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56회 카. 넷째 삽경... a. 아들을 낳은 여자 I

최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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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6 17:59:05
일곱째 나팔을 부는 것(11:15-19)으로 인해 세상 나라가 하나님께서 영원토록 통치하시는 나라가 되고, 믿지 않은 산 자와 죽은 자가 최후 심판을 받고, 땅을 망하게 하는 자들이 멸망하고, 믿는 자들이 상을 받는다고 한 요한은, 그 종말이 오기 전에 있을 성도들에 대한 핍박(3:10, 6:9-11, 7:14, 11:7-10)과 핍박자들의 배후 조종자인 마귀(사단)와 하나님의 영적 전쟁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 넷째 삽경은 아들을 낳은 여자(12:1-6)와 하늘에서 쫓겨난 용(12:7-12)과 여자를 핍박하는 용(12:13-17)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12장은 매우 해석하기 어려운 장이므로 이설이 많다.
먼저, 이 12장의 배경에 대해 (1) 바벨론 신화라는 설(Gunkel),① (2) 헬라 신화라는 설(Dieterich),② (3) 애굽 신화라는 설(Bousset),③ (4) 구약적 또는 유대적이라는 설(A. Plummer, R. H. Charles) 등이 있다.
바벨론 신화에 의하면, 주신(主神)인 말둑(Marduk)이 모친인 담키나(Damkina)에게서 태어났을 때, 악신 티아맡(Tiamat)이 그 아이를 죽이려 했으나 아이는 안전 지대로 옮겨졌고, 그 모친을 공격했을 때에 그녀는 독수리의 도움으로 피했으므로 악신은 그녀의 남은 아들들을 대항했다고 한다.
헬라 신화에 의하면, 제우스(Zeus: Olympus 산의 최고신으로 로마 신화의 Jupiter에 해당)와 레토(Leto)의 아들인 태양신 아폴로(Apollo)가 태어나기 전에, 땅의 신이며 큰 용인 피톤(Python)이 레토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폴로를 죽이려고 했으므로 그녀는 외로운 작은 섬 델로스(Delos)로 피신해서 아폴로를 낳았고, 아폴로는 난 지 4일 만에 파르나수스(Parnassus)에서 피톤을 발견하여 그를 그의 델피(Delphic) 동굴에서 죽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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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in 이상근.
2) 상동.
3) in 박윤선, in 이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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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 신화에 의하면, 여신 하톨(Hathor: 사랑과 번식과 육아의 여신)은 태양신 오시리스(Osiris)의 아내로 머리에 해를 쓰고, 불타는 빛의 옷을 입고 있었다. 용인 티폰(Typhon)이 오시리스를 죽인 후에 그의 뼈로 인해 하톨은 잉태하여 어떤 물 위에 떠 있는 섬으로 피신해서 새 태양신 호루스(Horus)를 낳고, 호루스는 종내 티폰을 잡아 옥에 가둔 후에 불로 멸망시켰다고 한다.④
이 세 가지 신화가 본서의 내용과 유사한 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배경이 될 만한 증거는 없다. 역시 본서는 구약적 또는 유대적 배경에서(A. Plummer, R. H. Charles, 이상근) 된 요한의 독특한 기록으로 볼 것이다. 이 내용은 요한이 본 환상을 기록한 것이지, 다른 어떤 신화를 모방하거나 종합한 것이 아니다.
다음으로, 12장의 환상 속의 여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설이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본문을 주석하는 과정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12장에 대해 김철손 님은 “그리스도교의 전종말사(全終末史, 1260일, 3년 반)를 다시 한 번 종합‧집약해서 상징적으로 서술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교가 처음부터 원수 마귀 ‘용’과 대치하면서 역사는 시작되었고, 마귀를 정복하는 것으로 끝날 것을 암시해 준다.”⑤라고 하였다.

