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64회 파. 여섯째....a. 어린 양과 십사만 사천

최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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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31 20:13:30
파. 여섯째 삽경인 최후 심판<14:1-20>

바다에서 나온 한 짐승(13:1-10)과 땅에서 올라온 한 짐승(13:11-18)으로 구성된 다섯째 삽경에 대해 기록해 온 요한은, 이제 대조적인 여섯째 삽경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 부분(14장)은 어린양과 구속받은 십사만 사천(14:1-5), 영원한 복음을 가진 천사의 선언(14:6-7), 바벨론 멸망의 선언(14:8), 불신자 멸망의 선언(14:9-12), 주 안에서 죽는 사람의 복(14:13), 구원의 추수(14:14-16), 그리고 멸망의 추수(14:17-20)로 구성되어 있다.

a. 어린양과 십사만 사천<14:1-5>

여섯째 삽경(14장)의 첫 부분인 ‘어린양과 십사만 사천’은 【1】[또 내가 보니 보라 어린양이 시온산에 섰고 그와 함께 십사만 사천이 섰는데 그 이마에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쓴 것이 있도다]로 시작된다.
이 구절은 “의미상 7:9-17에 있는 큰 무리의 환상의 반복으로서 그들은 보좌와 큰 환난을 통과하였으며, 이제 보좌와 어린양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이 환상은 짐승에 의한 순교에 직면해서 그들의 최후 승리에 대한 재확증이다”(G. E. Ladd).
[내가 보니]는 4:1의 주석을 보라.
[보라]는 1:7의 주석을 보라.
[어린 양]은 5:6의 주석을 보라.
[시온산에 섰고]의 [시온산](τὸ ὄρος Σιών)은 {지상의 시내산과 대조되고, 또한 “예루살렘 남동편의 아름다운 언덕에 있는”(J. Brown) 지상의 시온산과도 대조되는 “영적인 산”(J. Brown)으로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영원한 안식처이다(참조: 시 2:6, 15:1, 48:2, 48:2, 74:2, 125:1, 사 4:5, 8:18, 18:7, 24:23, 옵 1:21, 믹 4:7).
예루살렘 남동편에 있는 언덕들 가운데 하나에 성전이 세워져 있었으므로(시 48:2), 히브리적 사고에서는 시온과 예루살렘을 거의 동의어로 취급하였다는 점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삼하 5:6-8, 사 10:32, 24:23, 30:20, 시 51:18, 135:21, 암 1:2, 믹 4:2).①}(히 12:22의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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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살아 계신 하나님의 도성인 하늘의 예루살렘(히 12:22 후반)은 시온산과 거의 같은 의미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것을 가리켜 “하나님의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히 11:10), “더 나은 본향인 하늘에 있는 성”(히 11:16), “영구한 도성”(히 13:14)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바울은 “위에 있는 예루살렘”(갈 4:26)이라고 하였고, 요한은 “새 예루살렘”(계 3:12, 21:2) 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예루살렘”(계 21:10)이라고 하였다.
하나님의 도성인 하늘의 예루살렘은 성도들이 장차 향유할 도성이나, 이미 성육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따르는 생활을 통해 부분적으로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온산]에 대해 (1) 지상의 땅이라는 설(G. E. Ladd, H. Alford, “Zahn”②), (2) 교회 또는 복음적 교회라는 설(A. Clarke, M. Henry), (3) 지상에서 이루어질 메시아 왕국 또는 천년 왕국이라는 설,③ (4) 영적인 세계인 하늘에 속한 도성이라는 설④ 등이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4)설을 취해야 할 것이다. 박윤선 님은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는 이것이 땅이 아니고 하늘 세계인 사실을 지적하기 위하여 길게 말하였다. 그의 이론 가운데 한 가지는 여기 묘사된(3-5) 성도들의 자격이 땅 위의 투쟁을 다 경과하고 완성된 것을 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2절의 “내가 하늘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니”도 그 근거가 될 수 있다.
[그와 함께 십사만 사천이 섰는데]의 [십사만 사천]은 7:4의 주석을 보라.
[그 이마에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쓴 것이 있도다]는 3:12의 주석을 보라.
요한은 【2】[내가 하늘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니 많은 물소리도 같고 큰 뇌성도 같은데 내게 들리는 소리는 거문고 타는 자들의 그 거문고 타는 것 같더라]라고 하였다.
[물소리]는 1:15의 주석을 보고, [뇌성]은 6:1의 주석을 보고, [거문고 타는 것 같더라]는 5:8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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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엄하고 우렁차고 조화로운 찬송을 십사만 사천의 합창이라고 하는 학자들이 있으나,⑤ 3절 후반의 “땅에서 구속함을 얻은 십사만 사천 인밖에는 능히 이 노래를 배울 자가 없더라”를 미루어 그들을 구속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구속받은 그들을 환영하는 천사들의 합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참조: R. H. Charles, A. Johnson).
