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회 원 감독은 어서 감리교회 구성원 앞에 사과하십시요!

장병선
  • 1804
  • 2020-09-15 05:51:54
서울연회 원 감독은 어서 감리교회 구성원 앞에 사과하십시요!/박충구목사
1.
모르는 전화번호가 뜨면 대개 안 받는 데, 오늘은 받았다.
“누구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전화기 속에서 연세가 퍽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짜고짜 “원 감독에 대해 비판한 글을 쓴 사람 맞는냐?”고 물으신다.
“그렇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동시에 무슨 말씀을 하시려나, 급 궁금했다.

“아주 잘했어요.“라고 하신다.

당신도 원 목사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몇 번 꾸중을 했다고....

하여,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안양지방 목사님 아니냐”고 하신다.
나를 모르셨던 게다....

하여 “저는 감신에서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다가 정년 은퇴한 목삽니다.” 라고 말씀 드렸다.
“뭘 가르쳤느냐?” 물으신다.
“기독교 윤리학을 가르쳤습니다.”라고 했더니 당신 아들도 감신에게 강의를 한다고....
내 글을 읽으면서 다 좋았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하신다.
다시 궁금.
왜 “기독교”라고 하지 않고 “개신교”라고 하느냐? 고 물으셨다.
그게 목사님께 문제가 되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개신교는 고칠 ‘개(改) 신교’이므로 오리지날 한 표현이 아니라” 요지의 말씀이시다.
더 말씀을 나누면 사이가 나빠질 것 같아서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끊었다.

2.
요즘, 나의 페친 들 중에는 평신도, 집사, 권사님들, 장로님들이 여러 분 계신데, 대부분 수준이 높은 분들이 적지 않다.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도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 보신다.

사실 나도 우리 지방에서는 “원로목사”에 들어간다. 현직에서 은퇴하면 호칭이 “원로목사”로 바뀌기 때문이다. 나는 6년 차 원로목사다.

연세가 깊으신 원로목사님도 감리교 현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전화까지 걸어, 적극 “좋아요“로 의견을 개진 하신다.

현직에 있는 목사나 전도사들은 소수 외에 별 반응이 없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가 두려운가? 자신이 없나? 젊은 목사 사회가 억압되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3.
서울연회 감독의 목회서신의 배경 일부를 한 페친의 대화에서 읽었다. 돈이 많은 친구 장로가 아들 선교지에도 돈을 억대 단위로 후원하고, 자기가 낸 목회서신에서 말한 대로 정부가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벌금을 물리면 그 분들이 억 단위 돈을 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회의 감독이 장로들을 섭외하여 공적 절차가 아닌 방법으로 돈을 받거나 거두는 행위는 부도덕한 일이다. 지금 국회에서는 전화 한 통, 민원 한 개 넣었느냐 안 넣었느냐로 사람을 잡고 있다. 국회에서 하는 짓은 아주 멍청한 짓이다. 하지만 감독이 평신도 돈 보고 일을 한다는 것은 더욱 말할 수 없이 멍청한 짓이다. 독일이나 미국 같으면 감독회의에서 제명되거나 권고사직 당할 일이다.

만일 감리교회가 방역법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드릴 경우, 우리 사회에서 감리교 목사들과 감리교인들은 일종의 아나키스트 내지는 종교 열광주의자로 간주될 것이고, 다수의 감염자들이 생겨나면 온 사회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게 돈으로 해결될 문제인가?

지난 8월 18일 신흥 교회 연합회 한교총에서조차 정광훈 목사의 종교의 정치화를 비판하고 일부 교회가 전염병 확산의 통로가 된 것에 대해 사과문을 냈다. 이런 시제에 뜬금없는 정치 장로들의 돈을 믿고 대면예배를 드리라고 목회서신을 내는 일은 무섭도록 무책임한 일이다.

