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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돌 외
이경남
- 1312
- 2021-02-04 03:53:57
밤새 눈이 내리고
한파가 다시 찾아왔다
2월이면 추위도 끝물이고
봄이 문턱에 이른 건데
내 마음은 왜 자꾸 약해져 가는가?
강변길을 걸으며 내 마음을 붙잡는데
불현듯 아내 생각이 떠오른다
숫돌같은 건가?
참 지혜롭고 착하디 착한 그녀가
나처럼 어리석고 완고한 인간을 만나
부대끼다
그 몸과 마음이 다 닳아 없어진 모양이다
오늘도 아내를 일으켜 병원엘 가야한다
아 내가 이렇게 쌩쌩하게 빛을 내는 동안
아내는 저렇게 다 닳아 없어지고 있었구나
그저 후회스런 마음이 한가득 밀려 온다
2021.2.3.수요일 아침 산책을 마치고
자백
저녁 9시
일찍 잠자리에 들면
새벽 2시 눈이 떠진다
두어 시간 책을 읽다
새벽 4시 들녘으로 나가
강변으로 길을 걷는다
이렇게 하다 보면
생각지 않게 글이 써지는 날이 많다
그리고 새벽 6시
기도회에 참여하고
집으로 올라오면 아침 7시이다
남들은 출근에 쫒기는 시간이지만
이미 한참이나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기도회마저 마친 나는
마음에 여유가 넘친다
오늘 새벽에도 두 편의 글을 썼다
그렇다고 내가 매일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다
가끔 게으름에 빠져
늦잠이나 자고
그날 밥값도 못하는 날도 꽤나 많다
2021.2.1. 월요일 새벽 오늘은 비를 핑계로 새벽 운동을 멈추었다
흥기와 옥선이
가끔 테레비에서
이홍구 총리가 나오거나
한명숙 총리가 나올 때면
나는 초등학교 반장 부반장을 하던
흥기와 옥선이가 생각난다
둘 다 조그맣게 생긴 아이들이
공부는 얼마나 잘했는지
늘 100점에다 못해야 98점
어쩌다 95점이라도 맞는 날이면
이 아이들은 풀이 죽어 있었다
겨우 70점이나 맞던 나는 이런
시포 사는 반장 흥기와
신성리 사는 부반장 옥선이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그러나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던
흥기는 중학교 들어가 운동으로 진로를 바꾸었고
옥선이도 학업을 중단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 후 흥기는 청계천 어느 회사에서 일을 배우다
지금은 공구점 사장님이 되어 있고
옥선이는 건설업 사장님을 남편으로 만나
떵떵거리는 사장님 부인으로 살고 있다
이 먹구 살기 힘든 시대에
공구점 사장님이나 사장님 사모님이 된 것도
대단한 일이기는 하나
나는 늘 테레비에서
이흥구 총리가 나오거나 한명숙 총리가 나올 때면
반장 흥기와 부반장 옥선이가 떠오르며
아쉬움을 느낀다
아 이 놈들이 공부만 더 했으면
이흥구 한명숙 총리가 아니라
김흥기 총리 한옥선 총리를 보았을 텐데
2021.2.1. 초등학교 동창 홍기와 옥선이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