더욱 구체적으로, 요한은 【3】[저희가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앞에서 새 노래를 부르니 땅에서 구속함을 얻은 십사만 사천 인밖에는 능히 이 노래를 배울 자가 없더라]라고 하였다.
[저희]는 앞(2절)에서 밝힌 대로 천사들을 가리킨다.
[네 생물]은 4:6의 주석을 보고, [장로들]은 4:4의 주석을 보라.
[새 노래를 부르니]는 5:9의 주석을 보라.
[구속함을 얻은 자](οἱ ἠγορασμένοι)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써 하나님께 사서 드려진 믿음의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땅에서 구속함을 얻은 십사만 사천 인밖에는 능히 이 노래를 배울 자가 없더라]는, 죄 중에 있는 옛 사람들은 구속의 은혜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배울 수 없고, 오직 구속의 은혜를 받아 영생을 누리는 새사람만이 하나님의 구속의 은혜를 감사하며 찬양하는 노래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구속받은 십사만 사천 인에 대해, 요한은 【4】[이 사람들은 여자로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정절이 있는 자라 어린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며 사람 가운데서 구속을 받아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속한 자들이니]라고 하였다.
[이 사람들은 여자로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정절이 있는 자]는 (1) 성전(聖戰)을 위해 나가 성적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은 군인들(신 23:9-10, 삼상 21:5, 삼하 11:11)이라는 설(Caird),⑥ (2) 여자와 성행위를 하지 않은 독신 남자들이라는 설(“Kiddle, Glasson”,⑦ “Moffatt”⑧),⑨ (3) 에베소의 신전 매춘부와 같은 신전 매춘부들과 성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설(Carrington),⑩ (4) 음행이나 간통과 같은 부적합한 성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설,⑪ (5) 하나님과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의 정절을 지키고, 우상을 숭배하거나 배교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설⑫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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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설은 전후 문맥과 별 관련이 없고, (2)설은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여 결혼하게 하셨다는 점(마 19:4-6)과 부부간의 성행위를 중시하셨다는 점(고전 7장)과 사도들도 결혼했다는 점(고전 9:5)과 구원받은 사람들이 다 독신남이 아니라는 점 등을 보아 받아들일 수 없다. (3)설과 (4)설은, 해당되는 사람들 중에서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은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전후 문맥상 (5)설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이상근 님은 “하나님과 성도간의 관계는 흔히 남녀의 관계로 묘사되었고, 구약에서 이스라엘은 ‘동정녀 시온’으로 자주 언급되었으며(왕하 19:21, 사 37:22, 렘 18:13, 31:4, 21, 암 5:2), 신약에서도 교회는 그리스도의 정결한 처녀라 하였다(고후 11:2). 물론, 이런 상징적 해석은 문자적인 성적 성결을 포함할 것이나 이를 동정성에까지 결부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김철손 님은 “특히, 계시록에서는 신앙의 정조를 버리는 배신 행위를 ‘음행’으로 비유해 표현한 예가 많이 있다(2:20, 14:8, 17:2, 18:3, 19:20). 그리고 영적 타락을 ‘간음’, ‘음행’으로 비유한 표현은 구약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출 34:16, 레 17:7, 신 31:16, 삿 2:17, 8:27, 33, 대하 21:11, 렘 3:8-9, 호 2:5, 9:1).”⑬라고 하였다.
[어린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며]는, 구속받은 십사만 사천이 어린양 그리스도께서 천국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간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인도하는 곳이 어딘지 모른 채, 믿고 따라가는 것은 이미 지상에 있을 때부터 하던 믿음의 행위이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지시를 받아 갈대아 우르를 떠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창 12:1-4, 히 11:8)의 자손들의 특징이다. 이 믿음의 자손들은 지상에서 일하시던 예수 그리스도께서,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 16:24, 막 8:34)⑭라고 하신 말씀을 순종하는 생활을 했던 것이다. 어떤 학자(G. R. Beasley-Murray)는 지상에서 생활하셨던 그리스도의 삶과 교훈을 따르는 자들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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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스(R. H. Mounce)는 십사만 사천 명의 무리가 순교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를 추종한 것을 암시한다고 하지만, 그 모두가 순교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사람 가운데서 구속을 받아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속한 자들이니]의 “‘처음 익은 열매’(ἀπαρχή)는 p47, 시내사본[א]에는 ‘ἀπ’ ἀρχής’로 되어 있어 ‘태초부터’라는 의미를 나타낸다(13:8, 17:8). 그런데 고대 문헌과 구약의 ἀπαρχή는 대체로 ‘제물’로 풀이되는 말이다. 옛날 유대인들은 모든 처음 익은 열매를 여호와의 제단에 헌납했기 때문에 ‘처음 익은 열매’와 ‘제물’이 동의어가 된 것이다(출 23:19 참조). 신약에서도 이러한 사상을 찾아볼 수 있다(고전 15:20, 16:15, 롬 11:16, 16:5). 그런데 여기 십사만 사천은 순위적으로 첫 열매라는 말은 아니다. 구원받은 자의 총수를 상징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십사만 사천은 하나님의 제단에 바쳐질 만큼 거룩한 제물이 된 구원받은 ‘성도’를 가리킨다”(김철손).⑮
