(?) 처럼 거느리고 오는 모습은
마치 피고발인이 고발인 같으니 적반하장이요 안하무인입니다.
게다가 MBC나 다른 힘있는 단체나 사람들은 고발하거나 제대로 된 항의조차 못하면서 만만한 목사고발인 2사람만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하는 형태는 그야말로 후안무치란 말 밖엔 달리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가능하면 교단법 안에서 우리 안에서 이 문제가 해결하길 원했기에 내부에서 고발한 것인데,
이리 사태의 엄중함을 모르고 미련하게 망하는 길을 고집하니 심히 답답하고 속상하고 염려될 뿐입니다.
안타깝지만 더 이상 전준구 목사님께 건설적인 해결방법이나 양심적인 반성과 합리적 수습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서울남연회 감독님과 교단 어른들에게도 시종일관 문제해결 부탁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사태해결 조치나 방법 없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답답함에 서울남연회 목회자 33인과 타연회 2분이 조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성명서(8월12일)도 발표했습니다. 그 외에도 '전국에 성명서를 지지하는 여교역자'들(7월29일)을 비롯한 많은 단체와 목사님들의 성명서가 나왔고 감리교게시판에 수많은 사람들의 글들이 올라왔지만,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떠한 유감 표명이나 입장도 없으시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번 감독후보자들에게도 기대해 보았지만 모두가 꿀먹은 벙어리처럼 침묵만 하고 계십니다.
감리교회는 누가 뭐래도 감독정치입니다. 감독은 영적이며 행정적인 최고의 지도자입니다. 감리교회의 목회자는 연회에서 각 구역으로 감독님의 파송을 받습니다.
기자회견에서도 말했듯이 감리교회의 감독은 언제부턴가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감독이 되는 것이 지고지선의 목표가 돼 버렸습니다.
감독회장이나 감독이 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리교회 안에 있는 잘못된 일과 병폐를 고치고 수술하고 개선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래야 감리교회가 조금이나마 개선이 되고 미래에 희망이 생깁니다.
자랑스러운 감리교회 자긍심을 되찾고 선교와 전도를 위해서도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될 문제입니다. 아무리 오래 돼도 고름이 살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직윤리위원회(위원장:원성웅감독)에서 나온 성명서(6월22일)와 공개권고문(8월20일)만이 교단의 유일한 공식적인 대응이었습니다.
그 외엔 교단의 책임있는 자리에 계신 분들이 전혀 나서질 않고 있으니 이 역시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할 노릇입니다.
마지막이 연회 심사위와 재판위원들에 대한 한가닥 기대고 호소였습니다.
감리교 역사에서 이번 재판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리교회가 스스로 자정능력을 보이며 회복의 길로 나아가느냐,
끝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명백한 범과와 성문제들을 치리하지 못해서 나락으로 다시 떨어지느냐의 분기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남연회 심사위의 결과는 한편에선 실망스럽지만 한편에선 희망도 보여줍니다.
거의 유사한 내용의 동일한 범과에 대한 두건의 고발 중에서 한 건은 불기소가 됐고 다른 한 건은 기소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과는 지금의 감리교회의 모습과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교단재판을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기대는 하나님 말씀과 신앙 양심과 도덕, 보편적인 상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하지만,
실제 재판과 심사에선 장정에 나온 법리와 증거로 다투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과에선 그보다도 후퇴해서 법리와 상식을 벗어나는 정치적 판결이 나올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우스광스런 이상한 결과가 나오고 심지어 재판을 통해서 오히려 면죄부를 받기도 합니다.
이번 심사위에서 일부 기소가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절반의 해결입니다.
또 연회 재판과 총회판결도 남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심사로 끝날줄 알았는데, '역고소'라는 기막힌 상황을 맞아 다시 길고 지루한 심사와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이번에는 감리교회 안의
이 오래된 고질적 병폐와 문제가 잘 해결되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감리교회의 자정능력을 의심하는 많은 이들에게 감리교회의 공교회성이 회복되고 공의롭고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길 소망합니다.
심사위의 기소는 이제 문제해결의 출발이며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멉니다.
앞으로도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분들과 목사님들의 중보기도와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서울남연회 양천지방 제자교회 임재학 목사(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