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장병선
  • 1934
  • 2020-10-03 17:56:36
감독회장이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유고가 되자 총실위에서는 새로운 감독회장 선출을 위하여 직무대행을 선출했다.
총실위, 감리회 공동체, 그 자신마저도 직대의 임무는 새로운 감독회장을 선출하여 성공적으로 공교회 지도력의 공백을 매워주는데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직대의 임무는 직대의 임기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직대가 다시 새로운 감독회장에 나선다면 공정한 감독회장 선거는 불가능하고, 또 다시 행정에 공백이 생긴다.
자신이 도전하는 선거를 자신이 주관하는 것은 법리에도 맞지 않고, 상식에도 어긋난다.
그런데 새로운 직대는 재선거를 조속히 실시하려 하지 않고, 야심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감독회장 자격조건을 갖추기 위하여 연수원 정회원교육장에 나타나는가 하면, 처음의 '조속히 재선거를 실시하겠다'는 공적인 약속은 흐지부지되고, 측근 중의 한 사람은 본부의 각 처부를 돌며, "재선거는 없다"고 공언하기에 이르렀다(총실위 특조위원으로 활동 중 인지한 사실들이다)
대권은 이미 자기들 수중에 굴러 들어온 호박인 양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감리회 공동체는 배신감에 직대의 자격 요건을 다시 따지게 되었고, 교리와 장정에 맞지 않는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결국 공교회법에 회부하게 되었다.
고지를 확실하게 점령한 듯한 착각에 빠졌던 패거리들의 저항은 도를 넘었다.
각 위원회의 행정을 마비시키기 위하여 용역을 동원하여 본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자신의 범과를 판단하려는 재판위원회를 장악하기 위하여 재판위위원장을 임의로 해임하고, 엉뚱한 인물을 임명하였다. 명백한 불법이다.
직대의 하수인 노릇하며 용역동원에 앞장섰던 인물, 처부를 돌며 "재선거는 없다"고 으름장을 놓던 인물들이 이 게시판에 당당한 태도로 다시 글을 올리며 이러니 저리니 시비를 벌이고 있다.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쳐 다시 한 번 교권장악의 꿈을 위한 플랜을 가동시킨 듯 하다.
혹 자신들은 지나간 날의 과오를 잊었기에 야무진 꿈을 되살리려 하고 있는지 몰라도 감리회 공동체는 잊지 않았고, 결코 잊어서도 안 된다.

나는 지난 15년 동안 감독회장을 두고 계속되어온 치열한 암투를 지켜 보아왔고, 어떤 때는 특정인의 편에 서기도 하였다. 본부의 16층 복도에서 몸 싸움을 벌이며, 발길질로 무수히 까이며 불법과 폭력에 맞섰다.
내가 한쪽편에 섰던 것은 어느 한 편을 잘 알고, 신뢰가 서서라기 보다는 최악을 피하기 위하여 차악이라도 선택하여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훗 날, 깨닫게 된 것은 그 인물이 그 인물이요, 오십보 백보일 뿐, 참된 개혁과 품격있는 공교회 건설에는 턱없이 모자랐고, 아직까지도 걸출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선거판이 진정한 영성과 도덕성, 지성과 행정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 나타나기에는 너무나 추악한 진흙탕 싸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리회 정체성을 회복시킬 인물을 기다리는 마음 간절하다.
신기루에 또 속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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