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서드】사각모자(四角帽子)

함창석
  • 1055
  • 2021-03-04 21:50:39
사각모자
四角帽子

함창석

우리나라 대학 혹은 영국이나 미국 대학에서 의식 때 쓰는 네모 각진 모양의 모자이다. 정사각형으로 납작한 보트모양이 머리 꼭대기 부위에 붙는 것이 특징으로, 그 중심에 술이 늘어진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술 색상에 따라 학사, 석사, 박사 등을 구분하기도 한다. 학사모는 대학교의 졸업식에서 착용하는 모자이다. 대학교의 졸업식에 참석하는 졸업생과 교수들이 착용하며 방문객과 축하객들은 착용하지 않는다. 학위에 따라 석사모, 박사모라고도 부른다.

12세기 경 중세 대학에서 성직자의 외출복으로 쓰이던 카파 클라우사를 교복으로 입었던 것에서 현대의 학위복이 유래했다. 국내에 미국의 영향으로 들어왔고, 최초의 현대식 고등교육기관인 제중원의 1908년 제1회 졸업식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사 졸업자의 경우 장식이 없는 검정 가운이며, 석사 졸업자의 경우 주황색 또는 노란색, 박사과정생의 경우 파란색과 빨간색이 장식된 학위복을 착용한다. 요즘은 유치원에서 졸업사진을 찍을 때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을 길러준다는 의미에서 사각모를 쓰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하니 집에다 걸어 놓고 조부모들이 매우 좋아하고 학부모들이 즐겨보곤 한다.

사각모에도 특별한 유래가 있다. 그리스 시대에서 귀족들이 졸업식에 참여하려 화려한 옷을 입고 나왔는데 한 학생이 노동복 차림에 네모난 흑판을 들고 나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을 가르친 교수는 학생들이 흙손 판을 들고 열심히 일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 강조했고 이로부터 졸업식 사각모가 유래했다. 이것이 세계 여러 나라로 퍼지게 되었다.

유럽 학자들은 11세기 초기 대학이 등장한 이후 모자를 착용해 왔다. 당시 학문에 종사하는 것은 가톨릭교 성직자 가운데 지위가 낮은 사람이 많았는데, 이들은 본래 삭발을 한 수도사들이 착용하는 ‘피레우스 모자’라고 불리는 둥근 테두리 없는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것이 14세기에 이르러 높아지면서 원통형에 가까워져서 현대의 요리사 모자를 줄인 형태가 됐다. 이 같은 형태의 모자는 ‘피레우스 로탕다스’라고 불렸고, 주로 법률·의학·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착용했다. 또 16세기 중반에는 새로운 모자 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진 정사각형의 모자로 ‘피레우스 쿼드라타스’라고 불렸다. 둥근 모자에 비해 천이 적어도 되는 이 모자는 곧 성직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원형과 각진 모양의 두 스타일은 다양한 지위를 상징하는 물건이 되었다. 17세기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는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 오래된 스타일인 원형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반면에 지위가 더욱 높아지면 피레우스 쿼드라타스를 쓸 수 있었다. 1675년에야 귀족 계급의 학생들이 각진 형태의 모자를 쓰는 것이 허용되었다. 한편, 1600년대 중반에 설립되기 시작한 미국의 초기 대학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을 본 따 교육 체제를 갖췄다. 이 체제는 곧 미국 전역의 대학에 확산됐는데, 여기에는 유럽의 학생복 전통도 포함됐다. 오늘날에도 미국에서는 법률·의학·철학을 배운 대학원생들은 둥그런 모자를 쓰며, 일반 학부생들은 네모난 사각모를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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