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위 무죄결정이 담고 있는 의미

장광호
  • 1710
  • 2021-03-26 17:56:53
총재위 무죄결정이 담고 있는 의미


들어가며

3.12일 총재위의 판결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5.12일 MBC PD수첩 이후 진행된 로고스교회 전준구 목사에 대한 성범죄 의혹, 교회 공금 유용 문제 등에 대한 교단내의 법적 절차는 전준구 목사의 완승으로 끝났다.

우선 완승하신 전준구 목사님과 그를 믿고 신뢰해준 로고스교회 성도들 그리고 지지자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그러나 이 완승의 결과는 단지 개인 한명의 생명을 부지하는 데는 의미가 있을 지 모르나
감리교회로서는 불행하기 짝이 없는 결론임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 결과 때문에 앞으로 치러야할 대가는 참혹하게 될 것임이 너무나도 명확한데도,
감게에 이런 글 하나 올라오는 게 없다는 것은 우리의 암울한 영적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최종 판결이 담고 있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하고 싶은 말


(나레이션)
“교회 비호를 받는 성범죄 목사들, 그들이 구원받는 길은 신의 용서가 아닌 피해자들을 향한 진심어린 사과입니다.”

(한학수 PD)
“일부 성직자의 성범죄가 발생하면 교회는 그 치부를 덮어주기 급급합니다. 교회재판까지 가더라도 무혐의 처리 되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사과하지도 않았고, 피해자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교회 상층부인 교회재판에서 면죄부를 주는 셈입니다. 이렇게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게 진정으로 교회 발전에 도움이 될까요? 이미 2년전부터 우리 사회는 미투운동이 일어나고 용기있는 피해자들이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종교는 성역이라면서 더 이상 피해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몇몇 교단은 성폭력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성폭력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늦게 시작했지만 이런 움직임이 기독교뿐만 아니라 종교계 전체적으로 확대되기를 원합니다. 문제를 드러내는 건 때로는 아픔을 동반합니다. 한국의 교회가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권위를 회복해가고 존중받게 될 것입니다.


일반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총재위의 최종판결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감리교회는 성범죄자 보호집단'에서 더 이상 벗어나지 않겠다는 선언문과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총재위에 '성범죄 의혹 문제가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말도 안되는 과도한 비판'이라고 주장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총재위 재판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살피면 그런 비판을 피해갈 수가 없다.

‘목사님, 진실을 묻습니다.’ 방영이후 감리교회 특히 서울남연회에서는 장로들과 권사들, 그리고 서울남연회 임재학, 안성민 목사의 고소고발로 실마리를 풀어 이 사태를 수습하고자 시도했다.

특별히 로고스교회 장로들에 의해 제시되었는데, 그 분들은 전준구 목사의 성범죄 문제를 알고도 개교회만의 안녕을 위해 덮었다가 뒤늦게나마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사과하며 진실을 밝힌 용기있는 신앙인들로, 참회하는 심정으로 뒤늦게나마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소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남연회 심사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그리고 재판위원회는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는 척 했으나 진실을 밝하지 못하도록 거부하는 몸부림이 더 컸다. 내가 보기에는 자기보신이 더 큰 관심이었다.

아프지만 도려내어서 정화기능을 회복하고 성직자로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권위를 회복하라는 권면을 우습게 받아들인 듯 하다.


총재위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으나 소수의 용기있는 재판위원들 외에는 철옹성이었다.

사실 이 문제는 재정문제도 그렇지만 성범죄의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차선책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안다.


그럼에도 짐작은 가나 어떤 이유인지를 알 수없는 무지막지한 힘이 고장난 우리의 정화작용 시스템을 고치지 못하도록 강요했다.


총재위의 최종 결론과 더불어 서울남연회의 결정과 그동안의 감리교회 지도부의 깊은 침묵은
사회와 감리교인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선언이 아니던가?

단순 판결의 의미 이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공금을 유용하고 사유화해도 괜찮고, 목사가 성도들을 유린해도 교리와장정은 여러분들을 보호하지 않을테니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며 살든지, 아니면 피해를 입기 싫으면 빨리 감리교회를 떠나라고 한 선언과 무엇이 다른가?

이런 우려 때문에 재판 전에 여러 경로를 통해 최고지도자들에게 이번 재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바른 판결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에 걸쳐 간청한 것으로 안다.

그분들은 한결같이 오직 총재위가 올바른 판단을 할 것으로 확신했던 것같다.
'사회법에서 처벌한 근거만 갖다주면 반드시 처리하겠다'거나 '교리와장정에 있는 법을 바꿔주면 처리하겠다'고도 답했던 것을 기억하는 나는 애시당초 그분들의 머릿속에는 면죄부가 정해진 답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기다린 10달.
그 결과는 우리의 아픈 부위를 스스로 도려내고 자정기능을 보완하라는 그들의 권유를 철저히 무시하는 방향으로 응답했다.
사회적, 시대적 요청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이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은 언제 그 고통에서 벗어날 지 모르는 암흑속에 다시 갇히게 되고,
미래의 잠재적 피해자를 만들 토양을 계속 보존하면서 새 피해자가 발생해도 어떻게든 보호해줄 수없는 집단으로 전락했다.

그런 가운데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 전준구 목사만이 우물안 감리교회 안에서만 승자의 완장을 차고 풍족한 노후를 보장받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분노하는 감리교회 성도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순진함과 어리석음을 마음껏 비웃어가면서.

나의 이런 분석과 비판이 잘못된 오해나 정보 분석 때문에 하는 착각때문에
전준구 목사님을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또한 이철 감독회장마저 끌어내리려 한다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주장으로 일관하는 무리들에게
다시 요구한다.

지금부터 감리교회가 그 승리를 보장해준 증명서를 가지고 MBC와 싸워서 항복문서를 받아오라.
그러면 나는 나의 잘못된 정보력과 글쓰기로 인해 명예가 실추된 전준구 목사님께 백배사죄하고
또 그 이상의 책임을 물어도 그 책임을 다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이렇게 바로 잡자는 이들을 오히려 핍박하는 자로서 그대들을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


나가며

감리교회가 지난 10달간의 행보 결론이 진정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이 문제가 결코 10년전 처럼 그냥 넘어갈 수없는 중차대한 문제임을 재인식하여,
교단전체가 매달려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른 햄머질이 교단 전체와 한국교회를 조만간 강타할 것임을 직시해야한다.

그렇게 해결하지 못하는 한
감리교회는 '교회헌금을 강탈해도 그런 이들을 옳다고 하고, 성범죄자는 강력하게 보호하는 시스템을 완비한 집단'으로 굳게 자리매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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