4.
원 감독의 논리 전후를 보니, 감리교 감독들이 모여 현 정권이 “기독교를 탄압”하고 있다고 간주한 모양이다. 한국교회의 속내가 역사적으로 우경화 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판단을 매우 조야한 판단이다. 불교 천주교보다 개신교 예배를 정부가 가로막았다는 이유를 들어 탄압받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판단이 옳은가?

코로나바이러스19는 지금 미국을 강타하여 무려 20만 명을 죽이고 있다. 이번(9월 21일 자) 주 타임지 표지에는 FEB 29.2020: 1 DEATH로 시작되는 디자인이 담긴 표지가 실린다. 지난 20년 2월 29일 내가 뉴욕에 머물고 있을 때,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무려 20만 명이 죽었다. 미국 인구는 우리의 6배가 조금 넘는다. 방역에 만전을 기하지 않다가 방역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 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궁지에 몰리지 않으려 발버둥 치고 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경제, 자유 운운하면서 방역 체계를 적극적으로 가동하지 안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엄청난 사람의 생명을 지금도 대가로 치르고 있다. 미국 따라가고 싶은가? 우리가 미국을 따라 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무려 현재의 거의 90배, 즉 31,704명이 죽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어제 하루 동안 392명이 죽었고, 인도에서는 1,140명이 죽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무려 93만 명 이상이 죽음을 겪었다. 그런데도 전염병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구 신천지 사태가 있었지만 방역 당국의 피땀어린 노고로 그 위기를 극복했다.

그런데도 지난 8월 현재, 한국교회에서 무려 1,600여명 이상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교회가 바이러스 전염 통로가 된 것이다. 불교는 통산 100명 내외, 천주교에서는 감염자가 한 단위 수다. 이런 형편이니 방역 당국이 한국 교회를 가장 취약한 전염 경로로 보지 않겠는가?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개신교에서는 모두 모여서 큰 소리로 노래하고, ㅇ느 교회는 율동과 춤까지 추고, 식당에서 밥을 나눠먹는 등 그 어느 종교보다 활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역당국은 교회에서의 대면예배를 위험하다고 본 것이지, 예배를 금하려 일부러 개신교를 표적삼은 것은 아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지 않고 감독들이 모여서 기독교 탄압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속 좁은 일이다. 감리교회는 개신교 어느 종파보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온 웨슬리 전통을 유산으로 이어받는 교회다. 감리교회 감독이라면 탄압 운운이 아니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더 강조했어야 했다.

5.
예배는 교회생활의 생명이다. 무교회주의자라면 몰라도 기독교인치고 예배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예배를 드리는 행위가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예배를 중지하는 것이 책임적인 행위요 성서적인 결단이다. 문제는 예배를 드리지 말라는 데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자는 데 방점이 있는 것이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믿음이 좋은 것이 아니라 머리가 나쁜 것이다.

대만은 인구 2천 3백만 명이지만 오늘까지 감염자가 총 498명, 사망자가 겨우 7명이다. 대만 타이난 신학대에서 내가 한 학기씩 방문교수로 여러 차례 강의한 경험에 의하면 대만은 댕기열과 같은 모기 전염병이 있어서 평소 철저한 방역 원칙을 모든 교회와 학교, 대학 구성원들이 지킨다. 그렇게 훈련된 나라였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고, 바이러스를 잘 막았기 때문에 예배를 드리는 일에 지금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예배를 드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으면 된다. 그게 지름길이다. 하나님의 교회를 범법행위 집단을 만들면서 억지 예배드리려 한다면 그것은 성서의 정신에서도 어긋나는 일이다. 기독교인이나 교회를 위험하게 여기는 이웃들이 많아지면 기독교 선교나 전도는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 성서에도 “이웃과 불화하는 것이 있다면 먼저 가서 화해하고 그 후에 예배하라”라고 하신 말씀도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신자와 이웃의 안전을 해하게 할 서울연회 감독의 “목회서신“은 매우 그릇된 판단에 오도된 결과라고 내가 보는 이유다.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은 오판에서 나온 목회서신을 철회하고, 어서 한국 사회와 감리교인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마태복음 5 장 23 절 - 24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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