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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벌한다?-차흥도목사(농촌선교훈련원)
신동근
- 1596
- 2021-04-29 23:58:04
[혐오와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모임] 공동대표이신 차흥도목사 글이에요. 감리회는 교리적 선언 서문에서 “우리 교회의 회원이 되어 우리와 단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교리적 시험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의 중요한 요구는 예수 그리스도께 충성함과 그를 따르려고 결심하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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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벌한다?
차흥도목사(농촌선교훈런원)
우리나라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독재국가는 자신들이 정한 기준안에서만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있지, 그 기준을 벗어나면 이를 위험하다고 하여 예비단속을 하거나 처벌을 한다. 독재국가와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자유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도 예전에 이런 독재적 흐름이 있었다. 소위 매카시 열풍이었다. 빨갱이에 대한 혐오와 적개심의 발로로 사상검증을 강요하였고,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배제했다. 공산주의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물었고, 자기 생각을 외부적으로 공개하라고 강요하였다. 말이 선택이었지 자신들의 기준에 어긋나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이들의 위세가 하도 세서 이들에 대항하는 다른 움직임을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다 공산주의자로 몰렸다. 자기 생각을 드러내고 안하고는 자신의 자유임에도 말이다. 자유주의의 대명사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었다는 것을 지금 보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데 이것은 70년 전의 일이다. 민주화가 완성되었다(?)는 이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는 교회에서 이런 매카시적 사상검증이 행해졌다. ‘동성애가 죄냐, 아니냐’의 선택을 강요하게 하고, 그것을 억지로 표현하게 하고, 자신들의 기준과는 다른 ‘동성애가 죄라고 생각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니까 바로 벌을 준 사건이 우리 감리교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반동성애주의자들은 이렇게 한 행위를 가지고 서로 추켜세우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다. ’인간의 생각만으로 처벌을 받다‘니,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을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모든 벽을 허무신 예수의 뒤를 따르는 무리가 저지른 일이다. 대명천지 밝은 날에 예수의 길에서 벗어난 행위를 하였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마치 승전고를 울리듯 이를 자랑하고 있다. 슬픈 일이다.
’마음으로도 간음하면 죄‘라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주께서는 같은 죄에 대해 ’일곱 번을 일흔 번씩 용서하라‘고도 하지 않으셨는가? 만일 우리가 마음속으로, 간음을 포함하여 잘못된 생각을 한 것까지 모두 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을 어길 때마다 머리털 하나씩이 빠진다면 아마 머리털이 남아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머리털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가발을 뒤집어쓰고, 상대보고 너희들은 이렇게 머리털이 빠졌으니 죄인임이 입증되었고 그러니 회개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면 이것이 바리새인의 위선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모든 것은 가치중립적이다. 생각이나 사상 그리고 욕구와 욕망까지도 다 가치중립적이다. 다만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것이다. 아침이슬이 식물이나 벌레들에게는 자양분이 되지만 독사에겐 독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공산주의가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약이 죄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하여서, 도박에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여도 이를 처벌할 수는 없다.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하여 그것을 지지하고 찬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떠한 생각도 다 가하다. 그런데 자신만이 선하고 그래서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이런 바리새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확대해석하여 지지니 찬성이니 하여 회개를 강요하고 처벌하는 이런 못된 짓은 그만두어야 한다.
감리교회가 이상해지고 있다. 매카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믿음에 기초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들은 사라지고 자신들의 잣대만이 옳다고 하고 있다. 유대 율법주의에 기초하여 율법 종교 되어가고 있고, 스스로 바리새인임을 자랑하고 있다. 회칠한 무덤이 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온유와 넉넉함이 사라진 교회, 정죄와 처벌만이 횡행하고 있는 교회, 이 사랑이 없는 감리교회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분이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