그러한 의미에서 구속받은 십사만 사천은 [하나님과 어린양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인 것이다.
구속받아 하나님과 어린양 그리스도의 소유가 된 십사만 사천 성도들의 특색에 대해, 요한은 【5】[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이더라]라고 하였다.
[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는 구원받지 못하고 멸망당한 사람들의 특색인 거짓말하는 자들(21:27 22:15)과 대조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마귀를 가리켜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다고 하셨다(요 8:44).
[흠이 없는 자들]은 아모모이(ἄμωμοί)이며, 고전 헬라어에서는 ‘비난할 것이 없는 자’, ‘결점이 없는 자’라는 뜻인데, 칠십인역에서는 육체적 결점이 없는 희생 제물에 대해 사용되었다. 유대의 율법에 의하면, 제물로 바칠 짐승은 먼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일 어떤 결점이 발견되면 하나님께 드릴 제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여 거절당했다. 하나님께 바쳐지는 제물은 전혀 결점이 없어야만 되었다.
성경에서는 의식적인 것(출 29:1, 레 1:3, 10 등)과 도덕적인 것(시 15:2, 잠 11:5, 엡 1:4, 5:27, 히 9:14, 계 14:15)이 쉽사리 구분되지 않지만, 아무튼 대개는 ‘도덕적 순결 또는 도덕적 완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의 “흠이 없는 자는 그 자신이 절대적으로 무죄한 자라는 의미가 아니고,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음을 받아서 칭의(稱義)된 결과, 하나님 앞에 무흠자(無欠者)로 간주된 자를 가리킨다”(박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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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G. Kittel, ed., TDNT, Vol. VII의 Georg Fohrer와 Eduard Lohse가 쓴 ‘Zion-Jerusalem’(Σιών, Ἰερουσαλήμ, κτλ.)에 관한 포괄적인 논문을 보라.
2) in 이상근.
3) M. Rist, R. H. Charles, J. F. Walvoord, G. R. Beasley-Murray, C. L. Morris, “Beckwith”(in A. Johnson), A. Johnson, 黑崎幸吉, 이상근.
4) J. Wesley, J. A. Bengel, A. Barnes, “Schlatter, Dummelow”(in 黑崎幸吉), A. Plummer, “Abraham Kuyper”(in 박윤선), R. C. H. Lenski, W. Hendriksen, “Kiddle”(in A. Johnson), W. M. Smith, R. H. Mounce, P. E. Houghes, R. Brooks, 박윤선, 김철손, 요한계시록.
5) R. H. Mounce, R. Brooks, 박윤선, 이상근, 김철손, 요한계시록.
6) in J. M. Ford.
7) in A. Johnson.
8) in 박윤선.
9) W. Barclay: 그 당시에는 교회가 순결을 영예롭게 여겼고, 지고의 교인 생활은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에게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영지주의자들은 “결혼과 출산은 사단에게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타티안(Tatian)은 “결혼은 부패이며 간음이다.”라고 주장하였다. 말시온(M arcion)은 독신주의자들을 위한 교회를 세우고,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매우 위대한 초대 교부들 중 한 사람인 오리겐(Origan)은 동정을 영구적으로 지키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거세하였다.
10) in C. L. Morris.
11) H. Alford, R. H. Charles, R. Brooks, P. E. Houghes.
12) A. Clarke, M. Henry, A. Clarke, A. Barnes, A. Johnson, M. Rist, R. C. H. Lenski, H. Kraft, A. Plummer, C. R. Erdman, W. Hendriksen, G. E. Ladd, C. L. Morris, R. H. Mounce, P. E. Houghes, R. Brooks, 黑崎幸吉, 이상근, 박윤선, 김철손, 요한계시록.
13) 김철손, 요한계시록.
14) 필자의 마태복음 16:24의 주석이나 마가복음 8:34의 주석을 보라.
15) 김철손, 요한계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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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306-312.

필자의 사이트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신약 주석(마~계, 1-15권)/ 설교집 28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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