a. 아들을 낳은 여자<12:1-6>

12장의 첫 부분인 ‘아들을 낳은 여자’는 【1】[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그 발아래는 달이 있고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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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참조: M. Rist, A. Johnson, 이상근.
5) 김철손, 요한계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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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은 세메이온(σημείον)이며 ‘표징’, ‘신의 현존과 능력의 표적 및 징조’, ‘기호’, ‘상징’(롬 15:18, 고전 1:22, 14:22, 고후 12:12, 눅 21:7, 11), ‘실제적이든 비실제적이든 간에 표적’(눅 11:16, 29, 살후 2:9) 등을 의미한다.
[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는 환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다.
[한 여자]에 대해 (1) 마리아이며, 그녀가 낳은 아들(2절)은 예수 그리스도, 즉 그분의 탄생의 역사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설(“Ignatius”,⑥ A. Plummer), (2) 유대 민족이며, 그녀의 아들은 교회, 즉 유대교에서 그리스도교가 발생한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설(“Moffatt”,⑦ J. F. Walvoord), (3) 마리아이며, 마리아는 유대인이면서 기독 신자였으므로 세상 끝 날에 있을 유대인 기독교회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설(Hen-ry W. Frost),⑧ (4) 교회⑨ 곧 이상적인 이스라엘(W. Barclay, C. R. Erdman, 김철손⑩), 또는 구약 교회에 근거하고 나오는 신약 교회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설(W. Hendriksen, 박윤선) 등이 있다.
(1)설은, 이 여자가 사단인 용에게 핍박을 받는다는 것과 그 여자의 남은 자손들이 핍박받는다는 이야기가 본장에 서술되어 있으므로 옳지 않다. (2)설의 근거는 본 절의 열두 별을 열두지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인데, 메시아가 탄생한 후에도 용이 여자를 핍박하는 것(12:13-15)과 12:6을 보아 받아들일 수 없다. 이와 같은 이유와 (1)설에 대한 비판 근거를 미루어 (3)설도 받아들일 수 없다. 방금 언급한 이유와 비판 근거를 미루어 대다수 학자들이 지지하는 (4)설을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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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in 이상근.
7) 상동.
8) in 박윤선.
9) J. Wesley, M. Henry, H. Alford, J. A. Bengel, G. E. Ladd, A. Johnson, R. C. H. Lenski, R. H. Charles, P. E. Houghes, R. H. Mounce, C. L. Morris, H. Kraft, 黑崎幸吉.
10) 김철손, 요한계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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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의 [해를 입은]은 1:16의 주석을 보라.
[그 발아래는 달이 있고]는 [달]이 영원성을 상징하므로(시 72:5, 89:37. A. Johnson) 여자 곧 교회의 영원한 승리를 나타내는 것이다(참조: 창 37:9).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의 [열두 별]은 요셉의 꿈에서는 그의 형제들을 가리켰고, 아브라함이 받은 하나님의 언약에서 별은 하나님의 언약의 자손(창 15:5)을 의미했으므로, 구약의 교회를 대표하는 열두 지파와 신약의 교회를 대표하는 열두 사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면류관]은 2:10의 주석을 보라.
여기서는 교회의 왕권적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자의 해산에 대해, 요한은 【2】[이 여자가 아이를 배어 해산하게 되매 아파서 애써 부르짖더라]라고 하였다.
“구약성경에서는 극도의 괴로움과 아픔과 비통함을 비유해 말할 때, ‘해산의 고통’(사 13:8, 21:3, 26:17, 렘 4:31, 13:21, 22:23, 49:24, 호 13:13, 미 4:10)이라고 한다”(김철손).⑪
[아이를 배어]의 [아이]는 “확실히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켰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해산한다’는 동사 데카인(τεκείν)이 과거사(過去詞)인 까닭이다. 헬라어에서 과거사(Aorist)는 단번 행위(單番行爲)를 가리키는 것이다. 여기 이 문법은, 확실히 단회(單回)의 사건인 예수님의 탄생을 의미한다”(Greijdanus).⑫
이상근 님은 “현대의 주경가의 다수가 이 여자를 교회로 보면서도 아이는 그리스도로 규정하는 것은 사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낳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하지만, 옳은 비판이 아니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낳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교인들(12:17)도 낳지 않았다. 교회는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골 1:18)⑬와 그 몸의 지체인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따라서 여기의 [아이를 배어], 또는 아이를 낳으니(5절)는 실제로 아이를 배거나 낳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밀접한 소속과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가 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은 [여자가 아이를 배어 해산하게 되매 아파서 애써 부르짖더라]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 형성의 산고를 의미하는 환상을 묘사한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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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김철손, 요한계시록.
12) in 박윤선.
13) 필자의 골로새서 1:18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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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268-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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