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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꽃 화관
남기연
- 1546
- 2020-12-20 21:50:26
나를 신부로 맞이해 주신다니
초롱꽃 같은 화관을 쓰고
햇살 고운 바위틈에 다소곳이 앉아 기다립니다.
그 사이
자작나무 숲속은
자기이름으로 울고있는 벌새
눈꽃위에 피어난 노오란 복수초
앵두같은 눈빛을 머금고 또 그분을 기다립니다.
그 사이
두어차례 흉한 바람이
곰 발바닥같은 무게로 할퀴며
들풀위에 돋아난 이름없는 꽃들을 짓밟습니다
마음이 먼저 울고 눈이 따라 울면서
또 속히 그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머지않아 모란꽃 같은 봄날이 오면
그 봄 짓밟힌 들꽃들은 다시 피어납니다
상처도 잊고
아픔도 잊고
작은 너의 모습이 더 이쁘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꽃비를 맞으며
다시 또 그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